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진과 내 거리가 너무나도 가까웠던 탓인지
목격과 동시에 눈이 마주쳤다
터진 입술 반대편으로 담배를 꼬라물던 황현진은
나를 보자 꽁초를 바닥에 내던지더니 성큼성큼 다가왔다
“ 뭔가 자주 보는 것 같다? “
허리를 굽혀 눈높이를 맞춘 채
나에게 말을 건넨 황현진에게서는 진한 악취가 풍겨왔다
구역질이 나올 것만 같았다
냄새를 덮기 위해 어설프게 뿌린 듯한 향수와
담배 냄새가 오묘하게 뒤엉켜 코를 찔러오니
나도 모르게 코를 움켜잡았다
그런 나를 보더니 굽힌 허리를 펴곤
삐딱하게 나를 내려다보는 너였다
황현진이 나에게 온 그 잠깐 사이에
무릎을 꿇고 있던 남자들은 눈치를 슬쩍 보더니
부리나케 도망쳤다
엎어질 듯이 뛰어가는 남자들의 뒷모습을 말없이 쳐다보다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려 헛웃음을 쳤다

“ 오지랖도 적당히 넓어야지 “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휙 가버렸다
마치 내가 무언가를 방해한 듯한 느낌이었다
살짝 찡그린 얼굴과 나를 훑던 까만 눈동자가 아른거렸다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을 부여잡고 잔뜩 겁을 먹은 채
집으로 급히 뛰어갔다
숨을 헐떡거리며 뛰어가는 내내
짜증과 무서움이 뒤섞여 이도저도 아닌 감정들이
머릿속을 헤집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