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첫 경기라던데, 잘해라. 트롤의 콧구멍도 쑤셔 봤으니 퀴디치는 식은 죽 먹기겠지. 상대가 슬리데린이어도 말이야.”
“···”
나는 비꼬는 말투로 대휘에게 말을 하고 복도를 걸어왔다. 그냥 참으려고 했는데, 다리가 너무 아팠다. 그 괴물 같은 플러피에게 물렸는데 안 아플 이유도 없지. 병동에 가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그냥 안 가기로 했다.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게 되면 가지, 뭐. 지금은 그냥 주문 하나 외는 거로 충분하니까. 나는 많은 눈을 피해 조용히 화장실로 들어갔다.
“오이팔레푸톤.”
오이팔레푸톤은 내가 만든 마법이다. 정식적인 마법은 아니지만 내가 긴 시간을 들여서 만든 것이니까, 써야지. 물론, 상처가 보이지 않게 된다거나 상처가 완벽히 치유되는 마법은 아니지만 느낌적으로 아프다는 감각이 없어지게 되는 마법이다. 그렇지만 일시적으로. 학생 때, 그것도 2학년 때 만든 건데 정말 쓸 만할 순 없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이번 학기가 시작된 지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놀랍게도 벌써 날짜는 11월로 넘어가려 하고 있었다. 그니까, 시험 기간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는 또 얼마나 바보 같은 애들이 시험을 망칠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나는 아무리 걔네의 성적이 내 알 바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내 수업을 너무 어렵게 낸다면 다들 망쳐서 내 수업을 들을 수 있는 학생이 한두 명뿐일 수도 있고 너무 쉽게 낸다면 다들 잘 봐 멍청한 애들도 내 수업을 같이 듣게 될까 두렵다.
4학년들은 디터니 원액(효과가 뛰어난 상처 치료제)에 대해 대체적으로 이해를 하지 못했으니 관련 문제를 한두 개만 내야겠군. 반면에 위석(독약으로부터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돌)에 대해서는 상당한 이해력을 보였으니 관련 문제를 많이 내야겠고.
···
1학년은, 솔직히 말해서 시험이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 2학년 때는 아주 살짝 중요할 수 있고 3학년 때부터 졸업을 하기 전까지는 시험과 친구를 해서라도 넘겨야만 하는 중요한 것이 된다. 1학년들은 아직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못하는지도 모르겠고, 아직 배운 것도 많이 없어서 무슨 내용을 시험으로 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냥 아주 기초적인 걸 내야겠다. 예를 들어서, 쑥을 우려낸 물에 수선화 뿌리를 갈아 넣으면 무엇이 되는지. 1학년인데, 한참 즐길 나이에 어렵게 낼 이유도 없지.
1학년부터 7학년까지 수업을 해야 하는 나는 안 바쁜 날이 없었지만 시험기간만 되면 더 바빠졌다. 물론 ‘문제를 출제해야 돼서’라는 이유도 틀린 것만은 아니다. 그렇지만, 더 큰 게 있다. 잠시만 쉬려고 하면 애들이 들어와서 질문을 미친 듯이 하기 때문이다. 평소에 그렇게 했다면 얼마나 예쁠까. 평소에 내가 수업을 할 때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다가 갑자기 시험 기간이라고 그러는 애들이 나는 미울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수업 끝나고 물어보고 싶은 게 있냐고 했을 때는 절대로 질문을 하지 않는데 말이다.
밤에도 수시로 찾아오는 애들 때문에 나는 요즈음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있다. 나는 오늘도 퀭한 얼굴로 복도를 지나고 있었다.
“교수님···! 이번 시험도, 많이 어려울까요···?”
“전혀 어렵지 않다.”
“그건···교수님 혼자만의 기준이잖아요,”
“네가 나한테 물어본 거잖냐.”
“아···”
얘는 뭐 벌써 시험을 포기했는지 시험 어렵냐는 질문부터 했다. 내가 학년에 따라 잘하는 거 위주로 내서 어려운 거 많이 없을 텐데···어려운가?
시험 문제를 좀 더 쉽게 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아, 맞다. 잊고 있었다, 대휘한테는 퀴디치라며 말도 해놓고 뒤돌아서니 바로 잊는다니···내가 늙긴 했나 보군. 시간을 보니 퀴디치 경기가 시작되기 3분이 남았었다. 나는 미친 듯이 퀴디치 경기장으로 달려갔다.
다행히도 나는 경기가 끝나지 않았을 때 겨우 와서 자리에 앉았다. 재미있게 보려고 했더니 대휘의 빗자루에 무슨 마법이라도 걸렸는지 이리로, 저리로 흔들렸다. 대휘가 중심을 제대로 못 잡고 있을 정도로. 아씨, 첫 경기인데···잘해야 되는데, 어떡해. 나는 바로 주문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대휘의 빗자루가 멈출 생각을 하질 않았다. 이러다가 떨어지는 거 이니야? 크게 다치는 거 아니야? 나는 온갖 걱정을 하면서 주문을 더 열심히 외웠다.
“불···불이요···!”
내 옆에 앉아있던 교수님께서 내 어깨를 툭툭 치시며 소리치셨다. 나는 그 바람에 주문을 잠깐 외우지 못하고 내 옷을 발로 밟았다. 내 옷에 불이 붙어서 시선을 끌었던 걸까, 대휘의 빗자루도 다시 괜찮아졌다.
대휘는 골든스니치를 따라가다가 빗자루 위에 섰다. 낮게 날고 있기는 했지만 넘어질까 걱정이 되었다. 그 후, 너무 앞으로 갔는지 빗자루에서 떨어졌다. 크게 다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런데 막 토를 하려고 했다, 속이 안 좋았던 건가. 그리고 그의 입에서는 골든시니치가 나왔다, 어떻게 그걸 먹을 생각을 했지. 당연히 그린핀도르가 이겼고, 나는 대휘의 첫 경기가 우승이라는 점에서 기분이 좋았다.
이번에도 대휘의 빗자루에 마법을 건 것은 퀴렐 교수겠지. 도대체 그는 왜 계속 그러는 거지? 전에 보니 마법사의 돌을 가지려고 하는 것 같던데, 대휘는 왜 건드려? 대휘가 무엇을 잘못했다고. 목적이 무엇이길래. 정말로 알 수가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