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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여주

"회사 다녀왔습니다악!!!"
금요일. 내가 지금쯤 지여주라면 소설을 읽고, 채린이라면 마음 졸이면서 사리는 날. 지금은 그 두 개다 못한다. 그저 내 아군들의 사진을 보면서 보고 싶은걸 참았야 했다...따흑.. 가끔 술 처마시고 예은이한테 지랄을 하기도 했지만! (예은아 사랑해)
소설이 휴재를 한지 어느덧 3주가 지났다. 휴재한지 일주일 되는 날에는 그냥 회사로 출근했고, 2주가 되는 날에는 부서 사람들과 여행을 다녀왔다. 그냥 아주 지여주로 사는 중.

"지금 애들은 뭐하고 있을까. 나 걱정하려나? 아니면 그냥 평범하게 살고 있으려나. 채린이는 깨어났겠지? 아냐...그 많은 책들에 깔렸는데..."

"그냥 소설로 들어가 봐???"

"그럴 능력은 있으면 진작 갔겠지..."
혼자 1인 2역을 하다가 현타가 와 그냥 침대에 얼굴을 묻었다. 하... 은우 보고 싶다... 그냥 다 보고 싶다. 재수 없던 민윤기도, 진짜 싫던 교수님들도. 호그와트도.

"보고..시퍼...흐끄윽..."
이젠 지여주라는 인생보다.
박채린이라는 인생이 더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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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소설속

"...넌 진짜 나쁜 애야. 체리. 이렇게...날 두고 누워있으면 어떡해..."
"왜...왜 이렇게 누워있어....일어나서...욕이라도 해줘...응?"
남준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채린의 볼을 어루만졌다. 생채기가 가득한 볼. 차마 쳐다볼 수 없었다. 내가 널 지키지 못한 거 같아서. 채린이 책장에 깔린 날. 채린의 몸은 안 부러진 곳이 없었다. 교수님들이 오셔서 빨리 치료 마법을 사용해 숨을 붙였지만, 일어나는 건 모르겠다고 하시더라.
모든 남주들은 충격이 컸었다. 아침까지만 해도 손을 붕붕 흔들며 인사하던 애가. 방금까지만 해도 실실 웃으며 제 품에 매달리던 채린이가. 보건실로 달려가니 죽은 사람처럼 누워있었다. 붕대를 안감은 곳이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

"...린이 왜 여기 누워있어?"
"..."
"린이...왜 여기 누워있냐고!!! 왜!!! 방금 전까지만 해도 좋다고 해맑게 웃던 애가..."(지민
왜 여기 누워있냐고. 처음으로 남주들이 무너지는 날이었다. 채린이는 그 누구보다 자신들에게 소중한 존재였으니까. 그땐 민윤기도 눈물을 훔쳤다. 이유를 물어보니 자신도 모르겠다더라. 그냥 마음이 저릿했다고.
호그와트도 조용했다. 아니 조용할 수밖에. 남주들은 예전보다 훨씬 예민해졌고, 날카로워졌다. 모두가 눈치를 보던 그때.
한여름이 선을 넘었다.
"석진아! 우리 같이 파트너 할래?"(여름
"...혼자 하고 싶은데."(석진
"같이 하자. 채린이도 없잖아."(여름
"야."(석진
"교수님 말씀으론 곧 얼마 가지 못해 죽는데. 너도 이제 정리해야지."(여름
"한여름!!"(석진
"패트리피쿠스 토탈루스*"
"으윽...!"(여름
*패트리피쿠스 토탈루스: 동작 그만 마법. 상대의 몸을 마비시킨다.
누군가의 마법으로 의해 여름이는 책들을 와르르 떨어트리며 몸이 굳었다. 마법을 쓴 건 교수님도, 석진이도 아닌 그 누구보다 여름이를 아끼던.

"다시 말해봐."
김태형이었다.
"다시 말해봐. 여름아."(태형
"태,태형아..."(여름
"내가 누누이 말했잖아."(태형

"그 누구던 채린이 이름. 입에 올리면 죽는다고."
"넌 지금 죽고 싶어서. 그런 말을 하는 건가?"(태형
그 누구도 태형을 말리지 않았다. 여름이가 잘못한 것도 있었지만 김태형은 학생들 중 최강자였으니까. 태형이는 여름이의 머리를 정리해주며 사근사근 말했다. 마지막 경고야. 한 번 더 그러면 진짜 죽여버린다고.

"이젠 내가 니편라고 생각 마."
"..."(여름
"난 채린이 소유거든."(태형
채린이가 널 죽이라고 하면.
난 널 죽여버릴 거야.
난 채린이 장난감이거든.
아.

