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째 날
난 어김없이 네버랜드를 찾았다.
어제 일로 인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나는
조슈아의 숲에 머물러 보기로 했다.
그러자,

"한솔아!"
형이었다.
근데, 아뿔싸.
나의 원래 이름을 말 해 버린 것이었다.
단 둘이서만 마주쳤다면
문제 될 일이 아니었다.
그치만 형의 옆에는

"한솔이?"

승관 (??)
"..."
또 그것을 귀신같이 캐치한 정한과
그런 정한을 눈치 주듯
바라 보는 승관이 함께 있었다.
"합..!
버..버논이 별명..!"
형은 늘 그랬듯
거짓말을 정말 못했다.
조슈아의 말로는
원래 세계에서의 이름을
함부로 말하고 다니지 말라 했다.
잊었던 그곳에서의 기억이
되살아 나면 곤란 하기 때문이 란다.
물론 이러한 말들을
조슈아가 직접 한 것은 아니다.
우지가 몰래 말 해줬다.
"아~ 그렇구나!"
정한은 속아준다는 듯이 말했다.
"오늘은 같이 놀자 버논아.
형이랑 논지는 오래 됐잖아 ㅋㅋ"
이제서야 날 챙기는 못난 형이었다.
그래, 나도 오늘 형과 있고 싶었다.
그런데 그때
"그럼 다른데 가자!
여기 싫거든~
조슈아가 어디서 보고 있을지 몰라서~"
정한이었다.
정한은 조슈아가 들으면 어쩌려고
크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그래 그럼..!"
형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는지
오히려 정한보다 눈치를 보며
빠른 걸음으로 움직였다.

.
.
.
- 이해의 들판 -

"여긴..."
호시와 놀았던 낯익은 곳이라
나도 모르게 입밖으로 말이 나왔다.
무작정 걷다 와버린 곳이라
이름도 모르고 있었다.
"이해의 들판이야."
승관이었다.
정말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굳이 뭐하러 알려줘~"
승관이 아까와 같은 눈치주는
듯한 눈빛으로
어딘가를 째려봤다.
정한이었다.
나의 당황한 얼굴과 마주친 것은
장난끼 가득한 얼굴이었다.
형은 듣지 못한 듯 했다.
어른들의 가치관,
조슈아의 규칙들 다음으로
이해 되지 않았다.
"너흰 자기 자신이 먼저야 아님,
주변에 소중한 사람이 먼저야?"
또 의미심장한 질문.
정한이다.
"...난"
나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그러자
"버논,
잠깐 나 따라와봐"
승관이 나를 불렀다.
그대로 정한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고
승관을 따라 나섰다.
작은 나무 그늘 아래,
승관과 마주 섰다.
승관은 무언갈 골똘히 고민하고 있었다.
나는 그냥 서 있어야 할 것 같아
승관의 앞에서 묵묵히 기다렸다.
오랜 시간 끝에,
승관은 입을 열었다.
"이곳에 왜 왔어?"
매우 단순한 질문이었다.
이렇게 오랫동안 고민해낸 질문이
겨우 이런 것인가?
김빠졌지만 자신 있게 대답했다.
이곳에 오기 전부터
이곳에 오게 된 이유가 된
나의 마음
"##이 되기 싫어서"
근데
##이 뭐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