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모르는 관계

2화 당신이 모르는 관계

"여자친구...? 난 그런 거 없어?"
그라바타
동민은 어리둥절한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머릿속은 여주인공의 말로 가득 차, 떠들썩했던 졸업식 분위기조차 무색할 정도였다.

'한동민에게 여자친구가 생겼어요!'

도대체 무슨 말씀이세요? 갑자기 왜 그런 말씀을 하신 거예요?

그는 여주인공이 있던 곳을 다시 돌아보았지만, 그녀는 이미 친구들과 함께 사라져 있었다. 가슴이 이상하게 답답했다.

며칠 후, 동민은 마침내 여주를 찾아갔다. 머릿속이 복잡해질수록 그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는 답을 직접 듣고 싶었다.

"부인."
그라바타
어느 주말 저녁, 여주는 집 앞 편의점에서 물건을 고르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에 놀라 돌아섰다.

"형님? 여기서 뭐 하세요?"


"당신과 얘기하고 싶어요."


여주인공은 약간 당황한 듯 보였지만, 동민의 진지한 표정을 보고는 조용히 계산을 마치고 그를 따라 나갔다. 두 사람은 근처 벤치에 나란히 앉았다. 가로등 불빛 아래 동민이 입을 열었다.

"그날 왜 그런 짓을 했니?"

"그날...? 아, 여자친구 있다고 했잖아? 친구들이 자꾸 잔소리를 하더라. 너 인기 많잖아? 그냥 사람들이 너 때문에 떠드는 게 싫어서 그냥 지어낸 이야기였어."



"그게 당신이 말한 전부였나요?"

"그래서요? 그냥 웃어넘길 수도 있었는데,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거 아니에요?"


동민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쩐지 여주인공의 태도가 평소와 달랐다. 뭔가 숨기고 있는 것 같았다.

"그건 웃어넘길 일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왜?"

"왜냐하면..."

동민은 한숨을 쉬며 말을 멈췄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진실을 말해야 할까?

그때 여주의 전화가 울렸다. 화면에 뜬 이름이 동민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명재현'

여주인공은 순간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급히 휴대폰을 뒤집으려 했지만, 동민은 이미 그것을 보았다.

"이 사람은 누구야?"
그라바타
"그냥... 친구일 뿐이에요."



하지만 그녀의 시선은 흔들렸다. 동민은 쉽게 굴복하지 않았다.

"솔직하세요."

"...실제로 저는 재현 오빠랑 사귀었어요."

동민의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예상치 못한 폭탄 발언이었다.

"무엇...?"

"하지만 우리는 헤어졌어요. 얼마 전에요."


동민은 숨을 헉 들이켰다. 그는 그녀가 왜 연락을 피했는지, 왜 이상하게 행동했는지 이해했다. 하지만 더 충격적인 것은…

'당신은 나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어요'


"왜 말해주지 않았어요?"

"그냥...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정말...?" 동민이 씁쓸하게 웃었다. "내가 너한테 그런 사람인가? 너한테 말 걸 필요 없는 사람인가?"

"김여주."
그라바타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단호했다.

"나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누구와 사귀고 누구와 헤어지는지 더 신경 써요."



여주인공은 그 말에 움찔했다. 가슴이 쿵쾅거렸다. 이... 기분은 대체 뭐지?

그리고 그 순간, 동민은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감정은 분명 단순한 가족관계와 같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