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빠른 사랑written by in시민
교수님은 그렇게 극악무도하지 않았다. 하필이면 월요일 1교시 부터 한교수라 걱정했는데, 다행히 40분 정도의 간단한 오티 후 수업을 마쳤다. 한교수도 개강 첫 날엔 어쩔 수 없나보다. 과실에 들리자는 최수빈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노트북을 파우치에 넣고 있을 때,
“ 수업은 이 정도로 마무리 하고 목요일 까지 조별과제 함께 할 조원 짜오세요. 한 조당 여섯 명 정도로. ”
“ 창글 수업이 3교시인데 수업이 빨리 끝나서 시간이 떠버렸네.. 과실에서 나랑 시간 좀 보내주라 ”
나랑 최수빈은 오늘 더 이상 강의가 없지만 원채영은 아니였다. 저번 학기에 같이 들었던 교양 수업을 재수 강해야 하는 탓이였다. 한 사간 정도야 조별 과제에 대해 생각해보면 금방 지나갈 것 같아 알겠다고 대답했다. 뒤에서 나를 째려보는 수빈공주님의 눈빛이 느껴지긴 했다만 눈치 빠른 공주님의 부탁을 안들어주면 어떻게 더 귀찮아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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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과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최수빈은 테이블 위에 짐을 던져놓고 학생회 업무인지 사물함을 뒤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최수빈의 짐을 시작으로 일렬로 나란히 앉았다. 또 가운데 자리는 내 차지였다.
카톡 - 우리 셋 핸드폰에 동시에 알림이 울렸다.
[ 금일 18:00 언홍과 개강 총회 - 싱싱포차 ]
빌어먹을, 오늘이 개강 총회인걸 까먹고 있었다.
누가 잡았는지 날짜 한 번 더럽게 잡았다. 개강 첫 날부터 개강 총회라니 끔찍하다. 존나게 끔찍하다. 최수빈은 내 눈치를 한 번 보더니 한 마디를 했다.
“ 같이 가줄거지..? ”
기 죽어있는 최수빈을 째려보자 흠칫 놀랐다.
만약 최수빈이 강아지였다면 귀가 축 쳐져있을게 분명했다. 근데 토끼상이니까 토끼로 치자
“ 뭔 개강날 개총이야 날짜 잡는 싸가지가 없어도 이렇게 없을줄은 ”
고작 팀원 나부랭이인 최수빈에게 온갖 불만을 쏟아부웠다. 그런데 시무룩한 표정으로 내 말을 들으며 아래로 행해있던 최수빈의 시선이 내 뒤통수 건너편으로 향했다. 뭔가 이상함에 말을 멈추고 최수빈의 시선을 따라가다 과실 문 앞에 있는 최연준과 최범규를 보고 멈췄다. 씨발. 큰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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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23:00에 3.5편으로 오겠습니다. 이번 3화는 조금 짧게 썼어요 3.5편의 이어지는 내용으로 돌아올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