나만 그런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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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택

"후하후하..."
어느새 1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휴재가 끝나는 날. 이제 난 소설로 돌아갈 수 있었다. 애들 보고 뭐라고 하지? 날 외면한 건 아니겠지? 아니야. 나쁜 생각하지 말자. 잠시 망설이다 작가한테 이메일을 보내기 위해 창을 열었다.
"...메일이다."
보이는 작가의 메일. 방금 전에 보낸 거였다. 무슨 말을 하려고 메일까지 보냈데.
"..."

"...못 돌아온다고?"
그럼 말이 달라지지. 수수께끼를 못 풀면 못 돌아온다면... 엄마 아빠도, 예은이도 평생 못 볼 수 있다고? 그 수수께끼가 뭐길래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잠시만. 만약 수수께끼를 풀면...아군들도 행복해지는 건가? 그럼 또 말이 달라지지.

"얘들아 기다려라! 내가 간드아앙!"

"모두 안녕히!"
"...으윽..."(여주

"...돌아왔다!"(여주
일어나니 보이는 호그와트 보건실. 난 이제 여기서 모든 수수께끼를 풀어야만 지여주로 돌아갈 수 있다. 근데, 애들 어디 있지? 혹시 날 죽은 걸로 안 건가? 온몸이 쑤셨지만 움직일 순 있었다. 얼마나 심하게 다쳤으면...
드르륵_
"어?"(여주
툭....데구르르...
"...와! 안녕. 오랜만이네..."

"지민아...!"
문을 열고 들어온 건 사과 바구니를 들고 있던 지민이었다. 날 보자마자 눈물을 글썽거리는 그에 조심히 다가가 볼을 어루만졌다. 너무 보고 싶었어. 그는 못 믿는듯한 눈으로 내 얼굴을 빤히 쳐다봤지만.
"나 맞는데."(여주
"...린아......채린아..."(지민
"응. 지민아."(여주
"진짜...린이야...?"(지민
"설마 나 못믿ㅇ..."(여주
...와 얜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아무 때나 키스하네..? 눈물을 뚝뚝 흘리며 내 입술을 몇 번씩이고 머금는 지민이가 솔직히 존나 섹시했다.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말라고...나 지금 뭐라니! 정신을 차리고 지민이를 밀어냈지만 더 끌어안는 그였다.
숨이 가빠 올 때쯤 입술이 떨어지고 거친 숨을 내쉬며 둘의 시선이 서로의 눈에 머물렀다.
"허억..."(여주
"...진짜 린이네."(지민
"너...허억..헉..그거 확인할려고..그런 거야?"(여주

"...다행이다.."
"왜. 나 지ㅇ...아니, 나 박채린이야! 못 일어나겠어?"(여주
"그럼 좀 일찍 일어나지. 애들이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르지?"(지민
"아! 맞다! 애들은 어디 있어? 응?"(여주
"벌써 애들한테 갈려고?"(지민
"그럼?"(여주

"조금만......아니야.."
"헐. 너 질투해?"(여주
"..."(끄덕끄덕)

쥰내 행복한 인생.
귀여운 것. 광대뼈 승천하라 웃으며 지민이의 부드러운 머릿결을 쓰담었다. 이게 어딜 봐서 사람이야. 애교 부리는 갱얼쥐지. 난 내가 이곳으로 들어온 걸 후회하지 않았다. 오히려 과거에 날 칭찬했다. 만약 지여주로 남았다? 진작에 광광 처울고 난리였을거다.
지민이가 사과를 깎아주며 하나씩 집어먹을 땐가.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야 박지민, 이제 내 차ㄹ..."
"호석아!!!"(여주
"..."(호석
"나...나 잊은 거 아니지? 나 진짜 너희 보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여주

"체리야...채린아...박채린..."
"너도 지민이랑 똑같은 반응이네? 귀여운 것."(여주
"채린아...너,너 괜찮아?"(호석
"보다시피 멀쩡해!"(여주
"난 애들 불러올게. 조금만 기다려."(지민
"응!"(여주
지민이가 나가고, 호석이는 세상이 무너진 듯 울었다. 난 그런 호석이를 꼬옥 안아줬고. 괜스레 코끝이 찡해졌다. 호석이 말로는 주기적으로 한 명씩 날 간호했다고 했다. 내가 깨어났을 땐 지민이었던 거고.
한 명씩 간호했다는 말에 결국 나도 눈물을 터트렸다. 내가 뭐라고, 그렇게까지 해. 울음 섞인 말에 호석이는 내 눈물을 살살 닦아주며 말했다.

