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곰히 생각하던 여주는 태형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태형이는 전화가 오자 바로 수아도 들을 수 있게 스피커 폰으로 받았다.
[우리 수아 왔쪄요~~~???]
"엄마~~~~~~~
나 엄마 회사 앞이야!!!
아빠랑 같이 왔써!!! 여기 건물 돌면서기다리고 있쪄!!!"
차에서 잠깐 지나다니던 사람을 구경하는 것이 지루해질려던 수아는 엄마 전화에 신이났다.
[엄마 10분 정도 걸리는데,
아빠랑 엄마 회사 지하에 있는 식당에 가 있어~
수아 짜장면 좋지...???]
"응~~~~~ 짜장면 좋아!"
수아는 엄마 전화에 씩씩하게 대답했다.
"여주야, 그럼 나 차는 어떻게 해..?"
[회사 건물에 세워~ 그냥 들어가면 되!]
"아.... 어디서 일하는 누구 찾아왔다고 말 안해도 되...?"
[어! 그냥 일반 상가 주차장이랑 똑같아!]
여주가 몇층에서 일하는 지 일하는 부서가 마케팅 2팀이 었는지 3팀이었는지 헷갈려서 계속 기억을 더듬던 태형이는 살짝 민망해졌다. 기획사나 방송국은 들어갈 때 어디 찾아왔는 지 말해야 들여보내주는데 그냥 보통 회사는 다르구나...? 태형이는 바로 차를 돌려 건물 지하주차장으로 향했다.
"엄마!!! 엄마는 몇층이야????
우리는 지하로 내려간다...?!"
[엄마는 7층~ 엄마 금방 갈께 짜장면 먹고 있어~]
여주는 결국, 남은 일은 내일 일찍 와서 하고 오늘은 하던 일 마무리만 해야겠다고 생각하고는 얼른 일을 마무리하기 시작했다.
. . .

하던 일만 대강 정리하고, 지하 중국집으로 내려가니 홀 한가운데에 입에 검은 자장을 잔뜩 묻힌 수아와 태형이가 있었다. 데뷔 직후 한참 팬들이 쫒아다닐 때부터 홀에는 절대 앉지 않는 태형이인데, 이게 왠일??!! 여주는 홀에 수아와 앉아있는 태형이가 너무나 신기했다.
"엄마, 엄마!!! "
수아는 여주를 보자마자 손을 마구 흔들며 엄마를 반겼다.
"수아야~~~ 짜장면 먹고 있었어?? 잘했네 ㅎㅎ"
여주는 얼른 수아에게 갔다. 태형은 옆에서 보다가 여주가 앉기 편하게 의자를 뒤로 빼주었다. 5개월차 안정기에 접어든 여주는 배가 나오기 시작해서 몸이 무거워보였다.
"태형아~ 어떻게 된거야, 너 여기 나와있어??"
"우리 따님이 엄마가 들어올 때
눈에 잘 보여야한다고 여기 앉아야 한대..."
"욜.. 우리 딸 대단한데...? 아빠를 여기 앉힐 수도 있고...
어째 질투난다...? 나는 못했는데... ㅋㅋㅋㅋ"
"진짜?? 나 대단해..?"
수아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응, 대단해"
"여주야, 말도마..
나 요즘 얘 못 이겨 ㅎㅎㅎ
(소곤) 그리고, 음식 기다리는 동안
싸인 두 번 하고 사진 한 번 찍었어... "
"근데도 여기 앉아있는 거야...?
김태형, 진짜 딸바보 되었네..? 고생했어ㅎㅎㅎ
내가 딸을 잘 둔 듯... ㅎㅎ"
여주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의 말을 듣는 태형이가 신기하면서도 기특했다. 우리집에 이제 김태형 고집을 꺾을 인재가 태어났구나... 왠지 뿌듯한 걸~~
태형은 수아가 남긴 짜장면을 먹으려는 여주를 말리며, 너 밥 미리 시켜놨어.. 말했다. 곧 해물 덮밥이 나왔고 배가 고프던 여주는 맛있게 밥을 먹었다.
"일은 잘 끝났어..?"
"아니.. 이제 임신 안정기라서 오늘부터 일 좀 많이 하려고 했는데... ㅎㅎ 오늘은 수아 때문에 빨리 나왔어.
수아야 엄마 잘 했지..??"
"응응!!! 수아는 엄마가 잴 좋아!"
수아의 말에 섭섭한 듯 태형이 물었다.
"아빠, 아빠는...??"
"아빤 맨날 보잖아..."
"아니.. 아빠는 억울하네... 너 맨날 돌보는 건 난데..!"
"엄만 보기 힘들잖아..!"
"아니야, 수아야.. 엄마 동생 나올 때 쯤 쉴꺼야~
그 때 많이 놀자 알았지...?"
"응응!!! 꼭이다.."
여주는 수아와 손가락을 걸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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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이야기는 작가의 머릿속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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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머릿속에 지진정 (2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