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소년 박지민

17ㅣ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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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ㅣ참견








“왜 부르셨어요?”

“너… 지민이랑 사귀니?”

“아… 네.”

“사귄지는, 얼마나 됐어?”

“별로 안 됐어요, 한… 3일 쯤 됐나.”

“헤어져라.”

“네?”

“지금 너희한테 중요한 시기기도 하고, 벌써부터 바람 피면서 사귀면 안 되는 거야.”

“그게 지금… 무슨 소리세요?”

“3학년에 한예나라고 알지?”

“아… 네, 잘 알죠.”

“근데 그 선배는 왜요?”

“예나랑 지민이랑 사귀고 있었는데, 너가 전학 오고 나서 지민이 꼬셨다며.”

“… 네?”

“그래서 너희 둘이 바람핀 거 알고 예나가 좋게 말 했는데 너가 예나한테 뭐… 욕 하고 뭐라고 했다면서?”

“그리고, 박지민 걔 예의도 없고 그냥 빨리 헤어지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이제 공부도 해야 되고, 지금 되게 중요한 시기잖아 아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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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선배가 그랬어요?”

“그건 알 필요 없고, 그냥 걱정 돼서 하는 말이야.”

“그 선배가 한 말, 믿지 마세요.”

“그리고, 지민이 멋대로 판단하지 마세요. 저랑 지민이랑 잘 사귀고 있으니 참견 하지 마세요.”

“한 마디만 더 하자면… 지민이 꼬시는 건 제가 아니라 그 선배입니다. 지민이 그 선배한테 관심도 없어요.”

“… 너, 선생님한테 이렇게 말 해도 되는 거니?”

“내신 걱정도 안 돼? 내가 생기부도 다 써주는데?”

“내신이라… 망쳐놓으셔도 돼요.”

“대학 안 가고, 취업 안 해도 잘 먹고 잘 살 거니까요.”

아영은 선생님과의 대화가 끝나고 바로 3학년 교실이 있는 층으로 달려 내려갔다. 처음 보는 선배들과 익숙한 듯 낯선 풍경, 하지만 아영은 당황하지 않은 채 예나만 찾기 시작했다.

“한예나 선배!!”

“어머, 이게 누구야?”

“여기까지는 왜 왔을까, 아영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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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한테 이상한 말 지껄인 거, 그거 네 짓이지?”

“… 지금 뭐라고 했어?”

“맞게 들었잖아, 다시 말해줘?”

“아무리 화난다고 해도… 예의는 지켜야지, 아영아.”

“나에 대해서 안 좋게 얘기 지어내고, 거짓말 한 것부터가 나에 대한 예의를 안 지킨 거 아닌가?”

“상식이라는 게 있으면, 나한테 그렇게 말 하면 안 되지.”

“왜 이렇게 화가 났을까, 아영이가.”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

“너는 선배라고 부를 자격도 없어, 선배 노릇을 해야 선배라고 불러주지.”

“지금 3학년들 다 쳐다보고 있잖아, 여기서 계속 이렇게 있을 거야?”

“왜, 쪽팔려?”

“하긴, 그런 짓을 해놓고 안 쪽팔리면 사람이 아니지.”

“그게 지금… 선배한테 할 소리야?”

“아까도 말 했잖아, 선배 노릇을 해야 선배 취급을 해준다고.”

“선배가 후배보다 못 한 행동을 하고 다니면, 그건 선배가 아니지.”

“… 돌겠네, 진짜.”

예나는 고개를 숙인 후 머리를 쓸어 넘기며 고개를 들었고, 예나의 볼에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아영은 순간 예나를 보고 당황했지만 당황이라는 감정 보다는 억울하다는 감정이 더 들었다.

“지금… 울어?”

“울고 싶은 건 나야,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갑자기 교무실 끌려가서 모르는 얘기로 욕 먹었다고.”

“다… 너 때문에.”

“야, 얘 울잖아.”

“… 선배는 왜 끼어들어요? 누군데?”

“선배한테 반말하고, 선배 울리고… 보다 보니 안 되겠네.”

“그게 지금 선배한테 할 행동인가?”

“내가 입이 닳도록 말 했던 것 같은데요, 선배 노릇을 해야 선배 취급을 해준다고.”

“… 그만해, 가은아.”

“어쨌든 예나도 선배는 선배…!”

“그만하라고, 민가은!!”

“…”

“허, 재미도 없어 진짜.”

아영은 그 말을 끝으로 2학년 층으로 다시 올라갔고, 그 자리에서 예나는 주저 앉아 울었다. 가은은 잠시 멍을 때리다 주저 앉은 예나를 위로해주며 다른 3학년들에게 구경 났냐고 화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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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랑 상담 오래 했어?”

“아니, 별로 오래 하지는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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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왜 이렇게 늦었어, 보고싶었잖아.”

“그냥… 일이 좀 있었어.”

“그래?”

“응, 나 좀 피곤한데…”

“좀 누워있어, 5분 뒤에 수업 시작이니까 5분이라도 쉬어.”

“고마워, 선생님 오시면 깨워줘.”

아영은 지민에게 깨워달라고 말 한 후 잠시 눈을 감았다. 예나 문제로 피곤했던 아영은 금방 잠에 들었고, 선생님이 들어오실 때까지 깨지 않았다. 그렇게 아영이 자는 동안 선생님이 들어왔고, 지민이 아영을 조심스레 깨웠다.

“자, 수업 시작한다.”

“아영아, 일어나…”

“… 으음.”

“윤아영, 지금 뭐 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