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날

그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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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씩 계곡에 온다.

마음이 답답하거나 불편할 때, 기분이 좋지 않을때도 모두 이곳에 와서 휴식을 취한다.

선선한 바람과 따스한 햇살을 맞으며 계곡물이 흘러가는 소리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차분해진다.

그날도 난 계곡에 갔다.

딱히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심심해서 잠깐 나갔다.

인적이 드문 산 속이라 항상 나만 있었다.

그런데 웬일로 처음 보는 남자아이가 앉아있었다.

그 아이는 이곳에 사는 아이같지는 않았다.

찰랑이는 갈색 머릿결, 푸른 눈동자, 앵두같은 입술.
굉장히 예뻐보이는 아이였다.

나는 그 아이에게 다가가 옆에 앉아보았다.

남자아이는 나를 쳐다보더니, 이내 계곡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나도 딱히 신경쓰지 않고 앉아있었다.

그렇게 우린 5분동안 계곡물이 흘러가는 것만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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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이름이 뭐야..?”

나는 그 아이에게 먼저 말을 걸어보았다.

“…………”

하지만 그 남자아이는 말없이 계속 계곡물이 흘러가는 것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도 하는 수 없이 계곡물만 쳐다보았다.


“넌 이름이 뭔데..?“

갑자기 남자아이가 나에게 물었다.

”한여주….”

“나는 범규야.최범규.”


최범규…어딘가 낮익은 이름이다.

뭐, 착각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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