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이, 일,
해피 뉴 이어!
서로 손을 꼭 잡고 새해를 맞이하는 이들 중 유독 아련해 보이는 한 여성이 눈에 띄인다. 붉은 목도리를 돌돌 매고 검은 숏패딩에 손을 쑤셔넣은 그녀는 곧장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 눈가가 촉촉했다. 모두가 환호하며 새해 다짐을 적는데에 반면, 그녀는 왜 유독 슬퍼 보였을까.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아니면, 다가올 새해가 두려웠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옛 추억을 회상하며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것일까?
열두 시를 알리는 괘종이 어디에선가 울려 퍼졌다. 그래, 괘종이 울려 퍼지는 시간, 인파 속의 소란스러움, 이 공기, 모두 다 그와 함께 했던 이 순간과 유사했다. 그리고...
그녀의 손 위에 흰 무언가가 내리앉았다가도 피부에 닿자 곧장 녹아내린다. 새하얗고 감히 걷잡을 수 없는 것. 눈이었다.
누군가에게 최고의 날이 될 이 순간이, 여주에게는 정말 '개' 같은 날이 되었다.
열여덟 살. 아니, 이제 열아홉 살이 된 여주는 아직 턱없이 어린 게 분명했다. 아무리 사랑에 약하고 얽매이기 바쁜 나이일지라도 가량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를 잊지 못하고 있다니. 여주는 도어락 문을 열고선 휑한 거실의 소파로 풀석 몸을 내던졌다.
"... 잘 지내려나."
몇 달이 지난 지금에도 그에 대한 생각은 한결같이 거지같았다. 몇 년을 자신에게 내다바친 여자친구를, 아니. 이제 전 여자친구가 된 사람의 시간을, 마음을, 진심을 그는 짧은 몇 마디로 쓰레기 취급하다시피 버렸다. 여주도 아직까지 그에게 매달리고 고파하는 자신을 구질구질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정말 어쩔 수 없다. 이별을 맞이한 인간의 감정이란 게, 쥐도끝도 없는 깊은 구덩이 속에 빠진 것과 다름없었으니까.
여주는 창 너머 베란다에 걸려있는 가죽점퍼를 응시했다. 목 부근에 달려 삐죽삐죽 어딘가 튀어나와 너저분한 점퍼 속에는 여전히 십일 월의 태형이 남아있다. 선명히 남은 잔상의 그날 밤, 밤하늘을 거니는 별 하나의 사랑... 과, 별 하나의 쓸쓸함과, 별 하나의......
김여주!
순간, 날카로운 목소리가 머릿속을 댕 울린다.
사랑의 궤도
이 아픔은 그의 궤도를 이탈하는 과정이라 생각했건만
나는 이 궤도를 멋도 모르고 멤돌고만 있었다.
잠깐 눈만 붙인다는 게 깜빡 잠이 든 모양이다. 흐릿한 눈을 부비적거리자 제 앞에 계신 선생님께서 안경 한 쪽을 치켜세우시며 여주를 노려보았다. 그러곤 긴 막대로 칠판을 탁, 탁 치시더니 하는 말.
"정신 제대로 안 차려? 공부도 안 하는 것들이 수업시간에 꾸벅꾸벅 졸고만 있어, 고삼이 정신도 못 차리고!"
죄송합니다... 개미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여주는 말했다. 그걸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선생님께선 괜히 언성을 높였다는 듯 헛기침을 한 번 하고선 다시 칠판을 뚫어져라 쳐다보신다. 애달픈 사죄가 전해지지 못하고 그의 뒷통수에 콕 박혔다.
"큭... 내가 이렇게 될 줄 알았다."
제 뒤통수에서 들리우는 걸걸한 목소리.

"그러게 잠 좀 자지 말라니까."
이 노숙자 새끼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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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안녕하시련가요 간만에 인사 드립니다 불량학생(지금은 삭제된) 이후로 글을 쓰는 건 오랜만인 것 같네요 그래서인지 감을 다 잃었어요 하하 필력이 부족하더라도 그러려니 넘어가주시면... 감사하겠네요 코멘트를 달지 않고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제가!! 거의 처음으로 이런 사담으로 찾아뵙게 된 이유는...

바로바로 순위권 진입 때문입니다! 솔직히 이거 캡처해 둔 지 이틀? 삼 일? 정도는 지난 것 같은데 연재가 늦어지느라 동시에 자랑도 늦어졌네요 자랑이라고 하는 게 맞을까요? 하하 감사합니다 사실 앞으로 연재는 더 느려질 것 같아요 사유: 귀찮아요 미리 죄송하단 말씀 드리며 ㅎㅎ 사실 이 작품은 구체적으로 계획을 짠 것은 아니지만 대충 머릿속에 구상해 둔 게 있기 때문에 열심히 완결까지 달려볼게요 말이 길어졌네요 아잇참 여기까지 읽으신 분이 있으련지... 사랑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