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망, 깊은 정
나와 윤기는 어릴때 병원에서 처음 만났다
태어날때부터 선천적 폐 질환을 알던 나는 항상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다른 사람의 폐를 받을 기회가 여러번 있었지만 이식 조건에 알맞지 않아 나는 이식또한 받을 수 없었다
그날도 평범했던 그런 하루였다
코노스에서 TA로 뇌사자가 생겼다고 연락이 왔지만 이식을 못 받았다. 고작 13살인 나이였지만 희망이 없을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젠 희망을 갖지 않기로 한지 꽤 돼서 이식을 거절 받았지만 별 감정은 들지 않았다
언제나처럼 보호자 유모와 옥상에 올라가 화단에 자란 꽃들을 보고 있었다. 잠시 유모가 내려간 사이 어떤 남자아이가 옥상위로 올라왔다
나랑 또래처럼 보이지만 꽤나 까칠한 인상,
입원중인지 입고 있는 환자복과 손에 꼽아져 있는 링거,
이 옥상은 원래 화단이랑 운동장이 있는 정원이지만 길게 입원해있는 환자들이 아니면 잘 모른다
나는 단순히 궁금증으로 그 아이에게 다가갔다
-안녕 반가워 난 여주야
-응
생긴것만큼 까칠한 아이였다
-넌 이름이 뭐야?
-민윤기
-윤기라... 좋은 이름이네
-응
처음 만나 대화한 윤기는 생긴것만큼 매우 무뚝뚝한 아이였다
-이따가 내 방 와서 놀래? 이래뵈도 1인실이야 어어어엄청 넒어
-그래
-내 방은 별관 10층 1004호야 알겠지?
-응
처음으로 또래와의 약속을 잡아봤다. 나는 병원에서 자라 친구가 없었다. 친구랑 놀 생각을 하니 뭔가 설랬다. 문제는 그 친구가 매우 무뚝뚝 하단거지만...
친구와 노는 경험은 처음이었다
침대에서 같이 간식도 먹고 크레파스로 그림도 그리고 같이 영화도 봤다
2년 후
-아 김여주우우우ㅜ!!!!
-약오르지? 불만있으면 잡아봐라 에붸베ㅔ베ㅔ벱
-아니 쟨 무슨 폐도 안 좋은 애가 저렇게 뛰어다녀?!!
-진짜 멈춰라 김여주!!!!!
-불만있어? 난 물도 있어 ㅋㅋㄹㅃㅃ
-아 저 잼민이새끼 진짜;; 넌 잡히면 뒤졌어 진짜
윤기와 나는 2년간 매우 친해졌다. 윤기가 무뚝뚝했던건 낮가려서이고 사실 매우 활발한 아이였다.
윤기는 심장이 좋지않아 입원한 아이였다. 물론 나처럼 이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은 아니지만 코노스에서 이식을 선정하는 점수인 멜드가 낮아 항상 순위에서 밀렸다.
윤기가 좋았다
같이 있으면 편했다
처음 사귄 내 하나뿐인 친구였다
2년간 떨어진적 없던 우리에 나는 우리가 영원히 친구일 것이라 믿었다. 우리는 서로 가장 친한 친구였고, 2년간 항상 붙어있었다
항상 그럴줄 알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