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솔라언니와 성우오빠간의 눈빛교환이, 그것을 만들어낸 하늘의 반짝였던 물체가 너무 신경쓰였다.
덕분에 이것저것 사는 내내 언니나 오빠 또는 휘인이가 의견을 물을 때면 멍한 채로 " 상관없다 "는 말만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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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 "
" ㅇ.......ㄴㅣ...... "
(휘인) " 언니!! "
(은비) " ㅇ..응!?!? "
(휘인) " 언니 진짜 아까부터 왜그래? "
" 자꾸 멍 때리고 불러도 못 듣고. "
" 무슨 일 있었어? "
.....아 또 멍 때렸나보다.
(은비) " 아냐ㅎ 좀 생각할게 있어서 그래 "
(휘인) " 무슨 일 생긴 건 아니지? "
(은비) " 응ㅎㅎ 아냐 "
(휘인) " 그럼 다행이구.. "
진짜 뭐였을까, 그 빛.
아주 짧은 순간 밝게 빛났다 사라진 그 빛.
그 빛의 원천은 무엇이고 성우오빠와 솔라언니는 어떤 관련이 있는걸까.
그저 순간에 본 수상한 빛일 뿐인데, 내 머릿속을 지배했다.
그렇게 다시 생각에 잠기며 앞서가는 그림자를 따라 걷다보니,
어느새 우리 숙소 앞에 다다라 있었다.
(성우) " 으 가을 저녁쯤 되니까 쌀쌀해지네 "
(솔라) " 빨리 들어가면 돼 "
" 그니까 빨리 문 열어 "
(성우) " .....눼에 ㅡㅅ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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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 " 언니가 저녁 차릴테니까 둘이 잠잘 자리 정리해줘 "
" 옹성우는 나랑 같이 저녁 만들자 "
(성우) " ??? 자고 가? "
(솔라) " ㅇㅇ "
(성우) " 아...알았어 "
(휘인) " 나 은비 언니랑 같은 방 쓸래 "
(은비) " 그래ㅎㅎ "
" 언니 오빠 둘이 같은 방 써도 괜찮아? "
(성우) " 으...안 고ㅐ... "
(솔라) " 볼 장 다 본 사이라 상관없어 "
(성우) " 보긴 뭘 다 봐!!!! 애들 오해해!!!!! "
(솔라) " 이 아이들은 너처럼 때 타지 않았어 "
" 저 맑은 눈빛들을 봐 "
(은비,휘인) " ....? ㅇㅅㅇ "
(성우) " ......크흠 // "
(솔라) " 상관 없잖아, 그치? "
(성우) " ㄴ..네에 "
(휘인) " 헤헤 그럼 가서 자리 정리하장!! "
(은비) " 구래구래!! "
(성우) " ......누나 나 인생 헛 살은 건 아니겠지? "
(솔라) " ....괜찮아 우리 나이면 그럴만해 "
" 나도 니 말 뜻 이해했잖아.... "
(성우) " 하하...저 맑은 영혼들을 보니 좀 자괴감 드네 "
" 나 너무 때 탔나봐 "
" 다 나같은 줄 알았는데 저렇게 순수한 애들도 있었구나 "
(솔라) " 여기 계신 *새벽분들 중에서도 순수한 분 있으실껄 "
" 조용히하고 저녁이나 차리자 "
[(*새벽 : 밤작가의 독자분들 애칭
(성우) " 하하하... 그래... "
한편, 은비와 휘인이는....
(휘인) " 언니 언니 방 어디양? "
(은비) " 여기!ㅎㅎ 들어와 "
(휘인) " 어 침대가 좁구나 "
(은비) " 내가 바닥에서 자면 돼 괜찮아 "
(휘인) " 히익 어떻게 그래!! "
" 안돼안돼 그래도 내가 바닥에서 자야지 "
(은비) " 난 앞으로 침대에서 잘 일 많아ㅎㅎ "
" 그니까 휘인이가 침대에서 자, 알았지? "
(휘인) " 네에..... "
(은비) " 그럼 이불은 거실 이불장에 있으니까 "
" 내가 갖고올게, 그동안 저 빗자루로 바닥 좀 쓸어줄래? "
(휘인) " 알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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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 " 빨리 이불 옮기고 바닥 쓰는 거 도와야지ㅎㅎ "
나는 휘인이에게 일을 덜 시키려고 부리나케 거실을 향해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거실로 들어서는 순간, 들리는 솔라언니와 성우오빠의 말소리.
빨리 가지 말껄,
거기서 멈추지 말껄,
그냥 아무 생각 말고 이불만 옮길껄,
이어폰이라도 끼고 있을껄,
그 둘의 말소리, 그 안에 담긴 이야기. 들어버렸다.
(성우) " {조곤조곤} 그래서 누나 언제 말할거야? "
(솔라) " {조곤조곤} 뭘? "
(성우) " 아니... 그거.. 있잖아 "
(솔라) " 그거가 뭔데 "
(성우) " 그.....{눈치} 누나가 영혼 소멸시켰던 거. "
가슴이, 쿵 - 하고 내려앉았다.
듣지 않는 게 좋았을 것이었다.
