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른다.
여주의 부모님, 재환 모두 세상을 떠났다.
여주도 더이상 어린 처녀의 모습이 아니었다.
손은 자신의 어머니처럼 주름이 졌고,
성격은 자신의 아버지처럼 온화해졌다.
[할머니!!]
[어머, 병원장님이라고 불러야지!]
[죄송해요, 저희 아이 때문에..]
[괜찮네, 가서 일 보게.]
[그동안 아이는 내가 돌봐줄 테니.]
[아유, 고맙습니다ㅎ]
[병원장님 힘드시지 않게 조용히 놀아야한다, 알았지?]
[네!]
[그래, 우리 뭐 할까?]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뭔데?ㅎ]
[할머니는 왜 결혼 안 했어요?]
[그게 궁금하니?ㅎ]
[저두 궁금해요!!]
그렇게 하나둘 아이들이 여주의 곁으로 몰려들었다.
[할머니는 하고 싶지 않단다ㅎ]
[그럼 좋아하는 사람이 없는 거예요?]
[아니..? 할머니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단다ㅎ]
[그것도 아주 많이ㅎ]
[누구예요?!]
[얘기해주련?]
[네에!!!]
아이들이 여주의 앞에 일자로 앉아
들을 준비를 마쳤다.
[그 사람과는 정말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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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야, 우리 소풍갈래?]
[소풍?]
[응! 놀러가자ㅎ]
[그래ㅎ]
그렇게 우린 백작 가와 별장 사이에 끼어있는
숲으로 소풍을 갔단다.
그런데 그 날은 평소와는 달랐어..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앞이 잘 보이 않았었지.
[왜 이렇게 안개가 끼었지...?]
[태형아, 조심해..옆에 호수가...!]
그렇게 말을 마치기도 전에 무언가가 물에 빠지는 소리가 났단다.
그건 틀림없이 그 사람이 빠지는 소리였지.
[태형아!!]
그러다 나도 함께 호수에 빠지고 말았단다.
힘겹게 위로 올라와 보니,
그곳은 한 번도 와보지 못했던 곳이었단다.
그곳은 그래, 천국같이
아주 아름답고 행복한 느낌이었지.

[여긴...대체..]
[맞다, 태형이는....!!]
그런데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보이지 않았단다.
어쩌지 하고 당황하고 있는데
저 멀리 나비같은 게 날라왔단다.
근데 그건 나비가 아니었어.
요정이었지.
[저기 인간 남자가 있어! 인간 남자!]
[인간 남자라고?]
[커다란 생명수 아래서 자고 있어!]
나는 요정들의 말만 듣고
가장 큰 나무가 보이는 곳으로 달려갔어.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정말 커다란 나무 아래서 잠을 자고 있었지.

[태형아! 일어나봐!]
[지금 자고 있을 때가..!!]
그때, 그가 일어나 나를 잡아 당겼단다.
[여주야.]
목소리는 아주 그윽했지.
[태, 태형아...]
[기분이 너무 좋은 거 있지ㅎ]
[이, 일단은 여기가 어딘지..]
[쉿, 괜찮아.]
[이리와ㅎ]
그가 나를 잡아당겼고,
나는 그와 아주 길고 깊게 입을 맞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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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요!! 그 다음엔 어떻게 됐어요??]
[사랑을 나누고 지쳐 잠에 들었는데, 잠에서 깨보니 우리가 원래 왔던 숲이더구나ㅎ]
[에이, 거짓말! 세상에 요정이 어딨어요!!]
[글쎄, 그때 우리 둘이 본 건 뭐였는진 몰라도]
[그 추억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둘 만에 비밀이었단다ㅎ]
[근데 그 사람은 지금 어딨는데 이렇게 할머니가 늙을 때까지 안 오는 거예요??]
[아주 멀리 있단다, 그래서 여기까진 올 수 없어ㅎ]
[그러면 평생 못보는 거예요...?]
한 여자아이가 울먹이며 말하자,
여주가 그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니?ㅎ]
[이 할머니는 거기까지 갈 수 있단다ㅎ]
[정말요?]
[갈 수 있어요?]
[그럼ㅎ]
[근데 왜 아직 안 갔어요?]
[할머니는 할 일이 많아서 갈 수가 없었단다.]
[그리고 아직 때가 되질 않았어요ㅎ]
[그럼 그 때는 언제 와요?]
[글쎄다, 할머니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조만간 갈 수 있을 것 같구나...ㅎ]
[그럼 우린 이제 할머니 더 못 보는 거예요...?]
[안 돼요오.....흐읍..]
아이들이 하나둘씩 울먹이자
여주가 아이들을 안아주며 말했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는 거란다.]
[이 할머니가 가도 시간이 지나면 우리 다같이 만날 수 있으니까 울지 마렴ㅎ]
[우린 아주 잠시, 아주 잠시 떨어져 있는 거 뿐이니까.]
[그리고 할머니도 아주 잠시 떨어져 있다가 할머니가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나러 가는 거란다.]
[다시..흐으....만날 수, 있어요....?]
[그럼...ㅎ]
[이 할머니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씩씩하게 커야한다ㅎ]
[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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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일주일 뒤,
여주는 정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흐아아아앙....할머니이...흐읍...끄윽...!]
모두가 한자리에서 여주를 위해 울었다.
하지만,
이건 잠시동안의 이별일 뿐이다.
여주와 태형이 그랬던 것처럼.
이젠 영원한 행복만 남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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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야, 왔구나...ㅎ]
[보고 싶었어..ㅎ]
[다신 떨어지지 말자, 우리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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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외전까지 끝났네요!!
그동안 £뉴 오브 문을 읽어주신 독자분들 감사드
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