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 소설 엑스트라로 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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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쟌. 이게 뭐게요. 진짜 너무 멋있고 카리스마 넘치는 표지입니다. 바로 진해가 선물해준 표지랍니다!😆❤ 덕분에 마지막화를 더 잘쓸 수 있었던거 같아요! 다시 한번 고마워 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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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표





"..."(여주



"야...야!!!"(여름




마지막 페이지에, 마지막 문장 옆에 찍힌 작지도, 크지도 않은 점. 동시에 모든 것이 멈춘 듯 고요해졌다. 한여름도. 나 대신 저주를 받았던 그의 신음 소리도. 괴물들의 포효 소리도. 모든 것들이 조용해졌다.




"..."(여주




한 발자국을 떼고 땅에 짚자 보랏빛이 온 곳을 감싸더니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도서관은 멀쩡했고, 창문 밖으론 하하 호호 떠드는 학생들이 있었다. 이게 뭔 전개지. 싯팔. 내 발밑에 있던 보라색 책을 들고 도서관을 빠져나왔다.

정말 어이없었다. 진짜 모든 게 평화로워 보였으니까. 분명 이게 내가 원하던 마지막 결말인데. 좀 기분이 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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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린아!"



"정국아!!"(여주




저만치에서 해맑게 달려오는 아기 토끼에 생각이 바뀌었다. 기분 째진다. 아까 나 대신 괴물에게 공격을 맞은 그가 저렇게 멀쩡한 모습에 입꼬리가 스르륵 올라갔다. 두 팔을 벌리고 그가 내게 달려오길 기다렸다. 기다렸는데.




"...어?"(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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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늦게 왔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안긴다. 정확히는.




"으이그...미안해~"(채린




채린이한테 달려갔다. 날 지나치고. 내 몸을 통과하고.

사고회로가 멈췄다. 눈이 지나치게 흔들린다. 천천히 손을 내 머리로 옮겨보니, 긴 생머리. 길고 얇은 손가락들. 지여주의 몸이다. 이게. 이게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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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 나 오늘 에이쁠 맞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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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떴다ㅋㅋㅋㅋ자고 일어났어?"




진짜 주인공이 아닌 자는.




"예쁘다.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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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딩을 함께할 생각을 해선 안됐나 보다.















"..."(여주




사람들이 날 못 본다는 걸 알아채고 그냥 멍하니 주인공들을 따라다녔다. 맨날 나에게 웃어주던 미소도, 상냥하게 불러준 이름도 다 내가 아닌 진짜 주인공. 채린이에게 해줬다. 맞는거다. 맞는 건데.

또다시 눈물을 주룩주룩 흘렸다. 솔직히 이 세계가 좋았다. 엄마한테도, 아빠한테도 친구한테도 미안하지만, 난 이곳이 더 익숙하고 행복했다. 엄마처럼 챙겨주던 이들이, 아빠처럼 언제든지 도와주던 주인공들이. 그들을 잠시 잊어버리게 도와줬으니까.




"...나 이제 어떡하지."(여주



"...돌아가야죠."(채린



"...?!"(여주



"당신이 있던 곳으로."(채린



"ㄴ...넌 내가 보이는 거야?"(여주



"...네. 너무 선명하게."(채린




채린이의 손을 꼭 잡고 빌고 빌었다. 나 나가기 싫어. 여기 있을래. 응? 채린이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대답 좀 해봐...제발.. 그녀는 쓴 미소를 지으며 내 손 위에 자기 손을 덮었다.




"...돌아가요."(채린



"채린아..."(여주



"...이곳은 당신이 있을 곳이 아니에요."(채린



"너...그...다른 세계로 가는 마법. 그거 쓸 줄 알잖아. 응? 그거 써서...!"(여주



"지여주 씨."(채린



"..."(여주



"...돌아가요."(채린



"애들은...나 기억 못하는 거야?"(여주



"...당신이 엔딩에 언급 안 했잖아요."(채린




당신의 존재를. 고작 그것 때문에 애들이 날 기억 못 한다. 이런 ㅈ같은 경우가 있을 줄이야. 채린이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애들이 나 기억할 수 있는 경우도 있어..? 만약 스스로 기억해 내면요. 그냥 없다는 거잖아. 왜...왜 희망을 심어주는 건데.

만약 기억하면 내가 꼭. 현실 세계로 보내줄게요. 꼭. 채린이의 기약 없는 약속을 끝으로 번쩍하고 눈을 떴다.




"시발...시발,시발...시,발...흐...윽..."




낯설어진 지여주의 방에서.




"얘들아....얘,들...끅....아아...흐으윽...."





나 혼자.










