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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렇게 놀란 이유는 단 한 가지. 어제 술자리에서 일어난 일들이 모두 기억이 났다. 그것도 내가 먼저 입을 맞춘 장면이 너무 생생하게 기억이 났다. 나는 머리를 쥐어박고는 얼른 준비하고 나왔다.
━ 하··· 최대한 오늘 마주치지 말자.
━ 뭘 마주치지 마?
━ 아! 깜짝이야···! 선배···.
━ 왜 또 선배야.
━ 이제 끝났잖아요···.
━ 눈도 못 마주치고 설마 어제···.
━ 선배···! ㅈ, 저 먼저 갈게요!
━ 잠깐만!
급히 선배에게서 빠져나가려는데 선배가 내 손목을 잡았다. 고개를 푹 숙이며 어쩔 수 없이 서야 했다.
━ 왜요···.
━ 어제 일 기억 난거지?
━ 아니요?! 기억이 도통 나지를 않는데···.
━ 그래?
━ 그럼요!

━ 전혀 그래 보이지 않는데?
━ 선배! 학교 안 가요? 얼른 가요.
━ 여주야, 같이 가!
나는 창피하고 더는 못 있을 거 같아서 자리를 먼저 떴다. 그러자 지민 선배도 웃으며 내 옆으로 뛰어왔다. 가던 길에서조차도 선배는 계속 나를 놀렸고 난 그저 부끄러워서 빨리 갈 뿐이었다.
━ 여주야, 핸드폰 줘볼래?
━ 네? 왜요?
━ 비밀번호 풀어서 얼른 줘봐.
내 핸드폰을 빨리 달라는 선배의 말에 조심스럽게 비밀번호를 풀고는 선배에게 건네주었다. 지민 선배는 핸드폰을 받자마자 번호를 입력했다.
🎵🎶🎵🎶
━ 됐다, 여기.
━ 뭐한 거예요?
━ 번호 땄는데?
━ 선배는 역시 다르네요. 이렇게 번호를 딸 생각을 하다니.
━ 앞으로 이 번호로 연락해.
━ 왜요?
━ 왜요라니. 내 번호 비싸다.
━ 네네.
━ 어쭈. 이제 까불기도 하네?
━ 제가 언제요.
━ 박여주가 먼저 키ㅅ···.
━ 선배!

━ 알았어, 알았어. 얼른 가자.
━ 선배나 빨리 와요.

그렇게 우리가 학교에 들어서자 선배, 후배 가릴 거 없이 모두 우리에게로 시선이 향했다. 이렇게 많은 시선을 공연 때 빼고는 받아본 적이 없는 내게는 정말 당황스럽고 의아했다.
━ 선배, 왜 다들 우리를 쳐다볼까요···?

━ 그러게. 네가 너무 예뻐서?
━ 아, 선배! 지금 농담이 나와요? 저 심각하다고요.
━ 농담 아닌데?
━ 말을 말아요, 그냥.
학교 입구부터 계단 올라올 때까지 학교 학생들의 시선은 다른 곳으로 바뀌지 않고 여전히 우리를 향한 초점이었다.
━ 수업 잘 듣고.
━ 선배나 잘 들어요···.
보는 눈이 많아서 대충 인사를 끝내고는 수업실로 들어갔다. 안에 같이 듣는 학생들의 시선도 내가 들어오자 나에게로 모두 시선이 쏠렸다.
━ 야! 박여주!
━ 야, 너 마침 잘 왔다. 왜 계속 아까부터 다들 나 쳐다보는 거야?
━ 너 대전 안 봤어?
━ 대전?
━ 이거 봐봐.
━ ㅇ, 이거 뭐야? 누가 올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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