
2화
"ㅁ...뭐야."
정국의 카톡을 받고 바로 달려나왔다. 그리곤 여주를 기다릴 정국을 생각하며 미친듯이 정국에게로 달려갔다. 밖에 아직 날도 차갑기 때문에 정국을 기다리게 할 수 없어 바로 달려갔다. 저 멀리 정국이 벽에 기대어 폰을 보고 있는게 보였다. 기분 좋게 정국의 옆에 가기 위해 속도를 내려던 찰나였다. 정국의 옆엔 여주의 기분을 상하게 할 사람이 서있었다.

"정국아, 내 말 듣고 있어? 웅? 웅?"
자연스레 정국을 껴앉는 주현이가 보였다. 멀리서 봐서 그런가 둘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는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전정국 성격상으론 주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뿌리칠텐데··· 이러는게 일상인듯 그냥 아무 저항 없이 폰만 지긋이 보는게 보였다. 얼굴도 에쁘고 성격도 좋기로 유명한 주현이었기에 여주는 정국과 주현이 잘 어울려 보였다. 아, 참고로 말해볼까. 여주는 정국을 짝사랑한지 대략 8년 정도 되었다. 그러니 10살부터 좋아한 셈이네. 여주가 정국을 좋아하기 시작한 이유는 참 간단했다. 좀 뜬금 없지만 여주의 짝사랑 계기를 말해보려 한다.

"여쭈야, 이거 봐봐!"
공부에 열중하던 여주는 정국의 부름이 귀찮았다. 그래서 그냥 우아 졍그기 멋지네 짱이야 라며 그냥 건성으로 말을 했다. 정국은 여주가 기분이 좋아보이지 않아 재밌게 웃겨주려고 여주 옆에 있던 무거운 자석들을 자신의 머리위에 올려놓고 장난을 쳤다. 정국은 여주가 건성으로 대답하자 입을 삐죽 거리며 서있다가 어디론가 달려갔다. 공부를 끝마친 여주는 좀 늦게나마 정국을 보려고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만 정국이 없어진 뒤였다. 이제 곧 오겠지 싶어 앞자리 친구와 장난을 치고 놀았다. 정국이 없어도 노는건 포기할 수 없었던거지.
수업이 시작되었다. 1교시, 2교시가 지나고 3교시가 됐을때였다. 옆자리였던 정국이 계속 보이지 않았다. 여주는 괜히 걱정되기 시작했다. 정국은 길을 자주 잃어버렸었기 때문이었다. 학교 뒷쪽에 커다란 산이 하나 있었는데 정국은 거기서 길을 자주 잃어버렸었다. 그래서 또 뒷산에 갔구나 생각하며 선생님에게 정국이를 데려오겠다고 말을 한뒤 정국을 찾아 나섰다.
"젼졍국! 내가 반응 제대로 안해줘서 미안해!"
"젼졍국이 어디로 갔을까..."

"또 다람이 본다구 산 깊숙히 들어간곤가..."
다람쥐를 하도 좋아하던 어린시절 전정국. 정국은 다람쥐에게 다람이란 이름을 지어주고 학교 끝나면 자주 보러 갔다. 하지만 이렇게 학교 마치기 전에는 뒷산에 절대 올라오지 않던 정국이었다. 괜히 삐져서 여주를 냅두고 뒷산에 가서 복수를 생각한건가, 하며 이리저리 찾아다녔다. 2시간 뒤, 여주는 너무 힘들고 날씨도 추워져서 그냥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추위에 떨었다.
"전정국때문에 이게 모하는 짓이야... 전정국 나빠!"
"나두 나중에 복수해야지... 훌쩍"
여주가 복수를 다짐하며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리에 힘이 탁 풀렸는지 중심을 잃고 쓰러질 뻔한 그때였다. 뒤에서 누군가 여주를 딱 잡아주었다. 여주는 나쁜 사람이면 어떡하지 싶어서 덜덜 떨고 있었다. 그런데 정국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너 공부한다고 바쁜데 여긴 왜 올라와써."
"그러는 너는 왜 학교 끝나지도 않았는데 뒷산에 올라오는곤데."
"그냥. 긍데 너 왜케 춥게 입었냐."
"나 안추워. 나 엄청엄청 건강하자나!"
"바부 건강한거랑 추운거랑은 상관 없거등?"
"여주 바보 아니야! 흥."
여주는 바보란 소리를 듣고 혼자 삐져서 산을 내려가려고 했다. 그 찰나에 여주는 돌부리에 걸려 또 넘어질 위기에 처했다. 정국은 또 한번 여주를 잡아주며 여주가 다치지 않았는지 확인했다.
"야! 너! 이거 입등가."
"이거 니 옷이잖아. 내가 왜 입어"
"너 춥자나 입으라고 그냥"
"...고마워"

"구래"
뭐, 그 이후로도 정국은 평소대로 여주와 어울려 놀았고, 여주는 갈수록 정국에게 호감이 갔다. 그 호감이 쌓이고 쌓이니 좋아하는 마음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일방통행 외사랑이 되었다. 정국도 어느정도 눈치 챈 것 같긴 한데 아무말 없으니 외사랑인거지.
다시 현재로 돌아와 여주는 조용히 정국과 주현을 쳐다보았다. 정국은 눈치를 못챈 것 같으니 그냥 어물쩍 넘어갔다. 대충 카톡만 남겨놓은 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