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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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박지민!”
━ 잘 지냈냐?
“박지민 오랜만이다.”
여자는 전혀 없었고 남자들만 득실득실하게 많았다. 질문 폭탄이 시작됐고 지금부터 실수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조금 긴장했다.
“여기 여자친구분?”
━ 아, 응. 내 여자친구.
오빠는 아까와는 차원이 다르게 내 허리에 팔을 감쌌다. 언제나 그랬듯 놀랐지만, 꾹 참고 차분하게 인사를 이어갔다.
━ 아, 안녕하세요···. 박여주예요.
“어서 와요. 박지민 정말이었네. 여자친구 있다는 거.”
“미인이세요. 여주 씨가 아깝네요.”
━ 아, 아니에요···.
━ 야! 잔말 말고 앉아. 여주야, 앉자.
━ 응···! 오빠.
“커플도 있는데 술 시켜야지. 혹시 여주 씨 술 잘해요?”
━ 아주 조···금 해요.
“오케이. 이모 여기 맥주 3병이랑 소주 3병이요.”
‘와··· 뭔 술을 그렇게나 많이 시켜···.’
━ 여주야, 술 마실 수 있어?
━ 응, 조금.
━ 먹다가 못 먹겠으면 그만 마셔.
━ 응···!
“여주 씨 반가워요.”
오빠 친구가 나에게 반갑다며 손을 내밀었다. 나는 악수를 하려고 손을 내밀었는데 지민 오빠가 내 손을 잡았다.
━ 여주는 나랑만 손잡을 거라.
“에라이. 악수도 못 하냐.”
━ 못한다.
“여기 맥주 3병이랑 소주 3병이요.”
술이 나오자마자 오빠 친구들은 바로 자연스럽게 모두 잔에 술을 채웠고 물론 내 잔에도 술이 가득 채워졌다. 사실 잘 마실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지만, 흐름에 따라 조금씩 적응해 나갔다.
“박지민과 여주 씨의 사랑을 위하여-!”
‘짠’하고 병들이 마주쳤다. 나는 주변을 보니 원샷을 해야 할 거 같아서 원샷을 겨우 했다. 그걸 본 지민 오빠가 내게 다시 살며시 말했다.
━ 여주야, 조금씩 마셔도 돼.
━ 응, 알겠어···.
“여주 씨, 한 잔 더 받아요.”
━ 아, 네···!

━ 여주야.
지민 오빠는 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그런 오빠에게 괜찮다며 싱긋 웃고는 술을 쭉 마셨다. 몇 잔 마시지 않았는데 벌써 슬슬 몸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취하고 있다는 증오였다.
“자, 커플도 있는데 술 게임 해야지.”
그렇게 얼떨결에 갑자기 술 게임이 시작됐고, 운이 더럽게 없게도 득실득실한 남자들과 오빠를 제외한 게임에 완전히 약한 내가 걸려버렸다.
━ 어이쿠! 내가 걸려버렸네···!
누가 봐도 많이 취한 사람처럼 말투도 이상해졌다. 그러고는 지민 오빠를 보며 배시시 웃었다. 그러더니 지민 오빠는 말했다.
━ 야, 여주 취했다. 먼저 일어나 볼게.
“에이- 벌써 가게?”
━ 여주 취했어. 너희가 계속 마시게 해서 그렇잖아.
“그럼 키스 한번 하면 보내줄게. 이걸 해야 정말 커플이란 걸 증명할 수 있잖아?”
━ 야, 뭔 갑자기 뜬금없는 소리야.
“키스해, 키스해, 키스해.”
분위기는 한 사람이 시작하니까 여러명이 다 같이 호흡을 맞추며 소리가 점점 커졌다. 오빠는 잠시 나를 빤히 쳐다보고는 오빠도 나를 데리고 빨리 나가고 싶었는지 나에게 점점 다가왔다. 그런데 내가 정말 취해서 미쳤는지 내가 먼저 오빠의 입에 내 입을 맞췄다.
“오~ 합격입니다, 여주 씨. 이제 가도 돼.”
지민 오빠는 나와 입을 떼고 나를 일으켰다. 휘청거리는 나를 결국 오빠의 등에 업었다.
━ 얘들아, 나 간다. 잘 놀다 가라.
“그래, 반가웠다. 여주 씨한테 잘하고.”
━ 그래, 갈게.
━ 안녕~
정말 너무 많이 취해서 말이 이상해졌다. 오빠 친구들인데 막 반말로 인사나 하고. 아마 오빠도 내가 취해서 말이 헛나올까 봐 빨리 나를 데리고 나온 것 같다.
.
━ 여주야, 아까 뭐한 거야?
━ 으응? 오빠 왜-?
━ 나한테 먼저 키스도 하고 술 깨고 나면 어쩌려고.
━ 으잉-?

━ 아니야. 푸흡, 진짜 아까 생각하면··· 귀엽네 진짜.
오빠는 취한 나를 등에 업고는 피식 웃기도 하며 혼자 말을 했다. 나를 업고 곧 내 집에 도착했다.

[ 다음 날 아침 ]
━ 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