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오브 문

14.
























지민을 처형하기 전

태형은 지민을 지하감옥에 가두고 고문을 했다.





[으아아악!!]





[어서 말해.]





무섭게 말하는 태형의 눈엔 생기가 없었다.

설마, 믿었던 호위대장이

자신의 부모를 죽인 살인범이었다니....





[대체 왜 그런 거야.]

[뭐 때문에 죽인 거냐고?!!!]





[하아...하...]

[글쎄....하아...내가...왜,그랬을까...?]





[끝까지 말 안 하겠다는 거냐.]





[그나저나...너, 그런 표정도 지을 수 있었나?]





태형을 비웃는 듯이 말하는 지민에

태형은 화가 났다.

누구때문에 난 가슴이 찢어지도록 아팠는데,

웃는다고?





[내 그 입을 찢어야 말을 듣겠나?]





[어디 한 번 찢어보시지?]

[근데 어쩌나?]

[넌 못할 텐데.]





[박지민!!!]





처음이었다.

태형이 그렇게 화를 낸 것도,

지민의 이름을 부른 것도.





[넌 몰랐겠지...?!]

[지금까지 별장에서 그렇게 편하게 살았으니.]

[그거 알아?]

[네가, 그리고 왕족, 귀족들이 그렇게 호의호식하는 동안!!]

[백성들이 어떻게 삶을 버텨왔는지.]

[하루 먹을 음식? 아니?]

[하루 먹을 물도 부족해서 며칠을 살다 죽어버렸어.]

[그런 상태로 네놈들이 끌고가 버렸는데, 너 같으면 제정신에 살 수 있겠어?!]

[그런데도 그 개같은 놈들은 자기 사리사욕 채우는데만 급급해서...?!!]





지민의 울분터진 말에

태형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를 쳐다보기만 했다.





[그래서 죽인 거야.]

[거지같은 왕족, 귀족들이 없어야...우리가 인간답게 살 수 있을 테니까.]

[그래야, 이 나라가 조금이라도 더 재대로 돌아갈 테니까?!!]





[감옥에 가두세요.]

[집행일은 내가 고민해보지.]





[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태형이 침실의 문을 열고 들어와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태형아...!]





[아...여주야...]





[어떻게...됐어?]





[뭐가 말이야?]





[그...살인범...말이야.]





[아...곧 처형시킬 거야.]





처형?!!

말도 안 돼...단장님이 처형이라니....

그건...안 돼...절대.





[처...형?]





[어, 왜...?]





[처형은...좀 아닌 것...같아서.]





여주의 말에 태형의 얼굴이 약간 일그러졌다.





[뭐..?]





[그 사람이 왜...그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을 뿐이야...]

[그리고 살생은...]





[그 놈은 내 부모님을 죽인 원수야?!!]





태형이 소리를 지르자, 여주가 깜짝 놀라

뒷걸음을 쳤다.





[ㅌ...태형아...]





[아...미안..]

[화를 내려던 건 아니었어...]





[아냐...나도, 네 마음 이해 못한 건 맞으니까...]





태형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주는 난감했다.

자신은 태형을 사랑하지만..

그렇다고 동료인 지민이 죽는 건 원하지 않는다.


애초에 자신은 의사이니, 더더욱.





[여주야....]





[응?]





[이제 가봐야하지 않아..?]

[더 있다간 다른 사람들이 네 존재를 눈치챌 거야...]





[응..]





[내가 데려다 주진 못하겠다...]

[아무래도 눈에 띄일 테니까.]





[알았어..]

[그럼 나 가볼게...]

[너도 힘내...]





[어, 잘 가.]





오늘따라 태형이가 차가운 것 같아...

그럴 수 밖에 없겠지...아마.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여주는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게 성을 빠져나왔다.

여주가 산으로 몰래 빠져나가려던 찰나에,

여주와 윤기가 마주쳤다.



photo

[뭐야, 이제야 나오는 거냐?]





[네? 네....뭐.]

[근데 부단장님은 왜 여기에....]





[참, 너 박지민 봤냐?]





[그게....]





여주가 머뭇거리자 윤기는 여주가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너 뭐 알고 있는 거 있지.]





[네?]





[말해, 당장.]





[그게....]





여주는 고개를 숙이고 괜히 치맛자락만 움켜쥐었다.

여주의 눈가가 촉촉해진지는 오래였다.





[빨리, 말해.]

[나도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왔으니까..]





[그게...지민 씨가...]

[들켜서..처형을....]





여주는 나오는 눈물에 더는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

벅찬 감정에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윤기 또한 예상했다는 듯 뒤로 돌아

여주가 보지 못하게 소리를 꾹 참아가며 울었다.




그렇게 운지 얼마나 지났을까, 윤기가 말을 꺼냈다.





[가자.]





[네? 어딜...]





[어디긴 어디야.]

[비밀기지지.]





[지민 씨는...!]





[어쩔 수 없어.]

[그리고 우리 둘이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어.]





[그렇지만, 뭐라도....]





[그러다 혁명단의 존재를 들키기라도 하면.]





[......]





[그리고 우리 혁명단원 모두가 처음 들어올 때 약속한 일이야.]





[혁명을 위한 죽음에 억울함 따윈 없을 거라고.]

[오히려 명예스러울 거라고.]

[그러니 난 그 놈의 명예를 더럽히지 않을 거야.]





여주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귀중한 목숨을 명예를 위해 버리겠다고...?

하지만, 뭐라고 대꾸할 수 없었다.


겉으로 크게 티는 안 났지만,

윤기는 지금 엄청나게 슬플 테니까.

그 누구보다도 원망스럽고 억울하고

분노했을 테니까....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그렇게 오지 말았으면 하는 지민의 처형일이 오고야 말았다.

광장에는 거대한 단두대가 서 있었고,

지나가던 사람들은 대체 또 무슨 일인가 하고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혁명단원들도 눈에 띄지 않게

망토를 뒤집어 쓴 채로 저 멀리서 지켜봤다.


드디어 밧줄에 포박된 지민이 끌려나왔다.

집행자가 지민을 단두대에 올리고

씌어져있던 두건을 벗겼다.


그리고 뒤에는 태형과 몇몇 귀족들이 서있었다.





[마지막으로 말할 기회를 주지.]





[이걸로 끝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날 죽인다고 달라질 건 없다...]

[오히려 내 죽음이...!!]

[시작이 될 테니까.]




.
.
.
.
.
.
.
.
.
.
.


콰아아아앙!!!


.
.
.
.
.
.
.
.
.
.
.


지민의 말이 끝나자마자,

지민의 목을 향해 거대한 칼날이 떨어졌고...

지민은 단숨에 나가 떨어졌다.




사방으로 지민의 피가 튀었고,

사람들은 소리를 질렀다.





[읏....!]





여주가 놀라자, 윤기는 큰 손으로 여주의 눈을 가려 주었다.





끔찍한 광경을 보지 못하게도 그렇지만,

자신이 흘리고 있던 눈물도 보지 못하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꼭...해낼게..]

[네가 원했던 대로...]

[이 나라를 바꿔줄 게...꼭.]





윤기는 피가 나도록 손을 꽉 쥐었다.


그리고 다짐했다.


자신이 꼭 혁명을 해내리라고.


복수해 주겠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