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 가짜

05ㅣ내가 죽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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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ㅣ내가 죽였어








“나 죽일 수 있어? 사람은… 죽여봤어?”

“못 죽일 것 같아?”

“응, 사람 죽이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서 말이야.”

“지금 사람도 안 다니고 우리 집 앞인데, 어때?”

“… 너 나 못 죽이잖아, 장난감이 사라져서.”

“너 말고도 내 장난감은 많아.”

나는 말하는 윤기를 쳐다보다 뭔가 생각나 윤기를 세게 밀치고는 문이 조금 열려 있는 윤기 집 안으로 들어갔다. 윤기는 넘어진 몸을 일으켜 바로 달려들어왔고, 집에 들어가자마자 눈에 띄는 액자를 들었다.

“야, 미쳤어?”

“응, 좀 미친 것 같아.”

나는 그 액자를 던지는 시늉을 했고, 윤기는 주춤하며 불안한 듯 동공이 흔들렸다. 나는 그런 윤기의 모습을 처음 봐 조금 놀랐지만 살짝 웃으며 그 액자 안에 있는 사진을 살펴보았다.

“… 민윤기가 두명이야.”

그 사진 속에는 민윤기로 보이는 사람이 두 명이 있었고, 그 가운데 어여쁜 중년의 여성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얼핏 보니 윤기의 부모님으로 보였고, 부모가 없다던 윤기의 말이 생각났다.

“부모님… 안 계신다며.”

“이제는 없어, 아빠라는 작자가 죽여서.”

“뭐?”

“아오, 뭘 그렇게 궁금해하냐.”

“궁금해, 여기 중에 너는 누구고 너랑 닮은 한 사람은 누구야?”

“알 거 없으니까 그거 내려놔.”

“아니, 안 알려주면 이거 깨트릴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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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깨지면 그 다음으로 깨지는 건 너다.”

“그러니까 이거 깨지기 전에 알려주면 되잖아.”

“아오, 형이야. 됐냐?”

“그럼 형은 어디 가고 너만 여기에 살아?”

“… 죽었어, 형도.”

“뭐? 왜?”

“내가 죽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