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도자 님과 나 사이엔 어색함만 맴돌았다.
당연한 현상이었다.
왜냐면 우린 처음 본 사이인데다 나는 낯도 많이 가리는 데 이 " 저승 " 이라는 곳도 처음이니까.
" 어.. 그럼 일단 숙소부터 구할까요? "
많이 어색했던건지, 인도자 님께서 그런 분위기를 못 견디셨던 건지 숙소를 구하자고 말을 꺼내셨다.
" 여기도 부동산 같은 게 있어요? "
" 하하하 그럼 없는 줄 알았어요? "
" 권은비 님 같은 요즘의 영혼들이 어색해할까봐 요즘은 저승도 이승처럼 꾸미고 있어요 "
" 하지만 오히려 저승이 이승보다 나은 기술을 갖고있죠 "
" 와아.. "
" 그럼 어디로 가야해요? "
" 일단 그냥 돌아다니다가 맘에 드는 곳으로 가면 되요 "
" 집이 많은 중심 구역으로 갈까요? "
" 네! "
그냥 돌아다니다 들어가면 된다니,
인도자 님 말처럼 저승이 이승보다 나은 기술을 가진 걸까
" 그... 인도자 님 "
" 네? "
" 존대 안 불편하세요..? "
" 혹시 몇 살 이신지.. "
" 아.. 보통의 인도자들은 아주 오래전의 영혼입니다 "
" 그래서 나이 세는 걸 포기한 분들이 많죠ㅋㅋ "
" 아하.. "
" 저는 올해 한 818살..? 정도 된 것 같네요 "
" 히익... 1200년생이시구나.. "
" 네ㅎ "
" 그.. 죽으면 이제 나이가 더이상 안 드는 거죠? "
" 네. 갑자기 왜요..? "
" 인도자 님 굉장히 어려보이셔서.. "
" 아..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ㅋㅋ "
" ..? 왜.. 웃으세요? "
" 킄...ㅋㅋㅋㅋ 너무 귀여우셔서요..ㅋㅋ "
" 어...에? 제가요? "
" 네ㅋㅋ "
" ㄱ..감사합니다..ㅎ "
" 어려보이는 건 당연하겠죠.. 저 아마 25살에 죽었으니까 "
" 아.. 저는 24살이예요!!ㅎㅎ "
" 그럼 나이차 거의 안 나는 셈이네요 "
" 반말할까요, 우리 "
" 인도자 님께서 편하신대로..ㅎ "
" 그럼 반말해요ㅎ "
" 그냥 은비라고 부를께 "
" 엉 아, 그럼 난 뭐라고 불러..? "
" 나 이름 ' 옹성우 ' 거든? "
" 그니까 성우오빠라고 불러 "
" 알았어, 성우 오빠! "
그렇게 인도자 님 아니, 성우오빠와 얘기하다보니 우리는 어느새 ' 중심 구역 ' 이라는 곳에 와있었다.
" 와!! 저 건물 진짜 이쁘다 "
나는 굉장히 예쁜 인테리어를 한 건물을 가리키며 신이 난 듯 말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내 소원이 바로 인테리어가 아주 예쁘게 된 집에서 사는 거였으니까.
" ㅋㅋㅋㅋ 그럼 저기 갈까? "
" 엉!! "
철컥 !
아니나다를까, 사람.. 아니 영혼을 홀리는 외벽만큼 집 안 또한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들로 넘쳐났다.
" 오... 여기 이쁘네 "
성우오빠도 은근 맘에 든 듯 했다.
" 우리 여기 숙소로 하면 안돼? "
" 그러자, 그럼 "
" 히히, 고마워! "
성우오빠는 허공에 손바닥을 펴 휘둘렀고,
그와 동시에 한 파란 창이 떠올랐다.
마치, SF영화에나 나올 법한 모습이었다.
나는 그렇게 오빠가 숙소를 구매계약하는 모습을 신기한 듯 쳐다보고 있었다.
"...?"
내 시선이 느껴졌던 건지, 계약이 거의 끝난 오빠는 날 쳐다보더니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 ㅇ..아냐! 신기해서..ㅎ "
" 아아 "
성우오빠는 내가 해명(?)한 후에야 이해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피식 - 하고 웃어보였다.
" 계약 끝 - !!!! "
숙소를 계약한 오빠는 " 계약 끝 " 이라는 말을 우렁차게 외치며 날 보곤 웃어보였다.
마치, ' 나 잘했지 ' 하는 것처럼.
" ㅋㅋㅋ 잘했어 "
내가 세 글자를 내뱉자, 오빠는 만족한다는 듯 고개를 위아래로 크게 흔들어냈다.
" ....아 "
갑자기 오빠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뱉는 말이,
" 완전 졸리다 "
너무 예상 외의 말이라 조금 당황하기도 잠시,
전혀 매칭되지 않는 말과 표정에 나는 결국 웃음이 터져버렸다
" 푸흐 - "
아무리 이승과 비슷해도 저승은 저승인지라,
조금 긴장한 상태이던 나는 오빠의 재밌는 행동에 긴장이
풀리고 조금은 편안해진 것 같다.
" 오빠 은근 웃긴 것 같애..ㅋㅋ "
" 내가 노잼을 싫어해 훗 "
" ㅋㅋㅋㅋ "
" 은비야 우리 자자 "
" 이렇게 밝은데? "
" 시계 봐봐 "
시계가 걸려있던 한 쪽 벽면을 향해 시선을 돌린 나는,
순간 혼란스러웠다.
벽에는 2가지 시계가 걸려있었는데,
하나는 1부터 24까지 적힌 원형 시계였고
다른 하나는 전자 시계였는데
둘 다 22시 3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 어라..? "
" 저승은 해가 지지 않아 "
" 그래서 거의 모든 숙소에 암막커튼이 있어 "
" 아아.. "
" 자자아.. 응? "
" 나 엄청 졸리단 말야.. "
" 저승에 대해선 내일 알려줄게 "
" 아아 알았어 자자 "
저승도 마냥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이승보다 더 나은 것 같기도.
그리고 나의 인도자, 성우오빠는 참 좋은 분인 것 같다.
처음부터 좋은 사람(영혼인가..?)과 함께하니 예감이 좋았다.
앞으로의 저승 생활이 기대되는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