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애보 주의보!
글쓴이: 난새
2화. 우연은 인연, 결국 필연
"나 정국이야, 무슨 일 있ㅇ······."
쾅-!
어릴 때의 내가 기억이 나지 않았다. 19살의 아름답고 10대의 마지막이었던 그때 나는 교통사고를 당했으니까. 그 후유증으로 10대의 기억들은 모조리 사라져버렸고 어쩌다 한 번씩 꿈속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밤이 되면 항상 누군가 그리운 듯 눈물을 흘리며 '수연'이라는 이름의 여자를 불러대었다.
내가 19살에 처음 쓴 자작곡, '유포리아 (Euphoria)'와 그녀에게 불러주며 고백한 기억만 생생할 뿐. 다른 건 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목소리가 똑같은 것 같기도 하고···."
차근차근 생각을 하다 어느새 그녀의 인터뷰까지 봐버렸다. 인터뷰를 보니 제목과 계기 또한 그와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대본 리딩까지 어느 정도 진행했지만 그녀와의 인사는 간단한 목례 정도였으며 조용히 감독의 옆에 앉아 연기를 감상하고만 있었기에.
"···내일이 바로 촬영인데, 뭐 걱정되는 건 없어?"
매니저 형의 물음에 정국은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답했다.

"걱정되긴, 오히려 설레지."
꽃다발이라도 드려야 하나, 한 작가님께-?
* * *
"컷-!"
'컷' 소리만이 난무하는 촬영장에서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전정국이 나타날 차례가 다가왔다. 모두 그의 연기를 볼 생각에 신난 듯한 표정이었고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나의 드라마 대본 실제 모델이 전정국인데, 이 배우의 이름도 전정국이라니.
"우리, 잠깐 밖으로 나갈까?"
"너 시끄러운 거 별로 안 좋아하잖아."
컷, 오케이-! 감독님은 오케이 사인을 보내왔고 나는 얼굴이 조금 찌푸려졌다. 내가 쓴 대본대로의 진행이 흘러가지 않았기 때문에 의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사라졌고 전부터 이 감독님의 평판이 좋지 않아 신경이 쓰였다.
그럼에도 이 대사를 가지고 겨우 이런 일에 트집을 잡고 눈살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남들에게 보일 바엔 차라리 나 혼자 모르는 체하는 게 더 나았다.

"한 작가님, 안녕하세요."
그 순간 나는 저절로, 고개를 숙이게 되었다.
그 동명이인의 전정국이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