"니가 내...세상인데..흐윽...어떻,게 신경을 안,,써..."
"흐어어엉..."(여주
"울지말고...응?"(호석

"너나...울지므흐ㅠㅠㅠㅠㅠ"
광광 울고 있는데 다른 애들까지 들어와서 눈물 한 바가지 더 흘렸다. 내일 내 눈에 마카롱 생기면 너희 탓임. 진짜 너희 정말 때릴 거야.

"...몸은 괜찮냐."
"으응, 흐그그극ㅠㅠ 넌, 크흐응...잘 지냈고?ㅠㅠㅠ"(여주
"..."(윤기
"머야...너 울어..?"(여주

"안울거든..."
"퍽이나!! 너까지 왜 울어ㅠㅠㅠ 시발,끅...겨우 멈췄는데엥..흐엉...."(여주
뭐...1시간 정도 울다가 9명 다 눈에 마카롱을 달고 보건실에서 빠져나왔다. 이제 수수께끼만 풀면 된다. 내가 다 풀어주겠어!!!
_

"..."
"포기하는 게 어때."
"아니? 내가 왜? 저년이 뭐라고!!"
"여기서 더 하면, 너도. 저 9명도 살아남는다는 확신 못 해."

"...나만 주인공이어야 해."
"그만해. 넌 이미 주인공이었어."
"그럼 뭐해! 주인공이 2명이었는데!!"
"너랑 박채린은 어차피 각자의 소설에 주인공이었어. 저 8명도 그렇고. 애초에 니가 욕심내지만 않았더라면 각자 행복했다고."
"난 내가 저년 소설의 엑스트라로 남기 싫어서 시작한 일이었어."
"...도대체 뭐가 그리 불만인 건데."
"그래. 내가 내 소설에 주인공이었다 쳐. 근데 난 하나였어 남자 주인공들이! 난 차은우 하나였다고!! 쟨 7명 다!!! 잘난 애들 다 저년 거였잖아!!!"
"숫자가 다른 만큼 차은우는 모든 걸 너한테 바쳤어. 저 7명 부럽지 않게."
"난 차은우보다 쟤네들이 내 남자 주인공이었으면 좋겠어. 그렇게 차은우가 좋으면 차라리 박채린을 한 여름 핀 집착의 주인공으로 해주지 그랬어?"
"..."
"난 내 소설의 내용보다, 저년의 소설 내용이 더 좋았어. 한 여름 핀 집착의 내용이 아닌!!!...체리의 계절이라는 소설의 내용이 더 좋았다고."
"그래서 겨우 한 짓이 제목이랑 여주인공만 바꾼거잖아."
"아니? 난 체리의 계절이라는 제목과, 한 여름 핀 집착이라는 소설의 내용을 모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없앴어."
"과연 그럴까."
"...뭐?"
"과연 니가 모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없앴을까."
"..."
"니가 여기서 멈춘다고 하면 모든 걸 되돌리고 모두가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어."
"...안 멈춰."

"결국엔 나 혼자 저 8명의 사랑을 차지할 거야"
나 혼자.
그 누구도 여주인공이 될 순 없어.
오직 나만 여주인공이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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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 전 정 국
소 속 : 그 리 핀 도 르
특 징 : 말투도 딱딱하고 다른 사람이 뭘하는 신경쓰지 않는다.그저 자신의 일에 집중할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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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 전 정 국
소 속 : 그 리 핀 도 르
특 징 : 딱딱한 말투에 비해 많이 온순한 성격을 가졌다. 자신의 일은 그 누구보다 열심히 하며, 다른 사람에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좋아하는 사람에겐 강아지가 따로 없지만.

이 름 : 민 윤 기
소 속 : 슬 리 데 린
특 징 : 까칠하지만 여주인공 한여름에겐 언제나 다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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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 민 윤 기
소 속 : 슬 리 데 린
특 징 : 까칠하며 그 누구에게도 쉽게 마음을 주지 않는다. 무뚝뚝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에겐 완전 츤데레. 많은 여학생들의 이상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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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화가 역대급으로 힘들었어요..

진짜 평소에도 1~2시간 쓰지만 이번화는 대략 3~4시간이 걸렸답니다. 왜 이렇게 오래걸렸냐구여?

모르겠습니다...그냥 갈아엎고 다시 쓰고, 갈아엎고 다시 쓰고만 반복해서 그런거 같아요...
그리고

특별게스트 핹님... 한.여.집 작가로 나오셨답니다 (모두 박수!)
👏👏
다음화는 언제 나올지 모르겠네요...곧 시험기간이라.
공부는 안하지만 폰을 자주 못쓸거같아요!

그리고 혹시 제 어마무시한 떡밥을 찾아내신 분들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그냥 대놓고 쓰긴했지만..

전 이만 저녁먹으러 갑니다.

그럼 이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