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오브 문

18.







































[단장님, 이제 출발하셔야 합니다.]






[그래, 출발하지.]






그때, 한 단원이 급하게 뛰쳐오며 소리쳤다.






[단장님?!]






[왜, 무슨 일이야?]






[왕이 황실이 아니라, 별장에 거주하고 있답니다..!!]






[뭐..?]

[별장이라면..]






여주의 백작 가 근처 숲에 있는..!






[확실한 정보겠지.]






[네!]






[계획대로 우린 수도를 친다.]

[그리고 나와 몇 명만 비밀 리에 별장으로 향한다.]






[네, 알겠습니다!!]






별장에 꼭꼭 숨어있었단 말이지...

쥐새끼 같은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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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는 부모님의 눈을 피해 간신히 백작 가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태형의 별장이 있는 숲으로 있는 힘껏
달려갔다.


혁명단군이 수도로 향한 오늘 밤,

태형이 도망칠 수 있는 유일한 날이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던 중,

옆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났다.






[누, 누구야....?!]






[여, 여주..야...!]






그 소리의 주범은 바로 태형이었다.






[뭐야...네가 왜 여기에..]






[그러는 여주 너야말로 왜 여기 있는 거야..!]

[위험한데...]






[태형아.]






그동안 보지 못했던 여주의 진지한 얼굴에

태형이 약간 긴장했다.






[왜...?]






[이곳을 떠나.]






[뭐....?]

[안 돼, 그럴 순 없어.]






[왜...대체 왜...]






[그러는 너야말로 왜 떠나라는 거야..]






[혁명단 군들이 수도로 향했어.]

[아직은 네가 황실에 없다는 걸 모를 거야.]

[그러니까...!]






[안 돼, 난 이 나라에 국왕이니까.]






여주는 답답했다.

태형이 위험해지는 걸 바라지 않는 마음은 알아주지도 않고..






[그까짓 왕이 뭐 대수라고....]






눈물은 안 보이려고 했는데,

네 얼굴을 보니 참을 수가 없었다.



널 여기 이대로 두고 가기 싫다.






[잠깐, 아주 잠깐도 안 되는 거야....?]






[왕이 나라를 떠나면 안 되지.]






기분 탓이었을까.



네 얼굴이, 초점없는 네 두 눈동자가

너무나도 슬퍼 보였다.



그게 분위기 때문이었는지,

그 날의 달빛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도망치지도 무릎 꿇지도 않을 거야.]

[난, 떳떳하니까.]






[그들은 네가 떳떳하든 말든 신경쓰지 않아!!]

[그저 널, 이 나라의 왕을!]

[없애기만 하면, 그러기만 하면 되는 거라고!!]






태형은 나의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다만, 여전히 내 눈에서 흐르고 있는 눈물을

닦아주기만 했다.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내 눈물을.






그때, 태형의 호위기사가 우리에게로

급하게 달려왔다.






[폐하, 지금 혁명단 군들이 폐하의 별장을 향해

오고 있다고 하옵니다.]






[별장을 향해서요?!]






[네.]






이건 말도 안 돼, 어떻게 벌써..

분명, 혁명단 전부가 수도로 향한다고 했는데..



이건 뭔가,

뭔가가 있는 거야, 분명해.


아무 이유없이 이렇게 계획이 바뀔 리가 없어..

설마, 태형이가 별장에 있는 걸 눈치 챈 건가...?!





[태형아, 이건 아니야.]

[가자, 내가 배편을 알아놨으니까...!]






[가지, 별장에 호위부대를 배치시켜 놓도록.]





[예, 알겠습니다.]






[김태형!!!]






태형은 아무 말없이 나를 응시했다.



태형의 눈에선 굳은 의지가 느껴졌다.

태형의 눈을 보니,

그 어떠한 말도 할 수 없었다.



정녕, 그를 그곳으로 보내는 것만이

유일한 선택지인 건가.






[더 이상은, 어떤 말로도 널 막을 순 없을 것 같네.]





태형은 고개를 약간 숙였다.



아마, 흐르는 눈물을

감추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나랑, 이거 하나만 약속해 줘.]






[뭔데...?]






[죽지 마, 절대.]





나는 그 말을 끝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태형을 꼭 끌어 안았다.




태형도 그런 나를 꼭 끌어 안았다.





우리 둘은,

서로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그저, 흐르는 침묵만이 우리를 위로했다.



몇분 후,

우리는 떨어져 서로의 눈을 마주봤다.






[기다릴게.]






이게 내가 태형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말이었다.






[약속, 할게.]






그리고 이것 또한, 태형이 나에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