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끼릭,
" ...? "
쉬고 있는 도중, 창가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이 방은 2층이라 누군가 밖에 있을 수가 없다.
자객인가
세아는 단검을 꺼내 들었다. 그리곤 조심스레 커텐 뒤로 숨었다.
덜컥 -
창문이 열렸고, 아주 조심스러운 발걸음이 느껴졌다.
" 뭐야, 어디에... "

" 날 찾는 건가? "
" ...!! "
세아는 곧바로 자객의 뒤로 가 검을 자객의 목에 가져다 댔다. 그리곤 자객에게 물었다. 누가 이런 짓을 시켰는지 말이다.
" 그걸 내가 말할 거 같나, 마녀여? "
" 아직도 나를 그딴식으로 부르는 자가 있나 보지? "
" 네가 마녀라는 사실이 변하진 않잖아? "
세아의 심기를 건드렸고 세아의 손엔 힘이 들어갔다. 그러니 자객의 목에는 피가 조금씩 흐르고 있었다.
" 큿, 어서 죽여 보지 그래? "
자객은 세아를 떠보기 시작했다. 황궁에 들어온 첫날부터 자객이 들어오질 않나, 시체가 나와버리면 분명히 황제 귀까지 들어갈 게 분명하다
자객은 괜히 소란스러워질만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아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 내가 너 따위 하나 못 죽일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
" 마녀가 가주? 웃기지도 않는군. 그 잔혹하다는 카르나 가문에서 말야! "
잔혹하다라... 그래,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제국에 대공가는 하나 뿐이면, 공작가는 다섯이나 된다.
하지만, 대공가는 공작가 셋을 몰락 시켰다. 덕분에 대공가의 세력은 더욱더 높아져 갔고 귀족들은 대공가를 최대한 적으로 두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 내가 가주가 되는 것이 불만인 사람이 이런 짓을 시켰나 보지? "
" ...! "
자객이 당황해하자 세아는 입꼬리를 올렸다. 그리곤 자객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 마녀는 인간의 심장을 먹는다는 거 알아? "
" ...! 그건 가설이··· "
푹 -
" 가설이어야 될 거야. "
팍 - !
" 윽... "
단검은 자객의 심장 뚫었다. 세아가 검을 비틀어 뽑아 버리자 피가 쏟아져 흘렀다. 붉은 피는 세아의 드레스를 적셨다.
털썩 -

" 더러워. "
세아는 단검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는 거울로 자신의 모습을 살펴봤다. 피가 잔뜩 튀어서 꼴이 말이 아니었다.
딸랑딸랑 -
시체를 치워야 하기에 문앞을 지키고 있을 기사를 불렀다. 방안으로 들어온 기사는 세아의 모습과 바닥에 보이는 시체에 몹시 놀랐다.
" 자객이다. 죽였으니 처리하도록. "
" ...! ㄴ, 네! "
기사는 세아를 힐끔 쳐다보다 시체를 들어 올렸다. 그리곤 피로 범벅된 방을 치울 시녀를 안으로 들여보냈다.
" ㅊ, 치우도록 하겠습니다. "
세아는 시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욕실로 향해 씻었다.
또 언제 자객이 들지 모르니, 세아는 깊게 잠이 들 수 없었다. 신경을 잔뜩 곤두세우고는 눈을 감았다.

저벅저벅 -
여긴 어디지?

