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해주세요, 남편님

3화 - 「누구도 찾지 않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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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해주세요, 남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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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소리야, 가능하면 나 이곳에서 살고 싶어.“
”…이미 결정하신 겁니까?“
”응.“
”회장님도 분명 후회하고 있으실 겁니다.“


그 말 마저 나에게는 체념으로 다가왔다.


”…최수빈이? 아닐 걸.“
“…”
“이제 진짜 이혼할 거야, 너무 지쳤으니까.”


비서는 짧게 숨을 고르더니 고개를 숙였다.


“…늦은 시간에 찾아뵈어 죄송합니다.“


그의 목소리는 평정심을 잃지 않았지만, 산장의 차가운 공기가 온몸을 감쌌다.


“…”


나는 말 대신, 그를 향해 의자를 가볍게 당겼다. 앉으라는 뜻이었다.


“…”


비서는 조용히 의자에 앉아 나를 바라봤다. 나는 평소처럼 와인잔을 멀리하지 않았다.


“…”


나는 와인잔을 들어 한 모금 넘겼다. 차가운 술이 목을 타고 내려가자, 마음 한 켠이 묘하게 눌리는 기분이었다.


“평소에도 자주 드시죠.”


그가 조심스레 말했다.


“그럼. 마실 때는 마셔야지.”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와인을 다시 들어 비어가는 잔을 채웠다.


“마실래?”


나는 가볍게 와인잔을 내밀었다.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레 고개를 저었다.


“저는 괜찮습니다.”
“그래? 그럼 그냥 옆에 있어.”


나는 장난스레 웃으며 말했다.


“…”


그는 잠시 말없이 나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옆에 있겠습니다. 필요하시면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나는 그의 진심이 느껴져서, 살짝 미소를 지었다. 나는 와인잔을 내려놓고 조용히 창밖을 바라보았다.


“…”


그도 아무 말 없이 내 옆에 앉아 있었다.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아도, 말이 없어도 충분했다.


“…”


그저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여름밤의 고요함이 우리를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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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점점 몸을 무겁게 했다. 한 시간 정도 지났으려나… 눈은 점점 감겼고 의식이 흐려졌다.


“…”


누군가 내 옆에서 움직이는 기척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비서겠지.


“여기서 주무시면 안 됩니다.”


그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실례 좀 하겠습니다.”


나는 저항할 힘도 없이, 그의 팔에 조심스럽게 안겼다. 몸이 들려 움직이는 동안, 그의 손길이 차갑고 딱딱하지만 신중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


어느새 나는 안방 침대에 눕혀져 있었다. 이불이 깔끔하게 덮여 있는 것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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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히 주무십시오.”


그의 말이 멀게 들렸지만, 그 말만은 분명했다. 나는 눈을 감고 그가 옆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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