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온도

마무리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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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에


.





━ 지민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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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는 사람이에요?

━ 석진 씨 잠시만요···!






나는 지민 선배로 확신하고 어서 그곳으로 갔다. 다행히 지민 선배로 보이는 사람은 눈을 계속 피하느라 내가 오는지도 모르고 계속 눈만 피하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내가 오는 것을 알았으면 피하고도 남았을 테니까. 적어도 지민 선배는.






━ 선배···? 지민 선배 맞죠?

━ ㅇ, 아닌데요.

━ 맞잖아요! 얼른 내 눈 봐요.






지민 선배는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내 예측대로 지민 선배가 맞았다. 너무 보고 싶어서, 정말 너무 보고 싶었기에 이렇게 만난 것이 너무 행복해서 지민 선배를 눈앞에서 보자마자 눈물이 질끔 나왔다.






━ 보고 싶었어요···,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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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헤어졌어.

━ 선배는 나 안 보고 싶었어요?

━ ···응.

━ 아직도 내가 헤어지자고 한 게 화가 많이 났어요? 그건···!

━ 변명할 필요 없어, 다 끝났잖아. 벌써 3년 전 일이다.

━ 아니, 선배. 내 얘기 좀 들어봐요.

━ 됐어. 나 갈게. 소개팅하는 것 같던데 괜히 방해해서 미안.

━ ㅈ, 좋아해요!!






선배가 계속 나를 피하려고 하고, 나가려고 해서 좋아한다고 외쳤다. 그 말이 선배를 멈출 수 있을 거라는 내 추측이었다. 다행히도 그 덕분에 선배의 발걸음은 겨우 멈출 수 있었다.






━ 좋아한다고요. 그때 헤어지자고 한 거는 협박··· 당한 거라고요.

━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제대로 말해봐. 그게 무슨 소리냐고!

━ 우리 그때 처음 사귄 날 처음 보는 여자 선배들이 나를 찾아왔어요, 헤어지라고. 안 그러면 선배 다친다고. 그래서 어쩔 수 없었어요. 나는 선배를 많이 좋아해서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미안해요···.

━ 하··· 여주야.

━ 많이··· 끕, 정말 좋아하고 사랑한다고요···.






선배는 울고 있는 나를 선배 품에 가두고 나를 토닥여줬다. 그때 일을 생각하면 너무 서러웠다. 다시는 못 보는 줄 알았는데, 평생 미안함만 담아두고 그리워하면서, 못 잊으면서 그렇게 살 줄 알았는데 정말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고 이제야 오해가 풀린 게 시원하면서 싹 씻겨 내려갔다.






━ 미안해, 여주야. 그때 그렇게 보내서. 진짜 미안해···.

━ 저 같아도 그때는 그냥 보내줬을 거예요···. 선배··· 나한테 화 많이 났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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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는 멋모를 때니까. 갑자기 헤어지자고 하니까 답답하고 화도 많이 나고, 나 자신도 너무 미웠지. 내가 너무 미안해, 그때의 네 마음 알아주지 못해서.

━ 선배가 왜 미안해요···.






‘띠링’






━ 어···?






‘계산은 다 했으니 그냥 가요. 많이 좋아하는 사람 같은데 좋은 시간 보내고 가요. 잠깐이었지만 얘기 나눠서 즐거웠어요. 고마워요, 여주 씨. 나한테 미안해하지는 말기 :)’






━ 언제 갔지···? 인사 못 했는데···.

━ 여주야, 왜?

━ 아··· 아까 소개팅남 가셔서···.

━ 마음에 걸리는 거야?

━ 아, 아니에요.

━ 여주야, 잠시만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래?

━ 네? 어디 가게요? 혹시 내가 소개팅남 얘기해서 그런 거예요?

━ 아니야ㅋㅋㅋ 갔다 와서 알려줄게. 조금만 기다려줘.

━ 알았어요, 얼른 와요.






지민 선배는 내가 알았다고 하자 밖으로 나갔다. 한 7분이 지났나 지민 선배가 뛰어 들어왔다. 얼마나 뛰었으면 숨을 엄청 헐떡이며 내 앞으로 왔다.






━ 어디 다녀왔길래 그렇게 미친 듯이 뛰어와요. 다치면 어쩌려고.

━ 너 기다릴까 봐. 많이 기다렸어?

━ 아니요? 그런데 정말 어디 다녀온 거예요.






지민 선배는 등 뒤에 숨기고 있던 꽃다발을 나에게 내밀었다. 어디 다녀왔나 했더니 나에게 줄 꽃을 사 온 것이었다. 정말 감동했다.






━ 선배···.

━ 나랑 다시 만나줄래?

━ ···좋아요!!






나는 꽃다발을 얼른 받고 선배에게 안겼다. 지민 선배와 헤어지고 나서 어떠한 좋은 일이든 이렇게까지 행복하지가 않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이렇게 만나게 되니 이보다 더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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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온도는 높았을 때도 있었고 그와 완전 반대로 낮았을 때도 있었지만, 우리의 온도는 이제 다시는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선배와 나의 온도조차 평생 없어질 뻔했지만, 처음에 우연으로 만나서 현재도 우연으로 다시 만났다. 힘든 우연으로 다시 만난만큼 우리의 온도는 차차 같이 높여갈 것이다. 늦어도 좋으니 조금씩 천천히 100°C를 향해 채워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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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해, 여주야.











***

지금까지 ‘우리의 온도’를 좋아해 주신 모든 독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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