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회사는 부장의 불륜으로 떠들썩 하다.
있잖아요 정국씨, 소문 들었어요?
“네? 무슨 소문이요?”
아, 못 들으셨구나. 아니 글쎄 박부장이 아내가 있으시면서 우리 회사 직원 5명이랑 사귀었다더라고요?
“네?”
어휴 그 노인네가 이사님도 꼬시ㄹ,

“그게 무슨 헛소리예요.”
가만히 아메리카노를 쭈욱 들이키며 듣던 정국의 미간이 한순간에 구겨졌고 책상을 쾅 소리 나게 치고 일어났다.
어우, 놀래라. 왜 그래요?
“… 이사님은 안 넘어가셨죠?”
당연한 소리를! 이사님이 얼마나 현명하신데요. 지금 해고 시키시려는 중이라던데요?
“… 다행이네요.”
우리 이사님 시집 가시련지 몰라… 정상적인 남자랑 만나야될텐데.

“…”
아 맞다 정국씨, 오늘 퇴근 전까지만 업무 보고 서류 나한테 주면 돼요! 수고하세요!
“넵 수고하세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주임의 뒷모습을 빤히 쳐다보다가 등받이에 기대는 정국이다.
“주임님 말씀대로라면 부장이 꼬리쳤다…?”
“팀장님, 저 잠시만 이사님께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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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얘기 안 했어.”
- 다짜고짜 이사실 들어와서 무슨 말이야. 문은 또 어찌나 세게 여는지. 아 귀청 떨어질 뻔 했잖아.
“박부장이 진짜 너한테 들러붙었었어?”
- 치, 누가 알려줬대.

“주임님이.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내가 너 도와줄 수 있었잖아.”
- 네가 걱정할까봐 그랬지. 아아- 그러지 말고 다음부터는 얘기할게. 그러니까 나 소원이나 들어줘.
“뭘 잘했다고 소원을 들어달래. 어디 들어나 보자.”
- 나 회사에서 데이트 해보고 싶어!
“재밌겠네. 결혼하기 전에 하자. 이번주 주말에 할래?”
- 그래그래. 결혼하면 이런 풋풋한 감정이랑은 빠빠이잖아. 내심 섭섭해.
“난 그래도 너랑 같이 살 수 있으니까 좋은데?”
- 뭐, 그건 나도. 아 빨리 가서 일이나 하세요 전정국씨!
“네네-, 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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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도 일하러 온 기분이야.”
- 오히려 그러니까 좋지. 일하러 왔는데 데이트 하는 거니까 농땡이 피우는 기분 들어서 스릴있잖아!
“그건 또 무슨 논리래.”
- 탕비실 가자! 나 커피 마시고 싶어!
“저번처럼 또 손 데일 수 있으니까 내가 할게.”
- 나 사실 그때도 너인 거 알아챘었다?
“알아-. 내가 너를 모르겠어?”
- 헉. 소름.
“뭐가 소름은 소름이야. 커피나 마셔요 마누라야.”
- 얘가 갑자기 오글거리게 왜 이래!
“어차피 마누라는 맞잖아 법적으로-.”
- 몰라몰라. 내 사무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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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너랑 연애하기 전 까지는 주말에도 출근했었다?
“헐, 왜.”
- 외로웠었으니까-. 일에 미쳐있었지. 그래서 이사까지 된건데 뭘.
“내가 있어서 다행이네.”
- 당연하지.
“사랑해.”
- 나도.
암막커튼 사이로 조금 보이는 하늘은 붉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서 바람을 솔솔 불어왔다.
그 때문에 커튼은 멕아리 없이 흔들렸다.
그 사이에서 입을 맞추는 그들은-,
그 무엇보다 하찮아 보였지만,
그 누구보다 행복해보였고,
그 어느것 보다 아름다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