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얘긴,끝이 아닐거야 다시 만나볼테니까[BL/찬백]
외전 1. 슬픔은 반복되지 않는다. (-3

핑쿠공뇽현이
2021.01.23조회수 39
그와 같은 천사가 살고 있는 곳으로.
더이상 사랑과 이별, 그리고 절망과 희망을 노래할 나의 시인은 없었지만, 여전히 그는 내 곁에 남아있다.김밥같은 롱패딩을 몸에 두르고 둘이 손을 꼭 잡고 담배연기를 피해 얼굴이 빨개지도록 숨을 참고 달렸던 우리는.
길거리 포장마차 떡볶이와 어묵을 먹으며 흰티에 흘린 떡볶이 국물을 닦아주던 우리는.
책을 읽으며 잠들던 우리는.
더이상 없었지만, 여전히 존재한다.
비록 함께 담배연기를 피하고, 떡볶이를 먹고, 잠들 책은 없지만.
담배연기를 피해 안아들어 달릴 열매가 있고.
떡볶이를 먹고 매워하며 찡찡거리는 아이를 놀릴 여유가 있고.
동화책을 읽어주며 늑대와 소녀를 연기할수 있는 요령이 있다.
* * *
사막에서 자라나는 선인장이 있다.
사람들은 나를 보고 선인장같다 한다.
극악의 수분으로도 자라나는 선인장.
아니, 나는 그저 꽃이다.
화실에서 자라나는 꽃이든, 들에서 자라는 들꽃이든.
돌 틈에서도 피어나는 야생화든.
나는 꽃이다.
내게 극악의 상황이란 단 하나다.
변열매가 죽는것.
변백현은 내게 많은것을 남겨주었고, 그것들은 언제나처럼 내게 있다.
열한권의 책이라던가.
함께 고른 접시라던가.
변열매 라던가.
내겐 그 사람의 흔적이 남아있고, 나에겐 그사람이 남아있고.
나는 여전히 그의 인생이고, 삶이고, 전부다.
그의 사랑이 모자랐다고 생각치 않는다.
내가 사랑에 결핍되어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난 변열매를 키울 수 없다.
결핍되어 있는 사랑으로 아이에게 무엇인들 해주겠는가.
변백현이 내게 남겨준 아주 크고 멋진.
내 평생을 걸쳐도 받지 못하고 주지도 못할 엄청난 과분한 사랑을.
그의 흔적인 변열매에게. 나에게. 마음껏 퍼주고 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사랑이라는 행복으로.
슬픔은 반복되지 않는다.
더는 내게 슬픔은 없다.
나는 이겨냈고, 백현이에게 해줬든 험한길은 내가 먼저, 부드러운 길은 아이를 먼저 걷게 할것이다.
내게는. 너에게는. 우리에게는.
더이상의 슬픔은 없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