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는 그렇게 수도를 다녀온 후로,
아무런 일도 하지 못했다.
의료단에 나가는 일도 당분간은 쉬기로 했다.
이 상태로는 어떠한 일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을 테니까.
그때, 노크를 하고 시녀가 들어왔다.
[아가씨, 점심식사를 준비하려고 하는데, 드시겠어요?]
[어? 아냐, 안 먹을게.]
[안 드시면 몸 상하세요...조금이라도 드시는게...]
[진짜 괜찮아, 잠시 산책을 다녀오고 싶은데]
[준비를 좀 도와줄래?]
[네, 알겠습니다.]
여주는 간단히 옷을 입고 밖으로 향했다.
아무런 시종없이, 여주는 혼자 밖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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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는 힘없이 숲을 걸었다.
평소엔 주변을 둘러보며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걸었지만,
오늘은 왠지 불어오는 바람이 거슬려왔다.
오히려,
이런 아름다운 풍경이 여주를 더 슬프게 했다.
세상은 이렇게나 아름답고 빛나는데,
왜 우리 모두의 마음은 어둡고 칙칙한 걸까....
[윤기 씨는 태형이를......]
여주는 태형이가 너무나도 걱정됐다.
분명, 윤기 씨는 모든 왕족과 귀족들을 없앨 거라고 했어...
그렇다는 건, 태형이도.....
[여주야..]
여주를 부르는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에,
여주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여주를 부른 목소리의 주인은 바로
태형이었다.
[태형아...!!]
[나....말이야.]
여주는 달려가 태형을 안았다.
[왜..왜 그래....?]
[태형아...]
[너 그냥 나랑 여기서 살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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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의 오른손인 대신이 모든 귀족을
한 곳으로 모았다.
[대관께서 저희를 이리 모으신 이유가 뭐죠?]
[곧 정벌을 나가야합니다.]
[모든 후작 가에선 군대를 준비해 주세요.]
[이렇게 갑자기 말입니까?]
[아직 저희 쪽 병력이 많이 모자랍니다.]
[그런데 정벌이라뇨...!]
[20세 이상의 남자들을 모두 모을 겁니다.]
[하지만 그건 폐하께서....]
[폐하께서도 허락하신 일입니다.]
[그럼 모두 준비해주시죠.]
대신이 회의장을 나가자 모두가 술렁였다.
귀족들 모두 태형이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결코, 이 일은 태형이 계획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는건....
이 일은 모두 대신이 꾸며낸 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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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단장님!!]
[왜 그러지?]
[황실에서 20세 이상의 남자는 모두 정벌에 참가하라는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뭐?!]
[젠장.....]
[황실이 또.....]
김태형....
네놈 짓이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