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돼지야, 오랜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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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정국이 떠나간 후
나는 한참을 칵테일잔을 들고는
잔을 든 손목을 가볍게 저었다.
갑자기 만난
전 남친이라니
조금은 당황스럽고도 이내 아련히는 스며든 그때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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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ㅋ"
" 괜히 왔나.. "
"왜요, 뭐가 맘에 안 드세요?"

불쑥,,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훅 들어오는 남자
그 남자는 다름 아닌 박지민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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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네가 왜 여기에.."
"나?"
"나 여기 바텐더인데?" (싱긋)
"..아"
"오랜만이다, 김여주"
"응, 오랜만이네"

"한 10년만인가?"
"응"
"그때, 연락 끊겨서
어떻게 지내나 궁금했는데"
"잘 지내?"
"응"
"너는 잘 지내는것 같네"
"응ㅎㅎ"
"한 잔 더 줄까?"
"오랜만에 본 친구니까, 내가 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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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렇게 아무렇지 않아..?
전정국이랑 헤어지고 나서 그렇게
오는 연락을 전부 끊었는데..
10년만에 다시 만나
한결같이 웃어주는 널 보니까
마음이 조금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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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 나 이제 가려고 했어"
"시간도 늦었고.."
"왜, 조금 더 놀다 가지"
...
일단 여기서 벗어나고 싶다고..;;
존나 불편해..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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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박지민, 공연 시간 다 됐음"

"5분전인데, 안 갈ㄱ.."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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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시발
김태형도 있었어.
하..
아주 다 모였네.

"뭐야, 김여주"
"오랜만이다?"
"어..그래"
뭐야, 이건 또
뭔 컨셉..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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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동안 내 전화, 메세지
다 차단시켰더라?"
"뭐냐, 이제 와서"
엄근진))
"그냥 술 마시러왔는데^^"
"이런 우.연.찮.게.도.
10년만에 만나버렸네."

"..아, 그래?"
할말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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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공연이나 보러 갈래?"
(해맑)
"..뭐?"
"조금있으면, 공연인데"
"같이 가자"
...?
"내가 왜"
"놀러왔다며, 아니야?"
"마침, 지금 전정국 공연하는데"
"보고 가, 얘 꽤 실력 죽지 않았어~ㅋㅋ"
...응?
조금 당황스러웠다.
뭐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거지 둘다..
...
그때 일은 잊은건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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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익숙한 멜로디가 들려온다.

처연하고 맑은 목소리의 정국이었다.
정말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그의 목소리는.
그때에도
지금도
정국의 노래는
뿌연 안개 속 맑은 호수와
같은 묘한 느낌은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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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 "여전하지, 쟤?"
"
태형) "스카웃 제의도 많이 왔었어ㅋㅋ"
"왜인지, 다 거절했지만.."
"그런거 알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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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순간
그와 눈이 마주쳤다.
순간이었지만, 나를 똑똑히 바라본 것 같았다.
하필이면, 노래도
고등학교때 정국의 자작곡 중
내가 가장 좋아했던 곡이다.
그때엔
많이 불러줬었지
...

*18살의 전정국
정국이
기타를 배운지 3개월 째
서툰 기타 줄을 튕기며 나에게 들려주겠다며
들뜬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에 남아있다.
지금 바에서 울려 퍼지는
이 노래가
그때 만든 곡이었다.
나를 위한
나만을 위해
그가 불러주었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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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그냥 술이나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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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꺽._"
지민) "너무 무리하는거 아니야?"
지민은 그런 나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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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애써 모른척하고
잔을 들이켰다.
그리곤
다시,
비워가는 잔을 채워가고
어느덧 나도 모르게
나는 취해있었다.
그리고
이내 나의 기억의 필름은 끊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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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눈을 떠보니 웬....
하얀 천장이
들어오고
누군가의 침대에서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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