걘 아니야

뒤틀린 그림자

 

 

 

** 동아리 방 **

 

 

 

은호 형은 동방으로 들어오자마자

누군갈 찾는 듯했다.

 

 


"봉구야, 플리는?"

"점심은 시켰어?"

 

 

 

형은 나에게 다가오며 물었다.

 

 

 

그 순간, 여기저기서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형, 잠깐 나가요"

 

 

 

나는 곤란해지기 전에

형을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형, 혹시 핫 게시물 봤어요?

 

 

 

“아니? 무슨 게시물?”

 

 

 

 

은호 형은 아무것도 모르는 눈치였다.

 

 

나는 게시물을 형에게 보여주었다.
형은 글을 읽고는 놀란 표정으로 나에게 물었다.

 

 

 

 

 

 

 

 

"이게 다 뭐야...?"

 

 

 

 

"저도 어떻게 된 건지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이 글 플리 누나가 본 것 같아요”
“아까 마주쳤을 때 누나 표정이 안 좋았어요”

 

 

 

 


형의 눈빛이 흔들렸다.

 

 

 

 

 

“어디로 갔는지 알아?”

 

 

 

 

“방금 밖으로 나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형은 동방에서 담요를 챙기더니,

그대로 뛰쳐나갔다.

 

 

 

 

 

 

 

 

 

 

** 운동장 근처 벤치 **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형은 돌아오지 않았다.

 

 

 

걱정된 나는 형을 찾아 나섰고,

운동장 옆 벤치에서 형을 발견했다.

 

 

 

평소와 달리 얼굴이 어두워 보였다.

 

 

 

 

 

“형… 괜찮아요?”

 

 

 

 

조심스레 다가가 물었고,

형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형... 소문 진짜 아니죠?”

“형이랑 누나 그런 사람들 아니잖아요 그쵸?”

 

 

 

 

 

“아니야. 그런 거 절대 아니야”

“그냥 내가 혼자…”

 

 

 

 

 

형은 고개를 저으며 말하다가

말끝을 흐렸다.

 

 

 

 

 

 

"플리 누나 좋아하는 거죠?"

 

 

 

 

 

내 질문에 형은 놀랐는지,

천천히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어떻게 알았어? 그렇게 티나?"

 

 

 

 

 

 

 

"네 엄청요"

"물론 제가 눈치 빠른 것도 있지만"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형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실은... 나 오래전부터 플리를 좋아했어"

 

"한노아랑 플리가 헤어진 지금에서야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됐는데..."

 

"내가 너무 욕심부렸나 봐"

 

"내가 옆에 자꾸 붙어있어서,

플리가 곤란해진 것 같아..."

 

 

"결국 나 때문에 그런 게시물이...."

 

 

 

 

 



"형 탓 아니에요"

 

 

 

 

단호한 말투로 말하며 형을 바라봤다.

 

 

 

 

"악의적으로 소문을 낸 사람이 잘못이죠"

"형은 그냥 좋아했을 뿐이잖아요"

 

 

 

 

 

 

형은 고개를 숙인 채,

말없이 듣기만 했다.

 

 

 

 

 

 

 

“혹시 의심 가는 사람 없어요?”

 

 

 

 

 

 

“글쎄… 잘 모르겠어”

 

 

 

 

형을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을 이어갔다.

 

 

 

 

"한노아...가 사진을 많이 찍긴 하던데..."

 

 

 

 

 

"음... 그건 맞아요"

 

"그렇지만 아마 노아형은 아닐 거에요"

 

"MT 때 사진을 많이 찍는 이유가

활동 보고서? 때문이라고 하셨거든요"

 

"저한테 포즈도 막 시키기도 하셨어요"

 

"무엇보다... 일부러 그럴 사람 같진 않았어요"

 

 

 

 

 

"맞아 그건 그래"

"그럴 사람은 아니지"

 

 

 


형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의 말에 동조했다.

 

 

 

 

"아 맞다 플리 누나도

좀 이상했던 것 같아요"

 

 

 

 
"응? 플리가 왜?"

