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이 없는 조용한 탑에서 연준은 하루하루를 울며 보냈다 영생을 얻은 연준이었지만 삶의 이유가 없어졌고 너무 죽고 싶었지만 무슨 짓을 해도 죽을 수 없었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나고 십 년이 지나고 백 년이 지나고 천 년이 지났다
연준은 천 년이 지나고 나서야 탑 밖으로 나갔다 그러고 서서히 인간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것에 적응해나갔고 이젠 평범한 인간처럼 보였다 평범한 사람처럼 보였지만 연준의 하루는 항상 공허했다
신은 그에게 작은 능력을 주었다 그래서 아무도 연준의 나이에 대해 의심하지 않게 되었다 연준은 매년 고등학교를 다녔고 항상 3학년이었지만 아무도 그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야 저기 최연준선배님이다..”
“와 그 인스타 스타??”
연준의 등굣길은 여고생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쓸쓸한 전과 달리 이젠 모든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인스타 스타 한마디로 인싸가 된 연준이었다 어딜 가나 눈에 띄는 연준의 곁에는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어이~ 인스타 스타!”
“아 그렇게 부르지 마 ㅋㅋ”
“그래서 내 인스타는 언제 맞팔 해줄 건데”
“나 팔로잉 0인 거 알잖아”
연준은 팔로워 오십만을 살짝 넘긴 옷 잘 입고 춤 잘 추는 잘생긴 고3 남학생으로 유명했다 연준을 좋아하는 사람도 꽤 많을 것이다 연예 기획사로부터 제안도 많이 받았으나 모두 다 거절한 연준이었다
친구와 놀고 있던 그때 누군가 복도를 지나갔다 향수 냄새를 풍기며 너무 익숙한 향에 연준은 바로 그 여자를 따라갔고 그녀의 얼굴을 봤을 때 주연임을 확신했다

“마녀님..”
그날 밤 연준의 인스타에서는 처음으로 팔로잉에 1이라는 숫자가 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