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모음ZIP》

리답하라 이대휘 🦦 《leap mon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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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오자마자 나는 월계수 나무를 등받이 삼아 주르륵 미끄러져 내려왔다.

그녀를 닮은 아이....

내가 그 아이를 싫어할리 없었다.


내게 더이상 마음이 남아있지 않다해도 나는 그녀를 가족으로써 사랑했으니깐.


12시를 알리는 듯 나무가 살랑거렸다.

기상이변이 없는 이곳에 나무가 바람을 타듯 움직이는 이유는 딱하나밖에 없었으니깐.


나는 부스스 일어나 비틀거리며 인간세계로 떠났다





.

.

.





''오빠다!''




나오자 마자 잔뜩 웅크려있던 아이가 벌떡 일어나서 나에게 다가왔다.

솔직히 많이 놀랐다.

그 아이가 너무 어렸을때 나를 봐서 기억을 못할까봐 걱정했는데.....

아주 잘 기억하는거 같았다




''나 기억해요?''

''응! 당연하죠''




그 아이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답했다




''오빠는 이름이 뭐야?''

''이대휘''

''이대휘....''




그 아이는 내 이름을 중얼거리다가 휙 올려다보며 말했다




''나이는?''

''21''

''나랑 12살차이나네''

''아마 너가 13살이 되어도 난 21살일거야''

''어?''

''난, 인간이 아니거든''

''그럼....사이렌이야?''

''뭐?''

''마을 사람들이 하는말 들었어. 사이렌이 산다고''




우리에 대해 모르는걸 알았지만.... 이렇게 모르다니...

나는 한숨을 푹 내쉬고 말했다




''사이렌이 아니야''

''그럼?''

''엘프야, 나는''

''요정?''

''응. 요정''

''이 숲을 지키는 요정님이야?''

''아니 난 이 숲을 지키지 않아''

''그럼?''

''인간세계와 엘프세계를 통하는 유일한 문을 지키지''

''거길 왜지켜?''

''인간이 이곳에 들어와서도 엘프가 인간세계에 들어가서도 안되니깐''

''오빠는 들어왔잖아''

''윤달은 예외야. 그래서 오늘 보자고 한거고''

''신기하다....''

''어쩌면 다른 종족이 사는 통로가 있을지도 몰라. 내가 이곳에 오는 통로가 있는것처럼 말이지''

''거긴 사람들이 빨리 안늙어?''

''이곳과 그곳의 시간은 달라. 나의 하루는 너의 4년이지. 즉 넌 나를 4년마다 만나겠지만. 나는 널 하루에 한번씩 봐''

''부럽다.... 나도 오빠를 매일보고싶은데.....''

''4년마다 보자. 약속할게''

''응, 약속....''




윤이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꼭 와야해... 꼭이야''

''응! 꼭''




그리고 나는 그 아이를 향해 방긋웃으며 말했다.




''이말 까먹을뻔했다. 생일축하해 윤아''

''고마워.... 누구한테 축하받은건 처음이야''

''뭐? 처음이라고?''




난 당황해서 되물었고 윤이는 태연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난 친구가 없어''

''아빠가 있잖아''

''아빤 아프셔''

''아프시다고?''

''응, 매일 침대에서 엄마 이름만 부르면서 허우적거려''

''.....밥은?''

''혼자 해먹지!''




나는 그 아이를 꼭 안아주었다.

가로막은 운명을 뛰어넘은 사랑이 불러온 비극속 살아숨쉬는 희망을.


그 순간 이대로 이 아이를 데리고 가서 살까 고민했다.

그편이 이 아이에게 더 좋을거 같기도 해서... 

물론 반대가 극심하겠지만... 

나는 머뭇거리다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나랑 같이 살래?''




비록 반쪽이지만 이 아이도 엘프의 피가 희미하게 흐르니 괜찮을거 같기도 했다




''나랑 가면 아무걱정없이 살 수 있어''

''그곳이 엄마의 고향이야?''

''응''

''그럼 아빠랑 같이 갈래. 그곳엔 엄마가 있어?''

''아니.... 엄마는 없고 아빠랑도 같이 못가''

''그럼 나 안가''

''왜? 그 편이 너에게 더 좋을텐데? 그곳에서 친구도 만들 수 있ㅇ...''

''싫어!!! 안간다고!!!!''




윤이는 내 말을 끊고 빼액 소리를 치더니 어디론가로 뛰어갔다




''......''




나는 그 아이의 뒤를 바라보다가 다시 돌아왔다





.

.

.








''나가서 오른쪽으로 쭉가''

''어?''




윤이가 그렇게 가고 다시 돌아온 나에게 다짜고짜 동현이형이 내 앞을 가로막고 한 말이다




''무슨 소리야 갑자기?''

''누님 묘지. 거기라고''

''ㅇ..어?''

''거기에 잘....있으니깐 한번 보고와. 솔직히 누님 못보겠어. 아니 보기 싫어. 그러다가 누님 딸이라도 보면 엊떡해?''

''미워할 수 없을거야''

''너는 그 아이를 봤지?''





나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 데리고 와서 살까?''

''미쳤어? 내가 그 애를 여기서 죽이는 꼴을 보고싶은거야?''

''너 그 아이 못 죽여. 아니 넌 그 아이를 미워하지 못할거야. 내가 장담해''

''그걸 어떻게 확신해?''

''내가 그랬거든''

''ㅎ..하? 지금 더이상 그 아이를 원망하지 않는다는 소리야? 그걸로 결계가 한번 무너진건 생각 못하는거지?''

''그건....누이를 데리고 오기 위해서 우리가 무너뜨린거잖아''

''그 아이가 없었으면 누이를 데리고 오는일은 없었어''

''넌 절대 그 아이 미워하지 못해. 누이와 꼭 닮았거든''

''그래도 그 아인 누이가 아니야''

''누이 생각에 나도모르게.... 미안해지는거 있지? 그 아이에겐 4년에 한번 만나는 거겠지만 그동안 그 아이를 도와줄 생각이야''

''축복을...내린다고? 그깟것한테?''

''내가 누이에게 속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테니깐. 묘지 위치는 고마워. 더 늦기전에 다녀올게''





나가려던 나를 동현이 형이 붙잡고 말했다




''기다려. 곧 12시야''

''아... 벌써 그렇게.....''

''허튼짓하지마 이대휘. 난 누님을 잃은거 하나만으로 충분해. 너까지...잃고싶지 않아''

''걱정하지마''

''정말 그 아이때문에 내가 널 잃는다면.... 너도 잃는다면.... 난 정말 그 아이를 죽여버릴지도 몰라. 나에겐 그 아이보다 너랑 누님이 더 소중하니깐''

''무섭게 경고하네''

''그러니깐 대충하고 와. 지금 그 아이가 몇살이라고 했지?''

''9살''

''그럼 인간은 대충 100살까지 사니깐. 그 아이가 살해당하지 않고 자살하지 않는다면 너가 4년마다 축복을 내려준다는 조건하에 아프지 않고 장수를 하겠지''

''그치''

''이번에 가면 13살이니깐 앞으로 22번만 더 가고 끝내자''

''응.... 그러자''

''그리고 그 아이가 더이상 찾아오지 말라면 넌 가지마. 그 아이도 그 아이의 삶을 살아가야지. 너가  모든걸 책임질 수는 없잖아. 그냥 지켜만봐. 제발''

''정말 걱정마. 내가 그 아이에게 빠져서 인간이 될 일은 없으니깐''

''누님이랑 많이 닮았다면서.... 그게 걱정인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