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학교는 연준이 팔로우한 사람에 대해 추리하는 학생들로 떠들썩했다 인스타 이름은 공주연이던데 우리 학교에 공주연이라는 애가 있었나?라고 하며 학교에서 제일 예쁜 소영이 아니라는 것에 의문을 가지기도 했다 주연은 이제 막 입학한 1학년으로 자발적 아웃사이더로 학교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모르는 게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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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이 등교하자 같은 반 친구들은 모두 주연에게 가 연준과 아는 사이인지 물었다 조용히 살려고 했던 주연은 친구들의 관심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난 그 선배님이 누군지 모르고 관심도 없으니 나한테 물어보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문밖에서 창문으로 주연을 보고 있던 연준은 그런 주연의 말에 실망하며 터덜터덜 자신의 반으로 돌아간다

“기억.. 못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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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후 학교의 전교생이 시청각실에 모였다 마니또를 한다나 뭐라나 예고라서 에너지 자체가 다른걸지도라고 생각하며 주연은 마니또를 뽑았다 제발 같은 1학년이길 빌며 종이를 펼쳤을 땐 주연의 바람과는 달리 반갑지 않은 이름이 써져있었다

연준에게 관심 없다고 당당하게 말한 주연은 지금 연준에게 잘해줘야 한다 그야말로 청천벽력
그 시간 연준은 제발 주연을 뽑게 해달라고 속으로 간절히 빌고 있었다 그리고 종이를 펴고 써져있는 글씨를 보며 씨익 웃었다 그렇게 원하던 이름이 써져있었기 때문

그 마니또는 누군가에겐 최악 누군가에겐 최고의 결과였다 주연은 마니또를 포기할까 싶었지만 다른 애들은 열심히 하는 걸 보고 연준을 챙겨주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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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주연은 영화 티켓 두 장을 가지고 연준의 반으로 향했다 영화티켓이 두 장인 이유는 영화를 혼자 보기엔 좀 그럴 테니 친구랑 같이 보라는 주연의 작은 배려였다 갑자기 찾아온 주연에 연준은 잠시 당황했지만 주연에게 옆에 앉으라고 했다 주연은 연준에게 영화티켓을 내밀었고 연준은 피식 웃었다

“너 내 마니또구나?”
주연은 당황하며 아니라고 잡아뗐지만 이미 늦은 듯했다
“무슨 마니또가 영화 티켓을 대놓고 줘 사물함에 조용히 넣어두거나 하겠지 너 마니또 처음 해보지”
연준의 말에 주연은 아차 싶으면서 얼굴이 빨개졌다
“그럼 저 영화 티켓으로 너랑 같이 영화 봐야겠다!”
“네? 친구랑 같이 보시지 왜 굳이 저랑..”
“너 이미 들켰으니깐 말해주는거야”
“내가 네 마니또거든”
그 말을 들은 주연은 그대로 굳었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어떻게 서로 마니또일 수가 있는거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주연의 표정을 읽은 연준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우리 운명인가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