온통 나무로 빽빽한 숲, 내가 왜 멈추지 않고 걷고 있는지도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다.
그냥 몸이 끌리는 대로 걸어나가고 있다. 점점 깊은 곳으로 들어갈 때쯤,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키득키득
" ...? "
쟤야?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
" 누구냐! "
주위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꿋꿋하게 앞으로 걸어간 결과. 웬 오두막집이 보였다. 문은 저절로 열렸고 나는 안으로 들어갔다.
" 아무도 없는··· "
" 안녕? "
" ...!! "
갑자기 나타난 한 여인에 세아는 뒷걸음쳤다.
" 드디어 만났다. "
" 누구...시죠? "
" 내 정체가 뭐일 거 같은데? "
세아는 여인에게 느껴지는 힘과 자신이 느끼는 힘이 같다고 느껴졌다. 그렇다는 건...
" 마녀...? "
" 정답~~ "
" 말도 안 돼... "
마녀는 나 하나 뿐인 거 아니었나? 어째서 마녀가 살아 남아 있는 거지? 도망친 건가? 내 동족이... 있는 거야...?
" 많이 당황했나 보네. "
" ····· "
" 흠... 일단 자리에 앉을까? 할 얘기가 많아. "
세아는 찝찝했지만 그래도 자리에 앉았다.
" 잘 들어. 이야기가 길어질 거니까. "
...끄덕
극소수긴 하지만 마녀는 아직 살아있다. 몰래 제국에서 도망친 덕분이라고 한다. 살아남은 마녀들은 복수를 원했지만 힘이 턱 없이 부족하기에 고민을 하고 또 고민을 했다.
" 너,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는 알아? "
" 마녀들이 제국을 덮쳤기에... "
" 허! 황제 놈. 제국민들을 잘도 속여놨군! "
마녀의 피는 재생의 힘을 가지고 있다. 잘려나간 팔에 마녀의 피를 뿌리면 팔은 다시 자라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황제와 소수의 귀족들은 마녀 사냥을 해왔다.
마녀를 잡아 죽이고 피를 모조리 뽑았다. 이에 분노한 마녀들은 복수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복수는 실패했다. 마법사와 카르나 가문의 힘이 강했기 때문이지.
어면히 따지면 그들은 마녀의 약점을 알고 있었기에 간신히 마녀들을 죽여 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 죄송해요. "
" 음? "
" 인간들의 더러운 욕심 때문에 당신들의 삶을 망쳐버렸어요. 미안해요. 진심으로... "
" 아가, 네가 왜 사과를 하는지 모르겠어. "
" 난 그대들을 죽인 카르나니까. "
" ...그래, 너네 가문은 대단했어. 웬만한 마법사들 여럿을 상대하는 것보다는 너네가 훨씬 처리하기 힘들었기든. "
" 그런데 말야... 그 전쟁 일어났을 때는 네가 태어난 지도 얼마 되지 않았을 때야. 그 작고 어린 네가 무슨 죄가 있겠니. 그건 어른들의 문제인걸. "
" 하지만... "
" 네가 원하지는 않았겠지만... 이제 넌 우리의 동족인걸? 대마녀가 될 수 있는 너에겐 악감정 따윈 없단다. 오히려 미안하면 미안했지. "
" 어째서죠...? "
" 알고 있어. 네가 마녀라는 이유로 죽을 뻔 했다는 거. "
" ...! "
" 우리 탓이긴 해. 넌 태어나자마자 죽을 뻔 했지만 너의 어머니의 희생으로 살아났지. 다만 너에게 마녀의 피가 섞여버렸고, 인간이 아닌 삶을 살아야 돼. "
" 너를 이렇게 만든 그 어리석은 마녀 때문에 네가 힘들게 살아왔을 테지. "
세아는 아랫 입술을 꾹 깨물었다. 이전의 기억들이 고통스럽고 괴로웠던 기억이 대다수니까.
" 미안해. 하지만 너는 이제 우리가 지켜줄 거야. 그렇게 해주기로 약속 했거든. "
" 약속이요? "
"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다 말해줄 수는 없어. "
" 아... "
" 그래도 우리는 이제 자주 만날 수 있을 거야. 마녀는 서로 이어져있거든ㅎ "
" 오늘 내가 너를 부른 이유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야. "
" 하고 싶은 말...? "
" 네 편은 생각보다 많아. 그러니까 너무 독해질 필요는 없어. 너의 엄마는 네가 웃는 걸 보고 싶어 하거든. "
" ..... "
솔직히 보고 싶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 투정 한 번 부려보지 못했다. 손도 잡고 싶고 안겨서 잠에 들고도 싶다. 그 평범한 거 하나 못하고 있는 내가...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도 잃었다.
어떻게 보면 내 탓이다. 나만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면 우리 가족 만큼은 죽지 않았겠지. 정국이와 호석님 마저도...
너무 미안해서 독해지기 마음먹었다. 꿋꿋하게 살아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 ...울어도 돼. 참지 않아도 된단다. "
보고 싶어서... 빈자리가 너무나도 크게 느껴져서... 공허한 마음이 채워지지 않는다.
" 아가... 조금만 더 버텨. 네가 우리를 도우면 우리도 너에게 큰 보답을 해줄 터이니. "
이때까지만 해도 세아는 아무것도 몰랐다. 훗날 마녀의 보답이 너무나 커서... 너무나 고마워서 목 놓아 울어버릴 것이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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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헝헝?
손팅 부탁드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