 

 

 

 

"누나 혼자 펜션 밖에 있길래"

 

"제가 부르면서 다가갔는데

"도망가듯 피하더라고요"

 

"알고 보니 플리 누나는 해변에서

술 취한 형 부축하고 있었어요"

 

 

 

 

 

 

"뭐야. 설마, 귀신 아니야???"

 

 

 

 

 

 

형은 장난스럽게 말하며

무서운 표정을 지었다.

 

 

 

 

 

 

"으악!!!"

 

 

 

 

나는 그 모습에 놀라 소리쳤다.

 

 

 

 

 

"아 형!! 그런 말 하지 마요!"

 

"진짜면 어떡해요ㅠㅠ"

 

 

 

 

형은 나를 보며 피식 웃었지만,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다.


 

머릿속으로 범인이 누구인지

계속 추궁하는 것 같았다.

 

 

 

 

 

 

 

 


 

 

 

**은호의 집 **

 

 

 

 

나는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웠다.

 

 

 

 

 

 


"하... 진짜 누구지"

 

 


 

게시물 속 사진을 들여다보고

또 보고 또 봤다.

 

 

 

 

플리와 내가 함께 있는 사진은

학교도 있었지만,

MT때 찍힌 사진이 훨씬 많았다.

 

 

 

 

 

 

'MT 사진이 많이 찍힌 걸 보니...'

 

'아무리 봐도 동방 사람 중에

범인이 있는 것 같은데...'

 

 

 



 

그러다 한노아와 플리가 같이 찍힌

사진을 들여다봤다.

 

 

 

 

 

"...어?"

 

 

 

 

익숙한 카페 풍경이 보였다.

 

 

 

 

"예준이 형 카페 아니야??"

 

 

 

 

 

나는 사진을 확대해

팔짱 낀 여자의 얼굴을

들여다봤다.

 

 

그러자 플리와 묘하게 다른 사람이 보였다.

 

 

 

 

"홍해리???"

 

 

 

 

째진 눈매를 보니 홍해리가 확실했다.





"설마 다 홍해리가..."

 

 

 

 

하지만 이 사진만으로는 해리가

범인임을 확신할 수 없었다.

 


게다가 해리는 동아리 MT에

오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범인 추궁은 실패했다.


나는 답답함에 머리를 쓸어올렸다.

 

 

 

 

 

 

 

 

 

 

 

 

 

** 해리의 집 근처 골목 **

 

 

 

 

[해리야, 집 앞인데 잠깐 볼래?]

 

 

 

 

노아는 해리를 불러냈다.

 

 

 

 

 

"오빠~!!"

 

 

 

해리는 자신을 기다리는

노아를 보고는 뛰어오며 소리쳤다.

 

 

 

 

"아 갑자기 찾아오면 어떡해요ㅎㅎ"

 

 

 

 

해리는 노아의 팔을 잡고 배배 꼬며 말했다.

 

 

 

쌩얼이라며 얼굴을 손으로 가렸지만,

오늘도 플리와 똑같이 꾸몄다는 걸

노아는 바로 알 수 있었다.

 

 

 

 

 

 

"해리야, 왜 그랬어?"

 

 

 

 

 

웃고 있던 해리의 표정이

당황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 뭐가 오빠?"

"아, 미안 내가 팔을 너무 붙잡았나?"

 

 

 


 

해리는 노아에게서 한 발 떨어지며

머쓱하게 웃었다.

 

 

노아는 정색을 풀지 않고

바로 해리에게 물었다.

 

 

 

 

 

"게시물 올린 거 너 맞지?"

 

 

 

 

노아는 핸드폰을 보여주며 말했다.

 

 

 


 

"이게 뭔데?"

"나는 이런 거 처음 보는데?"

 

 

 

 

해리는 심드렁하게 말했다.

 

 

 


"근데 죄다 바다 사진이네?"

"아~ 이번에 MT 바다로 갔구나!?"

"헐~ 그럼 나도 갈걸~~"

 

 

 


해리는 아쉬운 표정으로 노아에게 안겼다.

 

 

 

노아도 알고 있다.

게시물 사진 속 대부분이 MT 사진이라

같이 간 동아리 사람 중에 범인이 있다는 것을

 

 

그렇지만, 해리에 대한 의심을 거두기는 힘들었다.

 

 

 


"역시 너 아니지?"

