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얘긴,끝이 아닐거야 다시 만나볼테니까[BL/찬백]
외전 2. 카이춘의 육아일기. (-3

핑쿠공뇽현이
2021.01.28조회수 42
백현이형이랑 찬열이형이 열매를 데리고 갔다.
무슨일이 있던거 같은데 둘다 아무말을 안한다.
미리 싸둔 짐을 주면서 의심스럽게(걱정스러운 눈빛으로)쳐다보는데 백현이형이 힘없이 웃었다.
변열매가 없어진 집안은 얼어붙은 호수처럼 고요하기만 하다.
* * *
3일 데리고 있었나. 다시 열매가 돌아왔다.
갑자기 백현이형 상태가 나빠져서.
바보같은 백현이형.
* * *
백현이형이 입원하기로 했다.
집에서 쓰러지고 진정제가 계속 들어가서 오늘 안에는 안깨어난다고 했다.
검사 결과도 내일에나 나와서 찬열이형이 우리집으로 왔다.
열매는 여전히 순했고 이젠 자다가도 아빠를 알아보고 곧잘 안긴다.
찬열이형이 재우고 나와서 둘이 한잔 했다.
찬열이형은 내일 병원가야하고, 나도 열매때문에 한잔만 했다.
찬열이형이 엄청 울었다.
백현이형이 어떻게 쓰러졌는지, 안경의 도수는 얼마나 높아졌는지, 검사는 무슨 검사를 했는지, 얼마나 남았는지.
기껏해야 한달이란다.
의사는 지금 상황보면 내일모레 정도가 최대 고비일 것이라 말한다. 변백현한텐 매일이 고비인데.
* * *
열매를 도경수한테 맡기고 백현이형을 보러갔다.
백현이형이 병실에 앉아있는걸 보니까 참.. 묘했다.
"왔어?"
살이 쪽 빠져서 정말 말랐다.
입맛 없다고 아무것도 사오지 말라던 백현이형은 황도캔을 두개째 박살내던 중이었다.
"..뭐 사와?"
"됐어. 과일 아니면 아무것도 안넘어가서 그래."
아주 둘이서 먹여주고 닦아주고 뽀뽀하고 염병이 났다.
백현이형이랑은 많이 얘기를 못 나눴다.
아침에도 발작이 있었다고 진정제가 계속 들어가고 있었다.
겨우 먹여놓은거 다 토해서 찬열이형이 속상하다고 그러자 백현이형이 복숭아를 좀 더 열심히 먹었다.
그러면 찬열이형이 백현이형 뺨을 막 쓸어주면서 더 먹고싶은건 없냐고 물어본다.
면회시간도 다 되가고 그래서 그냥 나왔다.
* * *
새벽에 갑자기 찬열이형 연락을 받았다.
백현형이 열매 찾는다고. 아침에 데리고 와달라고.
아침일찍 열매를 깨워 아침을 먹였다.
이유식먹던 변열매 지금은 소시지가 최애반찬이다.
언제 이렇게 컸지? 내새끼 움쪽쪽.
저번에 찬열이형이 열매 데리고 돌아왔을때 내가 받자마자 열매가 나한테 뽀뽀하고 내가 열매 볼 쯉쯉 빨아먹어서 찬열이형이 기함했었다ㅋㅋ 우린 이런것도 하는 사이다 이거야!
엄마보러 간다니까 신난 변열매.
카이춘 쓰는 샤워코롱까지 쓰겠다고 해서 코 한번 꼬집어줬다. 다컸어 변열매.
* * *
병원으로 가자마자 열매가 표정이 굳어졌다.
그래. 너 얼마전에 예방접종하러 왔었지?
아직도 통통한 팔뚝에 노란 뽀로로 밴드가 붙어있다.
백현이형 병실에 들어가자 열매가 당장 품에서 내려 백현이형에게로 안겼다.
"엄마!"
"아이구 내새끼~"
백현이형이 애를 덥썩 안아서 품에 꼭 넣었다.
엄마한테 다른냄새(병원냄새)가 나니까 열매가 처음엔 칭얼대다가도 지 엄마한테선 절대 안떨어지려고 했다.
주스들고 멍하니 서있다가 찬열이형이 들어왔다.
찬열형한테도 안기는 변열매.
안겨서 주스 마시는 변열매.
너 조금있으면 엄마 못보는거 알아서 그래?
* * *
다음날에 연락이 왔다.
열매데리고. 밖에 서있으라고.
백현이형이 선물해준 책 몇권을 종이봉투에 담았다.
열매 선물.
열매를 안고 조용히 병실 앞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열매는 조용했고, 들어가자 보채지 않았다.
"카이춘. 엄마, 어제랑 다른 냄새나."
엄마 주겠다고 유치원에서 종이접기 한 색종이 꼭 쥐고 온 변열매.
병실에서 의사가 나온다.
이제 들어갈때다.
나는 열매의 손을 꽉 잡았다.
"안길래, 아니면 손잡고 갈까."
어제와 다르게 열매는 내 손을 잡고 걸어들어갔다.
백현이형이 편안한 표정으로 누워있었다.
뺨에는 산소호흡기 자국이 남은채.
한쪽 손에는 변백현의 책이.
다른 손에는 변백현이 책보다 사랑한 박찬열의 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