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릭스는 겁이 났다. 남자친구가 아직 집에 오지 않았는데 벌써 밤 11시가 넘었다. 혹시 남자친구가 영영 안 오는 건 아닐까? 혹시 남자친구가 자기 애교에 질려버린 건 아닐까? 창빈이 이번에도 자기 애교에 정말 짜증을 내면 어떡하지? 만약에…
문 잠금장치가 딸깍 소리를 내며 열리자, 그는 문 쪽으로 달려갔다.
"펠릭스? 자기야, 왜 아직 안 자고 있어? 나 기다리지 말라고 했잖아, 안 그랬어?" 창빈은 동생을 걱정하며 말했다.
펠릭스는 대답도 없이 곧바로 그를 껴안았다. 창빈은 정말 걱정이 되어 "자기야? 괜찮아?"라고 물었다.
펠릭스는 아까 그런 끔찍한 생각을 했던 자신이 미쳤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당연히 남자친구는 집에 갈 거야. 사랑하니까. 그렇게 말했었잖아.
창빈은 어린 남자친구의 허리를 더욱 단단히 끌어안았다.
"릭시, 무서워 죽겠어. 무슨 일이야?"
"걱정시켜서 미안해." 펠릭스의 목소리는 창빈의 셔츠에 가려져 잘 들리지 않았다.
"괜찮아, 자기야. 흔한 기분이긴 한데, 뭐가 문제인지 말해주면 좋겠어." 창빈은 남자친구의 작은 등을 어루만지며 관자놀이에 입맞춤했다. 좀 이상한 장면일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현관 입구의 걸레 위에 서서 서로를 껴안고 있었다.
"미안해. 끔찍한 생각에 너무 사로잡혔어."
창빈은 펠릭스가 이런 문제로 힘들어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펠릭스는 자기 생각에도 너무 예민한 사람이니까.
"그때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네가 나랑 같이 집에 안 갈까 봐 걱정했어. 네가 내가 귀찮게 구는 것에 질렸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난..."
"아니야, 자기야, 그런 생각은 절대 다시 하지 마. 미안해, 늦었고 휴대폰 배터리도 다 돼서 전화도 문자도 못 했어. 지금 작업 중인 노래 마무리를 해야 해서..." 창빈은 펠릭스의 뺨을 감싸 안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자신이 한 말이 모두 사실임을 확신시켜 주었다.
"그리고 릭시, 시간이 언제든 상관없이 난 항상 집으로 돌아갈 거야. 네가 내 집이니까. 사랑해." 창빈은 눈물을 꾹 참았다. 그렇지 않고서는 어떻게 진심을 담아 이 말을 전할 수 있겠는가? 지금 이 순간, 그는 강인해야 했다.
"펠릭스, 이 말 꼭 기억해. 알겠지?" 그는 동생의 눈에서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주며 말을 이었다.
펠릭스는 작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고마워요. 네, 앞으로 기억할게요. 미안하고, 저도 사랑해요."
"바로 그거야, 이제 네 아름다운 미소를 보여줘, 천사." 창빈이 펠릭스를 그렇게 부를 때마다 펠릭스는 항상 얼굴을 붉혔다. 창빈은 그런 펠릭스의 모습에 웃음을 터뜨렸다.
"하느님, 정말 사랑해요. 다시는 그런 생각 절대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줘요." 창빈은 마치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다루듯 동생의 얼굴을 부드럽게 감쌌다.
"약속할게요. 형 사랑해요."
그리고 창빈은 몸을 앞으로 기울여 그토록 사랑하는 입술에 입을 맞추며 진심 어린 대답을 전했다. 입술이 떨어지자 창빈은 마치 주변에 누군가 있어서 자신들을 평가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헛기침을 했다.
"그럼 이제 들어가도 될까요? 밖이 좀 춥네요."
펠릭스의 웃음소리가 창빈의 심장과 배에 오싹한 전율을 일으켰다. 지금 겪고 있는 추위보다 더 오싹했지만, 기분 좋은 오싹함이었다. 아무리 느껴도 질리지 않을 그런 오싹함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