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결정을 지어야 할 때가 왔다.
최종 적인 발언을 하기 전 나는
승관을 찾았다.

"버논!"
"그동안 고마웠어 승관아.
마지막으로 한번만...
도와주면 안될까?"
"얼마든지.
어떻게 도와줄까?"
"에스쿱스... 우리 형에게도
진실을 말해줘."
승관은 잠시 멈칫했다.
그러고는 다시 입을 뗐다.
"나에게 부탁한다는 건...
네 말은 들어주지 않는 다는 거지?"
"맞아..."
"역시나...
그럼 불가능 해."
승관은 단호하게 말했다.
"네 얘기를 안듣는데
내 말을 듣겠어?
너희 형, 에스쿱스는...
이미 이곳에 남기로 마음 먹은 것 같아."
"안돼...
대체 왜..."
믿을 수 없었다.
올 때는 함께였는데,
서로를 이해 할 수 있는 건
서로일 뿐일거라 믿어왔는데,
한 순간에 서로를 잊어야 했다.
"...정한이 형 때문일거야..."
승관이 어렵게 말했다.
"전에 말했 듯이,
이곳이 위험하다는 걸 알지만
우린 갈 곳이 없어.
난 너를 도우려 하지만
정한이 형은 오히려 다른 이들도
자신과 같은 처지로 만들고 싶은 거야.
이곳에서의
영원히 성장하지 않는 고통을
공유 하고 싶은 거야."
꽤나 충격적이었다.
정한은 승관과 달랐다.
오히려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이는 이들을
더 만들어 내고 있었다.
진실을 알면서도,
그치만 나는, 형은,
돌아갈 곳
돌아가야만 하는 곳이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은
조슈아를 만나는 것이다.
조슈아가 스스로
네버랜드를 없애는 것이다.
"조슈아."

"한솔 씨군요."
조슈아는 존댓말을 썼다.
버논이라고 조차 부르지 않았다.
그치만 난
존댓말을 쓰지 않았다.
"난 네 비밀을 거의 다 알아냈어.
네가 기억에 왜이렇게 예민한지,
이곳에 이들을 왜 가둬 놓는지,
성장하지 않게 하는지,
##을 극도록 잊게 하는지."
난 ##을 말한지 0.1초
아니 그보다 더 빨리 잊어버렸다.
조슈아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대수롭지 않아하고
오히려 나보다 편안한 얼굴로
대답했다.
"유감입니다.
승관이 모든 것을 알려 줬죠?
전 처음 부터 버논 씨가 이곳에
남지 않을 것이라 예상 했습니다.
이미 이곳의 비밀도 알아 버렸겠다,
이제 이곳에서의 기억을 지우시고
원래 세계로 돌아가시죠."
"형도 같이 가게 해줘."
난 조슈아의 말 따윈 들리지 않았다.
오롯이 형과 함께 이곳을 나가는 것만이
내게 중요했다.
"그건 곤란합니다."
조슈아는 거절 했다.
"한솔 씨가 착각 하는 것이 있습니다.
에스쿱스와 한솔 씨가
마치 하나 처럼
똑같은 생각과 마음을 갖고 있다고.
그치만 아닙니다.
에스쿱스는 한솔 씨와는 달라요.
지금 현재 조차도
크게 들어나는 것이 있죠.
에스쿱스는 네버랜드에 남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원해서."
조슈아는 나보다 자신이 형을
더 잘안다는 듯 말했다.
그것만은 참을 수 없었다.
"아니.
나와 형은 이곳을 같이 나갈거야."
"그건 한솔 씨의 희망이죠,
매우 이기적인.
에스쿱스가 원하는 걸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누가 더 에스쿱스를 위하는지
생각해 보세요."
형이 원하는 것,
네버랜드에 남는 것.
에스쿱스를 위하는 사람.
조슈아...
"아니야!"
"지금 한솔 씨는
에스쿱스를 위하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에스쿱스는 이곳에 남길 원해요.
한솔 씨가 에스쿱스와 함께
원래 세계에 돌아가고자 하는 건
한솔 씨의 개인적인 바람이자 강요입니다.
그러고도 과연
에스쿱스 씨를 위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에스쿱스 씨는
좋아 할까요?"
이건 가스라이팅이다.
나를 악역으로 몰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 가스라이팅에
당할 수 밖에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