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엘베 같이 타는 옆집 오빠
내 마음을 이제야 깨닳은 나는 노트와 필통을 한 곳으로 몰아두고 책상에서 일어나 침대로 향해 내 몸을 침대에 던짐. 오늘 공부하기는 글렀어. 밖에서 엄마가 저녁을 먹으라는 소리도 듣지 못한채 생각에 빠졌다가 좀 혼나기도 함.
저녁을 먹기 위해 부엌으로 와서 식탁에 앉은 나는 엄마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봄. 혹시나 해서.
“엄마, 만약에 내가 남자친구가 생기면 어떨것 같아?”
“공부에만 지장이 없으면 상관없지~ 왜~”
“근데..좀 양아치면?”
“미쳤니? 밥 먹기 전에 초치지 말고 수저나 놔.”
결국 한 소리 듣고 숟가락과 젓가락을 느릿느릿 놨음. 이 질문을 한 내가 좀 바보 같긴했음. 어느 부모가 양아치 같은 사람을 데려오면 좋아하겠어. 주방에서 또 날아오는 엄마의 잔소리에 정신을 번뜩 차리고 빠르게 수저 세팅을 함.
“아 여주야 얼마 전에 태형이가 같이 병원 가줬다고 했지?”
“어? 어.어…”
“밥 다 먹구 옆집 넘어가서 반찬 좀 가져다주고 와. 태형이네 엄마가 좀 아파서 병원에 있는것 같더라.”
“아..그래…? 어, 어 알겠어…”
처음엔 태형오빠를 좋아하는 내 마음이 살짝 불안하기도 하고 이상해서 공부 핑계로 안 가고 싶었는데 어머니가 아프시다는 엄마의 말에 나는 얼마 남지 않은 밥을 싹싹 비우고, 반찬통을 들고 옆집으로 넘어감. 집 문 앞에서 초인종을 누르기 전에 심호흡 한 번 하고, 손을 천천히 올림. 초인종 누르는게 이렇게 떨리는 일이었나 하면서 꾸욱 누름.
누른지 좀 됬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길래 한 번 더 초인종을 누름. 그런대도 반응이 없어서 혹시나 집에 아무도 없나 싶어서 어쩔 수 없이 다시 우리집으로 돌아가려는 그때 내 발길을 잡기라도 하는 듯 침묵했던 그 문이 활짝 열림.

“누구세ㅇ, 어? 여주..?”
“안녕하세요..! 그 엄마가 반찬 가져다주라고 해서…”
“저번에 병원 같이 가주신것도 감사하고…“
그 문을 연 사람은 태형오빠였음. 방금 막 씻고 나왔는지 물기가 아직 마르지 않은 그 파란색 머리카락을 탈탈 털다가 반찬통을 들고 서 있는 나를 보고 살짝 놀라는게 꽤 귀여웠음. 오빠가 잠깐 들어오라 했는데 내가 괜찮다니까 오빠는 나한테도 줄게 있다며 불편하면 신발장 앞이라도 잠깐만 있어달라고 함.
결국 나는 태형오빠네 집에 천천히 들어감. 아무도 없지만 남의 집에 들어갈때는 실례니까 인사도 빼먹지 않고 들어가서 얼떨결에 거실 소파에 가서 앉게 됨. 오빠는 반찬을 냉장고에 넣으며 어머니께 너무 감사하다고 꼭 전해달라고 부탁함.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살짝 눈을 돌려 집 안을 조금 구경함. 뭔가 음침하다고 생각 되지만 오빠의 집은 매우 깨끗했음.
오빠는 반찬을 넣고 냉장고에서 딸기우유를 떠내서 나한테 건내줌. 그러고는 내가 저번에 사가는걸 봤는지 좋아하는것 같아서..라며 말하고는 맞은편 소파에 앉음. 얼굴이 살짝 빨게진것 같았지만 나는 모른척을 하고 고맙다고 말하고는 딸기우유를 마심. 살짝 어색한 분위기를 풀고 싶어서 먼저 말을 검.
“그…어머니께서 병원에 계시다고..”
“어 맞아.. 갑자기 쓰러지셔서, 아빠도 회사 갔다가 바로 병원으로 가서 요즘은 집에 나만 있어.”
“아하…”
“집이 조금 더러워도 봐주라 ㅎㅎ”
오빠는 자칫하면 더 다운될 뻔한 분위기를 장난으로 풀어가며 이야기를 이끌어감. 이렇게 이야기를 하니 또 금방 친해지는것 같아서 싱글벙글하게 얘기를 나눔. 나는 또 장난으로 오빠 근데 우리 친한사이 맞죠?ㅋㅋㅋ 라고 말함. 그러니 오빠도 내 물음에 맞장구를 쳐줌.
“당연하지. 나 안 친하면 같이 말도 못해…ㅋㅋ”
말하면서 쑥스러운지 뒷목을 살살 쓸고는 잠시만 기다리라며 방으로 들어감. 나도 그제서야 정신이 번뜩 들어서 얼른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함. 쇼파에서 일어나 무릎 위에 얹어놨던 쿠션을 다시 쇼파 위에 올려두고 현관 쪽으로 걸어감. 걸어가면서 오빠에게 집에 가보겠다는 말을 하고 대충 끌고 나왔던 슬리퍼를 어기적 거리면서 신고 있었는데 오빠가 방에서 나오더니 나에게 작은 봉투를 건내줌. 궁금해서 열어보려는데
“그..너 집 가서 열어봐…! 조심히 가구..”
“에이 옆집인데 조심할게 뭐가 있어요ㅋㅋ 갈게요~”
고맙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나와서 바로 옆집인 우리집으로 들어감. 엄마는 반찬 하나 가져다 주는데 뭐가 그렇게 오래 걸리냐며 잔소리에 시동을 걸었지만 아까 오빠가 전해드리라는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주며 잔소리의 시동 버튼을 끔.
방으로 들어가서 배도 부르겠다 침대에 풀썩 누워서 잠시 멍을 때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시험기간인걸 깨달아 용수철 처럼 바로 몸을 일으켜 책상에 앉음. 아까 한 쪽으로 미뤄놨던 노트와 필통을 다시 책상 중앙으로 가져와 공부를 시작하려던 때, 아까 오빠가 준 작은 봉투가 생각나서 바로 열어봄.

그 안에는 작은 딸기 키링이 들어있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