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랜드

EP.15 : 나는 ##이다

나는 더이상,



형과 함께 원래 세계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나 혼자 바라는 것이었으니까.



내가 원하는 것이다.



그치만 2순위이다.



내가 원하는 것
1순위는



형의 행복이다.



이곳에 온 것도, 지금도
모두 형을 위해서 였다.



그치만 지금 가장 형을 위하는 것은



형이 네버랜드에 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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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 씨?"



충격을 받아 멍을 때리던 나를
조슈아가 불렀다.



이제 그에 대한 감정은 없어졌다.



내가 무얼 해야 할지도.



"대체 왜...
네버랜드라는 것을 만든 거죠?

그리고 대체 왜...

기억을 지우는 거죠?"



금방이라도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리고 조슈아의 말



"저는 ##에 의해 괴로워 하는 이들을
구원하는 겁니다.

##에 대한 기억을 지워주고
##은 들어 올 수 없는 공간
이 네버랜드를 만들어 줬죠.

그리고 이곳에선
##이 될 수 없죠."



##을 기억해 내지 못하는 것이
답답하여



겨우겨우 참고 있던 눈물를
더는 참기 힘들어졌다.



그리고 조슈아에게
하나 더 물었다.



"그렇다면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되죠..?"



조슈아는 눈물을 흘리는 나를 보며
다정하게 웃었다.



"이곳에서 나가 기억을 지우고
평소대로 살면 됩니다.

어차피 지금의 고통은
기억을 지우게 되면
잊게 될 것입이다."



마지막 말 한마디가
나를 더욱 슬프게 했다.



'기억을 지우게 되면
고통도 잊기 된다.'




.
.
.





이제 정말 이곳을 떠나야 한다.



조슈아의 말로는
지금 이곳을 나가게 되면



네버랜드에서의 기억,
네버랜드에 있는 이들을 모두 잊게
된다고 한다.



이곳에서 만났던
모두가 나를 배웅하 주었다.



우지, 준, 민규, 호시, 원우,
디에잇, 도겸, 디노...



그리고 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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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 버논아.
나 대신 원래 세계에서 행복해야해."



"응 정말 고마웠어."



나는 마지막으로 형과 마주 했다.



역시나 형은
이곳에 남기로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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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논아..."



형은 나의 원래 이름을
이미 까먹은 듯 했다.



두려웠다.



그치만 막을 수 없었다.



"형. 나의 형이어줘서 고마웠어.
그리고 형은..."



마지막으로



곧 잊게 될 진짜 형을
알려 주고 싶었다.



"최승철이야.
세븐고등학교 2학년 3반 26번.
전교 800명 중에 487등 난 꽤 높다 생각해.

형은 체육만 좋아하고
수학이랑 과학을 제일 싫어해.

맨날 시험지를 구겨서
다 쭈굴 쭈굴 해져 있고

형 교복은 학교 끝나고 축구 하느라
항상 땀에 젖어 있었고

길가다 나 보면 학교 앞 분식집에서
피카츄 돈가스를 사줬어.

5살때 뽑았던 아이스크림 당첨 막대를
아이스크림이랑 안 바꿔 먹고
소장 해 두고

초등학교 때 썼던 일기 보면서
혼자 울고

항상 ##이 되기 싫다 했어."



금방이라도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사소한 것 하나 하나 다
알려 주고 싶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 했다.



"나 형 동생 최한솔
형 진짜 많이 사랑해."



난 네버랜드를 떠났다.



결국 눈물이 흘렀다.



다행이다.



조금만 늦었음 형의 앞에서
눈물을 보일 뻔 했다.



그리고 멀리 선가 들렸다.



"한솔아! 내 동생 한솔아!
형이 진짜 많이 사랑하고... 미안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떨리는 목소리였다.



그리고 우리 집 창고에 서 있는 나.



그 목소리가 무엇인지
내가 왜 울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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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후





"한솔아!
짐 다 챙겼니?"



엄마가 재촉했다.



왜냐하면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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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솔 (20)


"잠시만요!
마지막으로 확인 좀 할게요!"



대학교 기숙사로
이사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건 뭐지?



평소 잘 보지 않았던
책장 위



한장의 폴라로이드 사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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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게 언제지...
한 14 ~ 15살? 같아 보이는데...

옆에는 누구지?"



얼굴은 알아 볼 수 없었고
이름이 있을 법한 자리는
오래되어 얼룩으로 가려져 있었다.



그 사진 속 인물을 잊은 체



나는
어른이 되는 첫걸음을 뗐다.





2022.05.01

네버랜드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