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눈을 떴을 때
자고 있는 지민이의 얼굴을 마주했고
그는 나를 꽉 껴안고 있었다
나는 몸을 일으켜 태형이를 찾았지만
그는 보이지 않았다
“야 박지민
일어나”

“우음....좀만 더 자자...”
그는 답지 않게 애교를 부렸고
그의 애교에 설렌 것도 잠시 나는 몸을 일으켜 김태형을 찾았다
그러다가 식탁 위에 차려진 아침과 함께
쪽지 하나가 놓여있었다
“나 먼저 가볼게
어제는 미안했어
앞으로는 그럴 일 없을거야.
그리고 김여주
박지민이랑 꼭 행복하길 바랄게”
아...이미 다 알고 있었구나..
그냥 모른 척한거였구나...
쪽팔린 감정이 물밀듯이 밀려온 것도 잠시
마음 어딘가가 공허한 기분이 들었다
앞으로는 다시는 김태형을 볼 수 없다는 마음에서 나온 것인지
박지민과 행복하라는 말에서 나온 것인지
마음 한 켠이 아려왔다
나는 쪽지에서 차려진 아침으로 시선을 옮겼다
우리가 사귀었을 때
항상 태형이가 차려주던 아침..

“김여쮸!!! 밥 묵자!”
“으어....텽아...나 쫌만 더 자께...웅..?”
“으이구 공주님~~ 얼른 일어나세요”
“하으....너가 어제 진짜..(원망중)”
“쓰읍...좋다고 끝까지 하자던게 누구였더라?”
“....///아 몰라 진짜!!”
“얼른 나와 ㅎㅎ 너가 좋아하는 김치볶음밥 해놨는데?”
“허얼!!! 김치 볶음밥!!”
그렇게 추억을 회상한 것도 잠시 지민이가 나왔다

“뭐야 김태형은?“
”...갔어“
”이건 뭔데 너가 차린거야?“
”아니...걔가 해놓고 나갔나봐“
”앉아 먹게“
"...“
우린 그렇게 서로를 어색하게 마주한 채로 밥을 먹었다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숨막히는 정적 속에서
”야“
”어?“

”우리 사귈래?“
”...그만해 장난칠 기분 아니니까“
”장난 아닌데“
당황스러웠다
좋아하는 사람한테
그것도 정말 많이 오랫동안
내가 원하던 말을 들었다..
”갑자기..?“
”갑자기라기엔
우리 어제 잤어“
"...“
”왜? 너가 바라던 말 아니야?“
맞다..
그에게 정말 듣고 싶었던 말
맞는데...
왜 기쁘지가 않은걸까
왜 나는 이 순간에 너가 생각났을까 태형아
”김여주“
”웅?“
”좋아해“
”...어...?“
”진짜 많이...정말 좋아해 여주야...
나랑 사귀자“
그렇게 터질 정도로 빨개진 귀로 고백을 했던 김태형과는 달리
무표정으로 나에게 사귀자는 말을 내뱉은 네가
꼭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고백 같았다
”내가 받아줄거라 생각하는거야?“
”너가 안 받아줄리가 있나 ㅎ“
이 순간에도
나를 쥐었다 폈다하는
나를 너무나고 꿰뚫고 있는 네가 너무 미웠다
너의 이런 고백조차
거절하지 못하는 내가 너무나도 원망스러웠다
”여주야“
”왜“
”남자친구한테 그렇게 차갑게 말하기야? “
"...“

“사랑해”
그의 사랑한다는 말이
왜인지 사랑하는 연인이 하는 말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그가 진심이 아닌걸 아는 나였음에도...
나는 또 혼자 설레고 말았다..

”사랑해“
나를 정말 사랑한다는 진심이 묻어났던 그와는 달리
태형)
기다릴게
네가 지치고 힘들면
언제든지 나를 다시 찾아줘
지민)
내가 이렇게 변해버린 것도
날 이렇게 만든것도
다 네가 중심에 있었어
여주)
내가 원하던대로
박지민과 연인이 되었는데
아직도 마음이 불안정한건
뭐 때문일까
*다음화 예고*
”ㅁ...미안해..내가...내가 사과할게“
”...됐어 니 잘못도 아닌데 우리 친구잖아“
”...미안해..“
”미안하면 부탁 하나만 들어주라“
”뭔데..?“
나 여주 좋아해
그러니까
너 여주 좋아하는거
그만해줘
(고등학생 시절 회상 story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