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빠른 사랑

3화

Gravatar눈치 빠른 사랑
written by in시민



  법칙 1. 눈치가 빠른 사람은 눈치가 빠른 사람을 알아본다.





나는 최범규를 알아봤다. 그럼 최범규는? 최범규는 나를 알아봤을까? 내 답은 “ 아니다 ” 이다. 왜? 라고 물어본다면 질문을 바꿔보겠다. 최범규가 설여주의 존재를 알고 있을까?에 대한 나의 답은 “ 글쎄 ” 이다. 최범규가 워낙 유명하기에 내가 최범규의 존재를 알고 그가 동족임을 알아봤을 뿐, 우리는 아무런 접점이 없다. 나는 최범규에게 그냥 ’ 최수빈 친구 ‘ 일 뿐.


원채영은 교수님이 들어오시기 정확히 1분 47초 전에 동기 하나를 달랑달랑 달고 돌아왔다. 손에 커피가 들려있는걸 보니 카페를 갔다왔나보다.



교수님은 그렇게 극악무도하지 않았다. 하필이면 월요일 1교시 부터 한교수라 걱정했는데, 다행히 40분 정도의 간단한 오티 후 수업을 마쳤다. 한교수도 개강 첫 날엔 어쩔 수 없나보다. 과실에 들리자는 최수빈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노트북을 파우치에 넣고 있을 때, 


“ 수업은 이 정도로 마무리 하고 목요일 까지 조별과제 함께 할 조원 짜오세요. 한 조당 여섯 명 정도로. ”

씨발. 취소. 저 극악무도한 새끼. 좋던 기분이 팍 식었다. 들떠있던 강의실 분위기가 교수님 말 한마디에 팍 식어버렸다. 곳곳에서 들리는 한숨소리가 내  심경을 대변했달까. 그렇게 한교수는 분위기를 싸하게 만든 후 퇴장했다. 분위기 쌉창내기 대회가 있다면 한교수님은 무조건 금메달 달고 올것이다.


“ 창글 수업이 3교시인데 수업이 빨리 끝나서 시간이 떠버렸네.. 과실에서 나랑 시간 좀 보내주라 ”


나랑 최수빈은 오늘 더 이상 강의가 없지만 원채영은 아니였다. 저번 학기에 같이 들었던 교양 수업을 재수 강해야 하는 탓이였다. 한 사간 정도야 조별 과제에 대해 생각해보면 금방 지나갈 것 같아 알겠다고 대답했다. 뒤에서 나를 째려보는 수빈공주님의 눈빛이 느껴지긴 했다만 눈치 빠른 공주님의 부탁을 안들어주면 어떻게 더 귀찮아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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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과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최수빈은 테이블 위에 짐을 던져놓고 학생회 업무인지 사물함을 뒤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최수빈의 짐을 시작으로 일렬로 나란히 앉았다. 또 가운데 자리는 내 차지였다. 

카톡 - 우리 셋 핸드폰에 동시에 알림이 울렸다.


[ 금일 18:00 언홍과 개강 총회 - 싱싱포차 ]

빌어먹을, 오늘이 개강 총회인걸 까먹고 있었다.
누가 잡았는지 날짜 한 번 더럽게 잡았다. 개강 첫 날부터 개강 총회라니 끔찍하다. 존나게 끔찍하다. 최수빈은 내 눈치를 한 번 보더니 한 마디를 했다.

“ 같이 가줄거지..? ”

기 죽어있는 최수빈을 째려보자 흠칫 놀랐다.
만약 최수빈이 강아지였다면 귀가 축 쳐져있을게 분명했다. 근데 토끼상이니까 토끼로 치자


“ 뭔 개강날 개총이야 날짜 잡는 싸가지가 없어도 이렇게 없을줄은 ”

고작 팀원 나부랭이인 최수빈에게 온갖 불만을 쏟아부웠다. 그런데 시무룩한 표정으로 내 말을 들으며 아래로 행해있던 최수빈의 시선이 내 뒤통수 건너편으로 향했다. 뭔가 이상함에 말을 멈추고 최수빈의 시선을 따라가다 과실 문 앞에 있는 최연준과 최범규를 보고 멈췄다. 씨발. 큰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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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23:00에 3.5편으로 오겠습니다. 이번 3화는 조금 짧게 썼어요 3.5편의 이어지는 내용으로 돌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