"괜히 의심해서 미안"

 

 

 

 

"아 뭐야~ 데이트하면 봐줄게요"

"우리 이제 뭐 할까요?"

 

 

 

 

해리의 표정은 즐거워 보였다.

 

 

 

 

"근데 이 사진들 어떻게 찍었지?"

"플리는 은호보다 나랑 더 많이 붙어있었는데"

 

 

 

 

"엥? 무슨 소리야 오빠;;"

"김플리가 은호 오빠랑 계속 붙어있어서

오빠 표정 안 좋았잖아"

 

 



걷다가 우뚝 서서 노아는 말했다.

 





"너, 다 알고 있네?"

"마치 MT 다녀온 사람처럼?"

 

 

 

 

 

노아의 덫에 해리가 걸려들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해리의 동공이 심하게 떨렸다.

 

 

 

 

 

"솔직하게 말하는 게 좋을 거야"

 

 

 

 

 

해리는 끝까지 발뺌하다

노아의 단호한 표정에

결국 사실을 말했다.





"하... 그래 나야"

 




해리의 분위기는 전과 다르게

무거워졌다.




 

"근데, 틀린 말도 아니잖아"

"김플리, 오빠랑 헤어지자마자"

"도은호한테 붙어서 오빠도 짜증 났잖아"

 



 

 

"내가 둘 다 나락으로 보냈는데"

"오히려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래, 둘이 잘되는 거 나도 싫어"

"하지만, 이건 아니야 해리야"

"게시물 내려줘"

 

"너도 알잖아 플리가 잘못한 게 없다는 걸"

 

 

 

 

 


"언제는 그년보다 내가 더 좋다며!!!!"

 

 

 

 

 

해리는 플리만 없어지면

 노아를 완전히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해리야, 나는 너를 좋아한 게 아니야"

 

 

 

 


노아의 단호한 말에

해리의 세상이 무너졌다.

 

 

 

 

"오빠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오빠가 좋아해야 하는 건 나야!!"

"그년이 아니라 나라고!!"

 

 

 


"계속 그렇게 나오면 지금 녹음한 내용"

"우리 같이 데이트할 때 찍은 사진"

"내가 게시판에 전부 올릴 거야"

 

 

 

 

노아는 해리에게 미리 작성된

게시글을 보여줬다.

 

 

그러자 해리의 눈이 뒤집혔고,

노아의 폰을 뺏으려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키 큰 노아를 상대로는 역부족이었다.

 


 



"내가!!!!!!"

 

 

 

 

 

해리는 뜻대로 되지 않자

소리치기 시작했다.

 

 

 

 

 

"곧 플리야. 김플리가 곧 나라고!!!!!!!!!!"

 

 

 

 

 

노아는 큰 소리에 놀라

목소리가 떨려왔다.

 

 

 

 

 


"아니, 해리 넌 그냥 플리를 따라 하는..."

 

 

 

 

 

"아니야!!!!!!!"

 

 

 

 

노아가 방심을 한 틈을 타

해리는 노아를 밀치고 폰을 뺏었다.

 

 

 

 

 

 

"아...안돼!!"

 

 

 

 

노아는 다시 폰을 뺏으려 했지만,

 

 

 

 

 

쾅!

 

 

 

해리가 노아의 폰을

있는 힘껏 집어 던졌다.



폰은 그대로 산산조각이 났다.

 

 

 

 

 

"ㅎㅎㅎㅎㅎ이제 없네? 증거?"

 

 

 

 

 

 

노아는 해리에 행동에 놀라

몸이 굳어졌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너...너...."

 

 

 

 

 

해리는 천천히 걸어와

노아의 앞에 앉았다.

 

 

 

 

"그러게 처음부터 모른 척하지 그랬어"

"그럼 이런 꼴 안 당했잖아"

 

 

 

 

해리는 노아의 볼을

살짝 어루만지고는 자리를 떠났다.











💙💜🩷❤️🖤🤍

 

 

역대급 분량이었는데 어떠셨나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하나 공지드리자면,

이전 회차(늑대화, 15화)에 빠진 부분이 있어서

수정하여 업로드했습니다.

 

스토리상 필요한 떡밥이라 부득이하게

수정한 점 죄송하고 양해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하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