굳이 들어야 했을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듣지 말아야 했었다.
(솔라) " ........ "
(성우) " 오늘 은비가 볼 뻔했어, ' 추격자 '들.. "
" 금방 사라져서 다행이지... "
" 이대로 가다간 들켜, 언젠가는 말해야 해 "
(솔라) " .....알아, 나도. "
" 애들이랑 좀 더 가까워지면.. 그때 말할거야 "
(성우) " 가까워지면.... 그만큼 배신감도 클 수 있어 "
" 나니까 남아있지, 다 떠났잖아.. "
" 소원이도, 엄지도, 예리도, 성운이 형도, 지훈이도.. "
(솔라) " ....그 얘긴 꺼내지 마.. "
" 떠날 가능성 높단 거 아는데, "
" 조금이라도 더 오래 함께이고 싶어 "
" 너도 느끼잖아, 정말 오랜만에.... "
" 사람같은 사람을 만났다는 거 "
(성우) " ....느끼지.. "
" 그치만.... "
(솔라) " 어짜피 벌 받는 건 나잖아ㅎ "
" 걱정 안 해도 돼 "
" 그냥, 애들이랑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게 해줘 "
(성우) " ........응.. "
" 그래도, 언젠가는 꼭 말해야 해 "
(솔라) " 알았다니까ㅎㅎ.. "
혼란스러웠다.
내 머릿속을 맴도는 카오스를 잠재우고 애써 정리를 해보자.
그러니까,
솔라언니는 왠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영혼을 소멸시켰고,
성우오빠가 알려줬듯 언니도 소멸되는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왜인지 아직까지 처벌받지 않았고, 아까 봤던 빛.. 즉,
' 추격자 '라는 영혼들에게 쫓기고 있고, 우리에겐 숨기고 있다는 건데..
왜일까.
왜 영혼을 소멸시켰고,
왜 처벌을 받지 않고 쫓기고 있고,
왜 휘인이와 나에게 숨기고 있는걸까
어쨌든 성우오빠와 솔라언니는 나와 휘인이에게 어떤 사건을 숨기고 있는 중이다.
그러니 들은 티 내지 말고 이불만 갖고 들어가야겠다는 게
나의 그 순간의 최종 판단이자 결론이었다.
(은비) " 흥흥흥~~ "
일부러 못 들은 듯 콧노래를 부르며 거실로 들어섰다.
솔라언니와 성우오빠는 갑자기 들린 콧노래에 내 쪽을 바라보았고 둘은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나는 보란듯이 그들을 보며 왜 그러냐는 듯 싱긋 웃으며 어깨를 들썩였고 둘은 그제서야 조금 안심한 듯 보였다.
(성우) " 뭐 가지러 왔어? "
(은비) " 응? 아, 이불ㅎㅎ "
(성우) " 아아.. 혹시... "
(은비) " 응? "
(성우) " 뭐 들은 거 있어? "
다 알고 보니 성우오빠 은근 못 숨긴다.
이런 거 물어보면 더 티나는데..ㅋㅋ
(은비) " ?? 뭘 들어? "
(성우) " 아...아냐 "
(솔라) " 기분 좋아? "
(은비) " 응!!ㅎㅎ "
" 언니가 해준 저녁 먹을 거라서 기분 좋고 "
" 휘인이랑 같이 자고 같이 청소하고 그래서 좋고 "
" 그냥 우리 넷이 함께여서 좋아ㅎㅎ "
(솔라) " ....ㅎㅎ "
언니는 울컥한건지 조금 떨리는 입술로 웃어보였다.
(솔라) " 말도 참.. 외모 닮아서 이쁘게 하네ㅎㅎ "
(은비) " 헤헤..// 이쁜 건 언니가 더 이쁘지 "
(솔라) " ㅋㅋ..아냐 "
" 휘인이 기다리겠다 얼른 올라가 "
(은비) " 아 맞다 "
....진짜로 까먹고 있었어..
휘인이 혼자 방청소 다 한 거 아냐? 어떡해..
(은비) " 나 올라가!!!!!! "
[쿠당탕탕탕!!!]
나는 급한 마음에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방으로 달려갔다.
(솔라) " ...진짜 이번엔 너무.. "
" 버려지기 싫어.. 남겨지기 싫어.. "
" 항상 싫었지만, 저렇게 좋은 사람들에게 버려진다면, "
"진짜 너무 고통스러울 것 같아 "
(성우) " .....하아.. "
" 누나 말대로, 진짜 오랜만에 "
" 사람같은 사람을 만났는데.... "
" ....지금은 신경쓰지 말자.. "
(솔라) " ......응 "
※비하인드 : 은비가 성우와 솔라의 대화를 들을 때,
휘인의 상황
스윽.. 스윽...
(휘인) " .....이불 못 찾았나? "
" 왤케 안 와.... "
" 이러다 방에서 빛이 나겠네.. "
은비가 올 때까지 쓸고 닦고를 반복했던 휘인이었다......
@밤작가 : 그동안 소재가 떠오르지 않아
이렇게 늦게 찾아뵙게 되었네요..
기다려주신 새벽 님들 너무 감사하고
오랫동안 찾아뵙지 못해 죄송합니다..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