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엘베 같이 타는 옆집 오빠

매일 엘베 같이 타는 옆집 오빠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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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엘베 같이 타는 옆집 오빠












학교 수업을 마치고 나는 가방을 챙기고 음악실로 감. 같은 반이니까 같이 가면 될거라는 나의 생각과는 달리 선생님이 종례를 마치자마자 어디로 사라진건지 모를 전정국의 빈자리를 보고 그냥 혼자 감. 어쩌면 혼자 가는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별관에는 엘베가 없어서 5층에 있는 음악실까지 계단을 타고 올라가야했음. 선생님은 왜 하필 음악실을 내어주신걸까. 음악실에 도착을 해서 책상 두개를 마주보게끔 붙이고 의자에 앉아서 전정국을 기다림. 그러다 문득 튀었을거란 생각이 들었음. 왜냐면 전정국이 쌩양아치니까;;




10분을 더 기다려봤지만 아직도 오지 않은 전정국에 나는 그냥 마음을 비우고 양아치가 그럼 그렇지 라고 생각하며 피아노 앞으로 자리를 옮김. 사실 피아노를 잘 치진 못하는데 음악실에 오면 꼭 치는게 국룰이긴 하니까. 너무 쉬워서 평생 기억에 남을듯한, 어릴때 다녔던 피아노 학원에서 배운 비행기를 침. 30초 마저 될듯말듯한 비행기를 치고 손을 피아노에서 딱 땐순간, 누군가가 박수를 쳤고 그건 전정국이 친거라는 걸 느낌으로 알아챌 수 있었음.







“뭐,뭐야! 언제 왔어..?”

“시작할때부터. 근데 다른건 못쳐?”






갑자기 정곡을 찌르는 바람에 살짝 뜨끔함. 근데 좀 눈을 날카롭게 뜨고 말을 해서 그런지 좀 무서워서 나도 모르게 피아노 의자에서 벌떡 일어남. 그리고는 책상 쪽으로 가서 앉음. 나한테 책이 전정국의 몫까지 다 있었기 때문에 가방에서 책 두 권을 꺼내서 책상 위에 턱-하고 올려둠. 전정국의 책은 맨 뒷장으로가서 답지를 뜯어내고 건내줌. 




책의 내용은 2학기 진도까지 모두 있었지만, 이미 2학기 중간고사는 치뤘고, 기말고사가 다가오기 때문에 2단원을 건너뛰고 시작함. 생각보다 전정국은 순조롭게 잘 참여해줌. 소설이나 영화 같은 곳에서 보면 이럴때 보통 방과후시간을 째거나 튀던데, 전정국은 싫은 티도 안 내고 열심히 하는것 같았음. 근데 예상치 못한 한가지가 있는데, 
공부를 너무 못함.









“너 비슷한 문제를 몇 번이나 틀리는거야…”

“아니, 이게 아니라고?”

“이해 못 했으면 다시 설명해준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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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이렇게? 풀면 되는데…“









사실 가르쳐 주면서 답답함에 짜증을 낼뻔 했는데 얘 표정을 보니 화내면 오히려 내가 죽을것 같아서 속으로 화를 삭힘. 그래, 공부를 못하니까 방과후까지 남아서 수업을 듣는거겠지. 그래서 선생님이 부탁하신거겠지. 어찌저찌 1시간이 지나고 문제 몇개를 숙제로 내주고선 음악실을 나섬.




가방을 챙겨서 복도로 나오니 전정국이 우당탕 거리며 교실 불까지 끄고 문을 잠그고 내 옆으로 따라와서 걸음. 어색함에 핸드폰을 보며 걸으려고 핸드폰을 딱 켰는데, 태형오빠에게서 카톡이 왔었음. 얼른 확인해보니 교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겠다는 내용이었는데 30분 전에 보냈던 카톡이라 어떡하지 라는 생각과 함께 지금 끝났다고 미안하다고 답장을 함.






”야. 앞에 좀 보고 걸어.“

”….어? 아, 응.“

”너 어디 사냐.“

”…그 짱피씨방 옆에 아파트.“

”아. 그래.“

”….근데 왜..?“

”데려다줄게. 같이 가.“








데려다주겠다는 정국의 말에 태형오빠가 생각났지만 30분 전이니 먼저 갔겠거니 생각하며 살짝 고개를 끄덕임. 신발로 갈아신고 교문을 나서려는데 불길한 기운이 들더니 저 앞에 파란머리..그니까 태형오빠가 핸드폰을 보며 서있었음. 점점 교문쪽으로 가까워질 수록 안절부절해졌는데







“태형이 형, 하이.”

“어 하이. 뭐야, 여주?”

“…안녕.”






전정국이 태형오빠를 향해 먼저 인사를 했고, 인사를 받은 오빠가 전정국 옆에 걸어오고 있는 나를 보고는 살짝 흠칫함. 뭔가 어색해서 카톡 늦게 봐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곤 머쓱하게 웃음. 오빠는 괜찮다며 무슨일로 나와 전정국이 같이 있냐고 전정국에게 물음.






“담임이 얘한테 공부 배우라고 해서. 성적 안 오르면 엄마한테 꼰지른다잖아;;”

“그러게 공부 좀 제때하지 그랬냐.”

“아 잔소리; 형 근데 오늘 민아 누나네랑 논다고 하지 않았어?”

“아, 난 여주 데려다주려ㄱ…”







태형오빠는 말하다 나와 눈이 마주치고 바로 말 끝을 흐림. 난 다시 웃어보았고, 옆에서 전정국이 입을 염. 






“얘 내가 데려다주기로 했어. 형 그냥 가서 놀아. 민아 누나가 기다리겠다.”

“어? 괜찮은데..”

“왜, 민아 누나가 형 좋아하잖아. 걍 사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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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래. 잘 데려다줘라.”









전정국은 한바탕 말을 쏟아내고는 얼른 가보라며 태형이 오빠의 등을 떠밀었음. 태형오빠는 당황한 표정을 짓고 나를 보더니 결국 어쩔 수 없다는듯 인사를 하고 교문을 떠남. 



나와 전정국만 남아 다시 집으로 가려는데 친한 사이는 아니니까 좀 어색하게 걷고 있었음. 근데 전정국은 그런건 신경 안 쓰는지 아무렇지도 않게 앞을 보고 걷고 있었음. 다시 앞을 보고 걷다가 문득 아까 말이 나온 민아 누나에 대해 좀 신경이 쓰였음. 처음 듣는 이름에 우리 학교는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아까 전정국이 한 말을 다시 머릿속에서 돌려봄. 민아 누나가 태형이 오빠를 좋아해..? 분명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인데 괜히 막 신경이 쓰임.







“근데, 그 민아 누나..?가 누구셔…?”

“민아 누나? 옆학교 누나인데, 아마 태형이 형 좋아할껄?”

“아하…예쁘셔..?”

“엉. 아마 이 근처 학교 학생들 중에선 젤 예쁜듯.”








결국 어색한 틈을 타 전정국에게 민아 누나에 대해 물어봤고, 역시나 돌아오는 답은 아까 들은것과 다를게 없었음. 분명 내가 신경쓸 일은 아닌데 뭔가 찝찝한 마음에 괜히 물어봤다 싶어서 그냥 입을 꾹 다물고 걸어감.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집에 거의 다 도착을 했고, 공동현관 앞에 있는 놀이터에 다다라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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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걱정마. 너가 더 예뻐.”
“….들어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