걘 아니야

외전 ) 연말 데이트

​우리는 오늘 얼마 전에

리모델링을 마친 아쿠아리움에서

데이트하기로 했다.

“우와… 사람 엄청 많다…”

 

연말이라 그런가

어디를 가도 사람이 북적였다.

나는 익숙한 듯 은호가 붕붕거리기 전에

손을 꼭 잡았다.

관람관으로 들어서자

은은한 푸른 불빛과 함께

아이들 웃음소리,

잔잔한 음악이 들렸다.


“우와! 플리야 저거 봐!”

은호가 눈을 초롱이며

쳐다본 곳은 피라냐 먹이 주기 체험이었다.

 

작은 수조 안에

관리자가 뼈가 붙은 고기를

떨어뜨리자, 순식간에

은빛 그림자들이 움직이더니

뼈만 바닥으로 퉁 하고 떨어졌다.

“조금 무서운데…?”

걱정 가득한 눈빛과 다르게

은호는 빨리 분배받은 고기를

넣고 싶어 붕붕거렸다.

“으악!!”

관리자의 지시에 따라

은호가 고기를 넣으려고 할 때

피라냐 한 마리가 튀어 올랐다.

그 바람에 잡고 있던 집게를

놓쳐버렸다.

 

“힝ㅠㅠ 플리야”

“나 손가락 물렸어ㅠㅠ”

“호~ 해줘ㅠㅠㅠㅠ”

그렇다.

은호의 손가락은 멀쩡했다.

그렇지만 당당하던 아까와 달리

잔뜩 겁먹은 은호가 너무 귀여워

나는 손가락을 호~ 하고 불어줬다.

*

*

*

우리는 포토 존에서

사진도 많이 찍고,

유리로 된 바닥도 걸었다.

“유리가 깨질 것 같아ㅠㅠ”

우리가 밟고 있는 유리 아래로

커다란 상어가 지나가고 있었다.

“괜찮아, 플리야”

“내가 잡고 있잖아”

듬직한 말과 달리 은호도

조금은 겁먹은 것 같았다.

그러다 반대쪽에서

아이가 뛰어오더니

유리 위에서 발을

쿵쿵 구르기 시작했다.

나는 놀라 은호에게

기댔고, 그런 나를

은호는 덜덜 떨면서도

꼭 잡아줬다.

그 모습이 듬직하고

귀여워서 웃음을 절로 나왔다.

 


 

아쿠아리움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인어공주 연극을

보기 위해 자리를 잡았다.

앞줄은 아이들에게 양보하고

우린 맨 뒷줄에 앉게 되었다.

수족관 바닥에서 조명이

차례대로 켜지더니

인어공주가 등장했다.

아이들은 환호를 질렀다.

“와... 진짜 예쁘다…”

내 말을 들은 은호는

나를 뚫어져라 보더니

 

“플리야, 네가 더 예뻐”

라며 내 귀에 속삭였다.

나는 부끄러워 안 들리는 척

아이들과 같이 탄성을 질렀다.

 

“와아아…!”

 

은호는 내 반응이 재미있는지

씨익 웃었다.

연극이 끝나고,

인어공주와 같이 사진을 찍었다.

우리는 사진을 확인하며

아쿠아리움을 나왔다.


 

“으아…”

카페 사장으로서

연말이라 사람이 많은 건 좋지만,

너무 바빠서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형!”

그때 익숙한 목소리

아니.

나를 구원할 목소리가 들렸다.

바로 은호였다.

“은호야ㅠㅠㅠ”

나는 은호를 보자마자

달려가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은호는 어리둥절했지만,

곧바로 일을 도와주었다.

고맙게도 플리도 같이

설거지를 해주며

한차례 밀려드는

손님들을 다 받을 수 있었다.

“와… 연말이라 그런가”

“확실히 바쁘네요. 형”

“그러게…”

“연말이라 특별히 케이크 만든 게”

“입소문이 나서 그런가”

“평소보다 더 많았던 거 같아…”

 

 

 

그리곤 갑자기 몰려오는 졸음에

은호와 나는 카운터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았다.

 

“이거 먹고 힘내죠!!”

플리는 설거지를 마친 뒤

잠시 나갔다 온다더니

늘어진 은호와 나에게

에너지 음료를 건넸다.

나는 플리에게 고맙다고

말하며 한 번에 꿀꺽 마셔버렸다.

 

 

“와… 먹고 나니까 살 것 같다. ㅠㅠ”

“연말인데 다들 뭐 하고 지내?”

 

“형 우리 오늘 데이트했는데…”

내가 묻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은호는 오늘 데이트한 내용을

쫑알쫑알 말하기 시작했다.

“거기 인어공주가…”

은호는 나에게 인어공주

사진을 보여주었다.

 

“와... 멋있…”

은호가 보여준 사진에는

내가 알던 얼굴과 비슷했다.

 

 

‘설마…’

그리고 수족관 바닥에 보이는

파란 조각…

그걸 보자마자 나는 확신했다.

사진 속 인어공주는

내가 찾던 사람이라는 것을

“은호야 나 이 사진 보내줄 수 있어?”

 

나는 다급한 목소리로

은호를 재촉했다.

 

“네? 아 바로 보내드릴게요”

 

은호는 당황한 듯했지만,

곧바로 나에게 사진을 보내주었다.

 

 

 

"드디어 찾았다"

“내가 너에게 갈게”

💙💜🩷❤️🖤🤍

안녕하세요!

왓치미쀼뀨입니다.

외전까지 함께 해주신

독자님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다들 따뜻한 연말 보내고 계신가요?

올 한해도 너무 고생하셨고,

내년에도 행복만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저는 1월 중에 차기작으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함께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