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강의실 **
게시판에서 퍼진 소문 이후로
나는 학교에 거의 나오지 않았다.
소문이 퍼진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수군거렸다.
교수님이 급한 일정이 생겨
오늘만 내가 대신 수업하기로 했다.
강의실에 도착해 수업 준비를 하는데,
봉구가 들어왔다.
오랜만에 만나는 봉구라 반갑게
인사하고 싶었지만,
수군거리는 사람들 시선이 무서워
수업 자료만 쳐다보았다.
“자, 수업 시작 할게요”
내가 수업의 시작을 알리자
수군거림도 잠시, 다들 조용해졌다.
“오늘 배울 파이썬이라는 언어는...”
그때, 누군가 큰 소리로 말했다.
“아 나는 문어한테 수업 못 듣겠는데~”
순간 강의실이 싸늘해졌고,
소리가 난 곳엔 해리가 있었다.
“앗, 목소리 너무 컸나?”
“근데 사실이잖아? 문어발ㅋㅋㅋ”
주변 애들이 킥킥거리자
해리는 더 기세등등해졌다.
“교수님도 아닌데 앞에서 뭐 하는 거예요?”
“그냥 학생 주제엨ㅋㅋㅋ”
학생들의 웅성거림도
덩달아 커졌지만,
나는 아무렇지 않게
수업을 이어갔다.
** 수업이 끝난 강의실 **
수업을 마치고,
학생들이 거의 빠져나갈 때쯤
해리를 앞으로 불러냈다.
“왜요?”
해리는 퉁명스럽게 말하며 다가왔다.
“아까 태도, 뭐야?”
“뭐가요?”
“아ㅎㅎ 문어발?ㅋㅋㅋ”
장난치듯 웃는 해리가
이해되지 않았다.
“해리야, 사과해”
“그럼 없던 일로 할게”
“사과? ㅋㅋㅋㅋㅋ”
“잘못한 것도 없는데 내가 왜?”
해리는 씨익 웃으며 비아냥거렸다.
“게시글 너지?”
해리의 표정이 굳었다.
“ㅎ 증거 있어요?”
해리는 나를 비웃는 듯 했지만,
목소리는 약간 떨리는 것 같았다.
나는 해리앞으로 사진을 툭 던지며 말했다.
“여기 카페, 나도 잘 알아”
“근데, 노아 오빠랑 간 적은 없어”
사진 속 오빠에게 팔짱 낀 여자를
가리키며 해리에게 물었다.
“팔짱 낀 여자 너 맞지?”
해리는 잠시 말이 없더니
이내 태연하게 말했다.
“언니 눈썰미 좋다~”
“솔직히 내가 더 노아 오빠랑
잘 어울리지 않아? ㅎㅎ”
해리는 사진을 얼굴 근처에
갖다 대며 살짝 웃었다.
나는 흔들리지 않고
정색하며 물었다.
“왜 그랬어?”
“그야... 언니가 싫으니까?”
해리는 서서히 표정을 굳히며
나에게 성큼 다가오며 말했다.
“네가 오빠를…”
“안. 놔. 주. 니. 까”
해리는 끊어말하며
내 어깨를 툭툭쳤다.
해리의 태도에 나는 점점
더 표정이 굳어졌다.
“혹시, MT도 따라왔니?”
“푸핫ㅋㅋㅋ 이제 알았어?”
해리는 갑자기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네 멘티 봉구? 내가 넌 줄 알고”
“누나~ 누나! 하면서 나한테 말 걸더라?ㅋㅋㅋ”
“아 웃곀ㅋㅋㅋ”
소름이 돋았다.
해리의 모습이 정상처럼 보이지 않았다.
“해리야”
“너 그거 사랑 아니야”
해리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이게 사랑이 아니면?”
“그럼 뭔데?”
“그럼 뭐냐고!!!!!!!”
해리는 나한테 점점 다가오더니
내 어깨를 잡으며 소리쳤다.
“너 그거 집착이야”
나는 해리의 말에 동요되지 않고
차분히 말했다.
내 말에 해리는 충격을 받은 듯했다.
“내가? 내가 집착이라고?”
“웃기지마!!! 너랑 나랑 똑같은데… 왜!!!!”
"너는 되고 왜 나는 안 되는데!!!”
“너 진짜 그렇다고 생각해?”
“홍해리. 착각하지 마”
마지막 말이 해리에게 자극이 되었는지
내 어깨를 쥐고 있던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
“해리야, 이거놔 이제 다 끝났…”
“아니!!!!! 너가 뭘 알아!!!!!”
해리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로
씩씩거리며 강의실 문을 박차고 나갔다.
나는 다리가 풀려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 건물 1층 자판기 앞 **
강의가 끝나고
나는 1층 자판기에서 음료를 뽑으며
누나를 기다릴 생각이었다.
“누나는 커피 안 마시니까…”
그때, 강의실 쪽에서 누가 악을 쓰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나는 급히 강의실로 뛰어 올라갔다.
쾅!
헐레벌떡 강의실로 들어가니
단상에 주저앉은 누나만 보였다.
“누나!!!! 괜찮아요?!”
“아, 봉구야…”
“홍해리 걔가 혹시…”
“다친 데는 없어요?”
누나는 크게 숨을 내쉬더니,
작게 웃음을 머금은 얼굴로 주머니에서
녹음기를 꺼내 보였다.
“봉구야 나 범인 잡았다?”
"그것보다 누나는요?"
“괜찮은 거죠?”
“응 난 괜찮아 좀 놀란 거 빼고는”
예전 같았으면 울고 있었을 누나가
지금은 해맑게 웃고 있었다.
반짝반짝 빛나 보였다.
그때는 몰랐다.
누나가 변한 게 아니라,
예전의 자신을 되찾은 거라는 걸.
그게 은호 형 덕분이라는 걸.
💙💜🩷❤️🖤🤍
늦어서 죄송합니다 독자님들ㅠㅠ
현생 + 스토리 고민으로
생각이 많아지다보니
늦게 올리게 되었어요😭
완결까지 5화정도 남았는데
끝까지 함께해주실거죠??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하민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