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애보 주의보!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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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애보 주의보!

글쓴이: 난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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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연애하자." 

"······진심이야, 전정국?" 

진심인지 이유 모를 열아홉의 그 아이는, 쓸어넘긴 머리카락을 다시 정리해 주며 내게 툭-. 내뱉었고 그 툭 내뱉어 전한 말은 나에게 아찔한 진자운동을 하게 했다.

일절 말이 없었던 맨 뒷자리의 전정국은 내게 말을 걸더니 성격이 180도 변한 채로 안 하던 오글거리는 말들과 행동들을 하며 결국, 나에게 고백을 했다.

쿵쿵 뛰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킨 채, 나는 거절했다

그 이유는 나 또한 잘 모른다. 지금 와서 보면 참 안타까웠고 아쉬웠다. 날씨가 안 좋아서였을까, 날이 안 좋아서? 하긴, 그때 유난히 하늘은 참 어두웠고 추적추적-. 비도 내리었지.



* * *



몇 년이 지난 후, 지금 난 난처한 상황에 처해있었다. 

이 모든 사건의 발단은 일주일 전, 그때였다. 전정국이 가수, 아티스트가 아닌 배우로 전향했을 때였다. 그때의 난 드라마 작가였고 자전적인 나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였으나 동료 작가들이 로맨스를 추가하라고 부추겨 결국, 로맨스를 살짝 첨가한 드라마였다. 

"······아니, 그럼 말을 해줬어야죠. 내 대본을 조금 수정해 줬으면 좋겠다고!" 

이때부터였다. 내가 쓴 드라마 '유포리아'에 전정국이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서 3일 밤을 새웠는데···. 1화 때부터 지금까지 감독은 나의 대본을 계속 수정하고 수정하고. 

나중엔 다른 작가님까지 섭외하여 대본을 전체 수정하는데 이르렀으니. 화가 머리끝까지 절정에 오른 나는 촬영 중인 현장으로 달려가 한 소리 하려고 했다. 

"찍지 마세요, 이거 제가 쓴 대본 아니니까." 

"한 작가, 이 시간에 여긴 왜···." 

송교해 감독은 뭔가 찔리는 게 있는지 한수연 작가가 현장으로 오자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조금 더듬었고 그런 송 감독의 모습에 수연은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어딜 뜯어고치면 좋겠는지 저한테 말씀해 주시면 될 일인데 왜 다른 작가님까지······." 

"한 작가, 아니 한수연 씨! 당신 대본대로 찍으면 지금 시청률의 반의 반도 안 될 거야." 

"뜯어고치니까 좀 나아진 거지." 

송 감독이 되레 수연에게 소리치며 말을 하니 수연은 그야말로 어이 상실. 이성을 뚝-. 끊은 지 오래였으나 보는 사람이 많은지라 억지로 꾹꾹 눌러 담고 있었다. 

"제가 쓴 대로 해도 시청률 잘 나와요, 잘 나온다고." 

손이 빨갛게 변할 정도로 꽉 잡았다가 다시 펴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럼 지금 물어보자, 여기 한 작가 대본대로 쓰면 지금보다 시청률 잘 나올 것 같다-. 손?" 

몇 분간 정적이 계속되었고 그런 스태프들의 모습에 수연은 경악을 금치 못했으며 당황해 정말 아무도 없냐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며 얼굴이 빨갛게 변할 것 같아 입술을 꽉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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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저 있는데요." 

누군가 손을 들어 동그랗게 떴던 눈을 손을 든 상대에게로 두어 누구인지 살폈다. 

"전, 정국?" 

'전정국'이라는 이름의 남자는 한 시대를 풍미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유명한 가수, 아티스트이자 배우였다. 모두가 손을 든 전정국에게로 일제히 시선을 모았고 나 또한, 고개를 들어 그를 똑바로 응시했다. 

전정국···. 이름을 곱씹어 보니 고등학생 때 그의 동명이인이 생각났다. 내 고등학교 시절 나를 지켜주었던 용감하고도 무모했던 아이였는데. 

구해주고 나를 구원해 주었던, 찬란하고도 아팠던 나의 시절에 기꺼이 들어와준 한 남자, 

그의 이름 또한 전정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