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의 아침이 되었고,
점심, 저녁을 지나
서로의 하루가 되었다.
# 20XX 2월 XX일 10시 학교 정문
은호랑 사귄 지 벌써 1년 6개월이 지났다.
“은호야! 여기야 여기!”
그리고 오늘은 졸업식이 있는 날이다.
“우와… 석사복 나 처음 봐…!”
오늘 학사, 석사 졸업식이
동시에 있었다.
학사복과 석사복은
둘 다 검은색이었지만,
석사복은 넥라인에 노란띠가 두껍게 있었다.
은호는 내 석사복을 보며
부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오늘도 이쁘네 우리 플리ㅎㅎ”
은호는 내 머리를 살포시
쓰다듬으며 말했다.
나는 말없이 은호의 손에
내 볼을 비비며
커다란 손의 온기를 느꼈다.
“짠!”
은호가 커다란 꽃다발을 내밀며
환하게 웃었다.
“그동안 고생 많았어 플리야”
“졸업 축하해”
나는 꽃다발을 받으며
울컥함을 삼켰다.
“고마워 은호야”
우리는 각자 일상에서
서로를 가장 먼저 떠올리며
바쁜 날들을 보냈다.
그 와중에도 우린 틈틈이 만나
데이트하고 같이 공부하며
힘든 날들을 잘 이겨냈다.
“형! 누나!!”
봉구가 저 멀리서 꽃다발을
흔들며 달려왔다.

"둘 다 졸업 축하해요!"
봉구는 우리에게 꽃다발을
각각 쥐여주었다.
“고마워 봉구야”
“내가 준 게 더 이쁘지?”
은호는 나에게 귓속말로 속삭였다.
살짝 삐죽 나온 입술이 보여
너무 귀여웠다.
나는 웃으며 응! 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은호는 씩 웃으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둘이 서봐요! 사진 찍어줄게요!”
봉구는 핸드폰을 들고
포즈를 재촉했다.
어떤 포즈를 지어야 할지
어색하던 찰나에
은호가 내 손을 살포시 잡았다.
“자 브이!!”
봉구의 외침에
은호와 나는 방긋 웃어 보였다.
마지막으로 같이
학사모, 석사모를 던지는
사진도 찍었다.
“오! 사진 잘 나왔다”
“고마워 봉구야ㅎㅎ”
“누나, 오늘 졸업 논문 발표 있다고 했죠?”
“몇시에 시작해요?”
“음…”
“곧 시작할 거 같은데?”
“슬슬 대강당으로 이동할까?”
우리는 대강당 쪽을 향해
몸을 틀어 천천히 걸어갔다.
대강당에 거의 다 왔을 때
분수대가 보였다.
겨울이라 물이 있지 않았지만,
안 좋은 기억이 떠올라
머리가 지끈거렸다.
“김플리, 괜찮아?”
은호는 날 부축하며
떨어질 뻔한 꽃다발을
나에게 다시 주었다.

“오늘은 떨어뜨리지 마…”
은호의 표정이 걱정과
슬픔이 가득했다.
“응! 오늘은 절대 안 떨어뜨려”
나는 꽃다발을 꼭 쥐며
은호에게 말했다.
*
*
*
졸업 논문 발표회가 끝나고
은호와 봉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나는 강당 뒤편으로 나와 분수대를 바라보았다.
그동안 있었던 많은 일들이
스쳐 지나갔다.
누군갈 좋아했던 일,
누군갈 증오했던 일,
누군갈 용서했던 일,
마지막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었던 순간까지
힘들었고, 아팠지만
그런 감정들이 모여
지금의 내가 더욱 단단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플리! 뭐 하는데 멍때려!”
은호는 뒤에서 나를 안으며 말했다.
“미안 얼른 짜장면 먹으러 갈까?”
“내가 쏠게ㅎㅎ”
“봉구야!! 얼른 와!”
“플리가 짜장면 쏜대!!”
“야야! 도은호 조용!”
“와아아아아아아아”
ㅎㅎ
도은호에 목청 덕에
듣고 있던 후배, 선배들까지
떼로 모였다.
“하…”
나는 머리가 지끈거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으악!”
그러자 은호는 내 손을 잡고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플리야, 우리 도망가자ㅎㅎ”
은호는 도망가는 지금 꽤 신나 보였다.
그 모습에 나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응!!”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대학 생활
그리고 우리.
# 은호의 집
우리는 무사히 도망쳐
점심으로 봉구와 같이
짜장면을 먹었다.
집으로 돌아와
각자 방에서 시간을 보내던 중
노크 소리가 들렸다.
“플리야 자?”
문밖에 은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나는 아니라고 답하며
문을 열었을 때
“아…!”
은호의 얼굴이 바로 앞에 있었다.
놀라 뒷걸음치던 걸
은호가 잡았다.
“어디가”
“왜…? 은호야?”
내 허리에 감긴 은호 손을
살포시 내리며 말했다.
“심심한데 같이 드라이브갈래?”
# 한강 주차장
“으아아아악 넘ㅜ 추운데…?”
우리는 산책하려 했지만
거센 찬바람에 놀라
급하게 다시 차에 올라탔다.
“그러게… 너무 추운데?”
은호는 히터와 엉뜨를 켜주었다.
그리고 내 손이 따뜻해질 때까지
손에 입김을 불어주었다.
“은호야, 고마워”
“응? 뭐가?”
“히터도, 엉뜨도,
이렇게 나 걱정해주는 것도”
“전부 다ㅎㅎ”
나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은호는 놀란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오늘 졸업식하고 나니까
이런저런 생각이 들더라고”
“난 이미 졸업식을 한 번 했는데도
기분이 묘했어”
“이번엔 너랑 같이해서 그런가?”
“만감이 교차했어”
은호는 내 이야기를 조용히 들어주었다.
“내가 힘들 때 항상 내 옆에 있어 줘서 고마워”
“나도 네가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나무가 되어볼게”
“나를 다시 찾게 해줘서 고마워 은호야”
나는 울컥한 마음에 크게 심호흡한 뒤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사랑해”
“사랑해 도은호"
나의 말에 은호는 놀란 듯했다.
은호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지만,
나를 잡은 손이 더 단단해진 것 같은…
“!!!”
은호가 내 볼을 감싸며
입맞춤했다.
너무 빠르게 다가와
놀란 나는 눈이 크게 떠졌다.
하지만, 곧바로
은호의 부드러운 키스에
서서히 눈이 감겼다.

“나도”
“나도 사랑해 플리야"
은호는 가벼운 뽀뽀로
키스를 마무리한 후
나에게 말했다.
우린 애정 가득한 눈빛을 나누며
서로의 마음을 깊게 확인했다.
*
*
*
노아와 플리,
은호와 노아,
플리와 은호의 이야기
걘 아니야 The End.
💙💜🩷❤️🖤🤍
짧고도 길었던 연재가
마침내 끝이 났네요!
뭔가 시원섭섭한 느낌…?
첫 작품이라 미숙함이
묻어났던 작품이었지만,
많은 관심을 받은 것 같아
너무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혹시 작가와 작품에 대한 질문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외전과 함께 Q&A로 들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까지 함께해주신 독자님들
너무 감사드리고
메리 플리스마스 🎅🎁💝🌟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하민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