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2ㅣ지옥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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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옥상으로 머리채를 잡혀 끌려갔고, 그 남자는 옥상에 다 올라와 나를 내팽겨치듯 머리채를 놓았다. 나는 그 힘에 의해 바닥에 주저 앉게 되었고, 그 남자를 쳐다보기 위해 고개를 들어올렸다.

“오~ 무서운데, 눈 그렇게 뜨니까.”
“갑자기 이게 뭐하는 짓이야?”
“전학생, 너무 당돌한 거 아니야?”
“첫 날부터… 아까 걔처럼 되고 싶어서 작정한 거지?”
“나야 고맙긴 해, 마침 걔도 재미 없어졌는데.”
“넌… 사람이 장난감이야?”
“흠… 언뜻 보면 그럴 수도 있겠네.”
“미쳤구나?”
“응, 좀 미친 것 같긴 해.”
그 남자는 혼자 호탕하게 웃고는 주머니에서 담배와 라이터를 꺼냈고,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저절로 인상을 찌푸렸다. 그 남자가 담배에 불을 붙이고, 연기를 불자마자 그 끔찍한 냄새가 코를 찔러 견딜 수 없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바로 일어나 옥상에서 나가려 했지만 또 다시 머리채가 잡혀 나갈 수 없이 가까이서 그 냄새를 맡아야 했다.
“어디 가, 쥐새끼 마냥 도망치는 거야?”
“이거 놔, 여기서 떨어져서 죽고 싶지 않으면.”
“오~ 나 협박하는 거야?”
“당돌의 끝을 보여주네, 우리 전학생.”
“전학 왔으니 자기소개 좀 해봐, 자꾸 전학생이라고 부르게 되네.”
“… 그냥 전학생이라고 불러, 너한테 이름 불리기 싫으니까.”
“자꾸 당돌 해지지 말라니까, 진짜 죽고 싶은 거야?”

“아니면, 죽고 싶어서 안달 났는데 내가 그걸 눈치 못 채는 건가.”
“그냥 고분고분 말 들어, 따박따박 대들지 말고.”
“뭐… 대드는 게 더 재밌긴 하지만.”
“네가 뭔데 내가 네 말에 복종해야 돼?”
“오~ 센데?”
“그래, 오늘은 이만 보내줄게.”
“내일도 아까 마주쳤던 그 골목으로 와, 알았지?”
“…”
그 남자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당당하게 행동했지만, 속으로는 무척 떨리고 무서웠다. 그 남자의 속마음은 도저히 알 수 없었고, 잘못했다가는 정말 저기에서 밀어버릴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음만 먹으면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그런 사람.
그 날 이후 내 인생에 지옥의 문이 열렸다. 그것도 아주 활짝, 수많은 악마들이 들어올 수 있게. 그 중 악마들의 수장은 정해져 있었지만, 그 작은 악마들도 나를 괴롭게 했다.
나는 언제쯤, 이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걸까. 그 날의 실수로 내 인생이 이렇게 바뀌는 게 맞는 걸까. 내가 대체 뭘 잘못한 걸까, 그에게. 그는 뭘 즐기는 걸까. 그는… 사람일까 악마일까.
내 생각에는, 악마다. 그것도 악마들의 수장. 내 인생 지옥의 문을 연 장본인, 작은 악마들을 들여보낸 장본인. 내 인생 최악의 사람이자 악마. 하지만 나는 그 끔찍한 악마를 하루도 빠짐없이 봐야한다.
그로 인해 내 모든 인생이 틀어졌다.
지옥의 문이 열린 그 시점부터, 내 인생은 하나 둘 망가져 갔고 내 계획에 하나 둘 차질이 생겨갔다.
모든 장소, 시간 전부 나에게는 지옥 그 자체였다.
그냥 내 인생은 지옥이었다, 내가 지옥에 빠져있었다. 지옥의 중점에는 그 남자가 있었고, 그 지옥 중점에 운 안 좋게 내가 떨어졌다.
지옥의 문이, 열려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