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어..."
혹시 꿈을 꾸는 건 아닐까 하고 볼을 꼬집어보았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 꼬집자마자 내 입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이게 정말이라고? 그러니까 내가 전정국한테 초상화 신청을 받았고 고작 3분만에 저렇게 그린 거... 구나.
"그때 믿어줬어야 했는데, 아니 믿었어야 했는데."
지금에서야 후회해봤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그날 디엠을 더 주고받았어야 했나, 전정국을 좋아할 자격도 없는건가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하필이면 익명으로 신청이 올 게 뭐람. 정말 본인이 맞으면 익명으로 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
"사과라도 해야되나... 하 진짜 미쳤어, 미쳤어"
머리를 콩 때리니 안 그래도 하얗던 머릿속이 먼지 하나 안 쌓인 백지 마냥 더 하얘졌다. 이젠 정말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진작에 알고 잘 그려줬으면 여기저기 자랑도 하고 다녔을텐데. 괜히 참교육이나 하겠다고 낙서해버렸으니 자랑은 커녕 욕만 먹게 생겼다. 이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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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사과라도 해보겠다고 휴대폰을 붙들고 있는데 도저히 뭐라고 해야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잠수를 타도 배불리 욕 먹을거고, 사과문을 써도 제대로 못 썼다고 욕을 먹을거다. 그냥 바빠서 못 그려준다고 했어야 하나. 무슨 방법을 써도 좋은 말을 듣기는 힘들 것 같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온다. 왜 나한테 초상화 신청을 해서...!!
📷✏ 저, 그... 초상화 그려드렸던 사람인데요.
"진짜 뭐라고 써... 사과를 받아주시긴 하겠지...?"
📷✏ 정말 전정국님일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그냥 철없는 팬의 장난이라고만 여겼는데...
사과 받아주시면 제가 진짜 이쁘게 그려드릴게요.
진짜 죄송합니다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할게요.
보시면 답장 주세요...
"나 어떡해... 미쳤지, 정말."
연예인이라 디엠이 비 오듯 쏟아질 것 같은데 답장 받으려면 오래 기다려야 하겠지. 그러게 왜 이 상황을 만들어서. 가끔 보면 난 정말로 멍청이 그 자체다. 굳이 본인이 본인 힘들 일을 만든다고.
일단 한숨 자고 일어나기로 했다. 머리가 돌아가려면 잠이 필수. 갓 전자레인지에 돌린 핫바처럼 뜨거워진 휴대폰을 내려놓고 침대에 몸을 눕혔다. 그리고 한가지만을 바라며 눈을 감았다. 자고 일어나면 모든 게 해결되어 있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