띠링_





_[체리의 계절: 마지막 여름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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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



"나누우운...개똥벌레...췬구가 읍네에!!!"(여주


"이 미친년. 친구 앞에서 그게 할 소리냐??"(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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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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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


"아잉."(여주


"시바련이."(예은


나가!!! 쿵. 저딴 게 친구라고. 퉤. 그 일로부터 1년뒤. 25의 지여주는 그냥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다. 친구 없는 거 빼곤. 그 일뒤로는 친구 사귀는 게 무섭더라. 소설도, 친구도, 남자도 다 끊어버렸다. 대신 담배를 물었다. 간간이 생각날 때마다 피니까 담배에만 한 몇십만 원을 썼더라. 지여주 또라이.

1년 동안 그들이 날 기억 못한다는 거에 실망하기도 했지만 그냥 한편의 추억으로 남기기로 했다. 그냥 신기했던, 행복했던, 아름다웠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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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롬들...날 기억 못 해...?"


절대 그놈들이 그리워서 운 게 아니다. 그냥 눈에 먼지가 들어간 거다.

골목에서 콧물 눈물 질질 짜면서 하얀 담배를 물었다. 내가 너희들 때문에 담배를 피운다 아주. 하얀 연기가 공중으로 퍼졌다. 쓴맛이 입안을 채웠다.

그 짓을 몇 번이고 반복했다. 아파서 그놈들이 잊혀질때까지. 나만 기억하는 그 추억이. 나만 사랑하는 그들이. 잊혀질때까지. 몇 번이고 하얀 연기를 내뿜었다.


"켁...커헉..."


세 번째 담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시팔 진짜 더럽게 쓰네. 하나 더 집어 들었다. 어째 지울수록 선명해지냐. 너네는.

입에 담배를 무는 순간 누군가 멀리서 내 이름을 외쳤다. 크지도, 작지도 않게.


"뭐야. 예은이야?"


"..."


"또 잔소리하려고? 에이...나 진짜 이것만 필게. 응?"


"...빼."


"..."


"당장. 입에 있는 거 빼."


익숙한 목소리가. 딱딱하지만 따스한 음성이. 내 귀에 들려왔다. 얼른. 빼야지. 여주야. 눈물이 차올랐다.


"...빼면. 갈게."


"..."


"나...안 보고 싶었어...?"


"..."


"...난 보고 싶었어."




1년 전에도.


6개월 전에도.


1개월 전에도.


엊그제도.


어제도.


지금도.



난 니가 너무 보고 싶었어. 여주야.


늦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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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얼른 그거 말고 내 입술 물어줘. 그거 내려놔.




담뱃갑 자체를 내팽개치고 미친 듯이 달려가 그의 목에 팔을 두르고 입을 맞췄다. 살살 내 허리를 감고 입안을 헤집어놓는 느낌은 그 어떤 것보다 짜릿했고 행복했다.

서로의 혀가 질척이게 섞이는 소리와 숨이 차 옅게 숨을 내뱉는 숨소리가.

야살스러운 소리와 함께 입술과 입술 사이에 길게 늘어져있는 실이.

그냥 모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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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하아..."


"나 좀 집어삼켜줘. 여주야."



날 행복하게 만들었다.










"바람 시원하다."(여주


"그러게."(석진


"...어떻게 기억했어?"(여주


"...채린이 보고."(석진


"...?"(여주


"분명 채린인데. 너무 다르고 낯설게 느껴진 거야. 그래서 왜 그렇게 느껴지지 생각했거든. 하루는 빗자루를 타고 하늘 높이 올라갔는데."(석진


"...아."(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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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모든 게 기억났어."


"...나머지 애들은 기억 못 하고?"(여주


"..."(석진


"...뭐 그럴 수 있지."(여주


"왜 그렇게 생각해?"


"...!"(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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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를 묻고 싶어서 그래. 이렇게 기억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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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와. 진짜 둘이 어이없게 서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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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나 섭섭한데. 주야."


"너희...너희...진짜야...?"(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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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다 꺼내느라 애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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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아...너희이이이이ㅠㅠㅠㅠ"


"진짜 기억할 줄은 몰랐어요."(채린


"린아ㅠㅠㅠㅠ"(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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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두 번째로 너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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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눈물 맫힌것봐ㅋㅋㅋㅋㅋ"


"놀리지 마 민늉기ㅠㅠ 흐어어엉...ㅠㅠ"(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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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야."


"정국,아...흐엉..."(여주





진짜 주인공이 아니어도



주인공 같았던 엑스트라는.



주인공인 척했던 엑스트라는.



주인공인 엑스트라는.



"찍는다! 하나..둘...셋!!"



찰칵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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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들과 그 어떤 엔딩보다 행복한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집착 소설 엑스트라로 빙의했다_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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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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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아쉬우면서 후련한 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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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조이면서 썼던 세계관...어렵지만 다 이해하셨길을 바래요!


다음은 Q&A와 사담으로 마칠게요!


만약 많은 질문들을 받는다면 오늘내로 올라갈거 같아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