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공's RM 단편집

[ 단편 ] 인어공주

" 언니! 나 바다 위로 올라가보고 싶어! "

" 뭐어? 넌 아직 어려서 안돼. "

" 바다 밑은 너무 답답하단 말야~ "

" 너 내년에 16살이니까 좀 더 참아봐~! "

바다 위, 바다 밑. 지금 바닷속 얘기를 내 집처럼 얘기하고 있는 나는 인어다. 내 집처럼 얘기하고 있다지만 어떻게 보면 내 집이 맞는 거지. 우리 가족들은 16살이 되면 바다 위에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난 지금 당장 올라가고 싶은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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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하하~ "

" 하하하하!! "

어느날 밤, 바다 위로 들려오는 노랫소리와 웃음소리가 난 너무 궁금했고, 마침 내 형제들은 모두 궁전에 들어가있어서 몰래 바다 위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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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니 거대한 배 한 척이 있었고, 자세히 보니 배 안에서 사람들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 우와.. "

나는 잠시동안 배를 쳐다봤다. 이제 다시 바다 밑으로 가려 뒤를 돌으려는 찰나, 키가 크고 잘생긴 왕자처럼 보이는 사람이 배 위로 올라왔다. 그 왕자의 모습에 넋이 나가 한참을 바라보았고, 그러던 중 갑자기 바람이 세게 불더니 배가 휘청이다 결국엔 뒤집어졌다. 너무 놀란 나는 바로 헤엄을 쳐서 왕자님을 물에서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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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아-. 하아-. "

육지로 왕자님을 옮기고 왕자님이 다시 깨어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잠시 후 왕자님이 곧 일어날 것 같은 모습을 보이자 안심했다. 하늘을 보니 해는 이미 떠있었다. 아, 언니들한테 된통 혼나겠네.

" 으흐흠, 흠~ "

내가 혼날 일로 걱정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사람의 콧노래가 들려왔고, 나는 바로 근처 바위 뒤로 숨었다. 그 사람은 한 나라의 공주처럼 보였다. 나보다 너무 예쁘고, 무엇보다 나에게 필요한 다리를 가지고 있었다. 내가 숨자 그 아가씨는 왕자님에게 달려와 일으켜 어디론가 데려갔다. 

" 으윽.. 당신은.. 날 구해준 사람입니까..? "

" 우..우선 휴식을 취하시지요..! "

아마도 자신의 궁전에 데려간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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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 충격이 너무나 컸고, 바다에서 가장 마법을 잘 부린다는 박지민 마녀에게로 찾아갔다. 난 그 마녀에게 부탁해서 다리를 얻고 싶어. 그리고.. 왕자님과 사랑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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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응~? 인어가 무슨 일이실까나~? "

나는 마녀에게 찾아갔다.

" 박지민 마녀님 맞죠..? "

" 으음.. 맞긴한데~? "

" 그.. 다리가.. 인간의 다리가.. 갖고 싶어요..! "

" 인간의 다리? 왜~? 바다에선 마음 것 놀 수 있는데 굳이..? "

" 그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

" 흐음.. 뭐.. 네가 정 그렇다면, 근데 어쩌지? 난 대가를 받아야 소원을 들어줄 수 있는데. "

" 대가요..? "

대가를 요구하는 마녀 때문인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만약 그 대가가 너무 가혹한 거면 어쩌지. 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가질 않았다.

" 나는 네 목소리가 갖고 싶은데. 다른 거 말 구 네 목.소.리. "

" .. 목소리요..? "

" 뭐.. 성대 기능을 가져간다고 하면 되는 걸까나. "

나는 고민에 빠졌다. 그러면 말을 못하는데. 왕자님과 대화는 어떻게 하지. 하지만 난 잠시 후 결정을 내렸다.

" .. 할게요. "

" 응~? "

" 드린다구요. 제 목소리. 그러면 사람의 다리를 주시는 거죠? "

" 흐응.. 목소리가 안나온다면 꽤 불편할텐데. 뭐. 네가 선택한 거니까. "

"인어 공주는 사람 다리를 가지고 있어요."
" 인어공주여, 인간의 다리를 가져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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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팟- 하고 빛이 나더니 난 육지에 앉아 있었고,

" 인어, 명심해. 네가 그 사람과 이루어지지 않는 다면 넌 물거품이 되고 말거야. "

사람의 다리를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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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 괜찮으십니까? "

내가 눈을 뜨니 내 앞에 왕자님이 손을 내밀고 있었다. 가까이서 보니 더 잘생겼네. 

" 되게 낯이 익은데. 우리 어디서 뵙지 않았나요? "

" ..-!.. !.. "

" .. 예? "

내가 말을 할 수 없는 것을 알고 손가락으로 목을 가리킨 뒤 팔로 엑스표시를 해보였다.

" 목이.. 없다구요..? "

" 말을 하실 수 없는 겁니까? "

" !!.. "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왕자님은 나를 일으켜 자신의 궁전까지 데려갔다. 옆에 있으니까 키가 더 커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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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이 되고, 왕자님은 자신의 약혼자를 나에게 소개시켜주었다. 

" 이 사람은 내 생명의 은인입니다. 지은아, 이 분 좀 잘 보살펴줘. 말을 하실 수 없데. "

" 아 그래요? 잘 부탁해요! "

그 사람은 저번에 왕자님이 생명의 은인으로 착각했던 아가씨. 난 역시 이루어 질 수 없던 운명이였나봐. 나는 눈물이 차오르는 느낌에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 으으으.. 아으으으.. 으으... "

울음소리조차 못 내는 내가 너무나도 비참했다. 나 왜 이랬을까. 

-

다음 날, 왕자님은 그 아가씨와 결혼했다. 나는 진심으로 축하해주었다. 아니, 사실은 진심이 조금 밖에 섞여있지 않을지도. 

-

밤이 되고, 누군가 나를 애타게 부르는 소리에 밖으로 나가니 나의 언니들이 있었다.

" 00아!! 박지민 마녀가 그랬어, 이 칼로 그 사람을 죽이면 살 수 있데! 어서 받아! "

"..!"

나는 칼을 받고 왕자님의 방으로 들어갔다. 왕자님은 곤히 잠자고 있었고, 왕자님의 얼굴을 보니 다시금 눈물이 나왔다. 칼을 위로 들어보였다. 찌르려는 순간 왕자님과의 첫만남이 생각났고, 나는 눈물을 흘리며 칼을 들고 왕자님의 방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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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방에서 나와 바닷가로 갔다. 오늘따라 달은 더 밝았고, 하늘과 바다는 더 어둡고 칠흑 같았다. 

' 언니들 미안해요. '

언니들은 분명 날 위해 한 일이 였을텐데. 

' 마녀님 죄송해요. '

마녀님의 충고를 듣지 않았어요. 난 내가 이루어지지 않을 걸 예상하고 있었는데 현실을 피했어요.

' 왕자님 사랑하고 또 미안해요. '

사랑했어요. 아니, 지금도 사랑해요. 내 인생의 첫사랑이 되어줘서 고마워요. 당신을 죽이는 것보다 내가 죽는게 나을 거에요. 마지막으로 당신의 손에 죽고 싶지만 곤히 잠든 당신의 얼굴을 보니 차마 그럴 수 없네요. 당신의 손에 내 피를 묻히고 싶지 않아요. 

" 으흐으.. 어으으.. 흐으윽.. "

어리석은 나라서 미안해요. 모두들 안녕.

왕자님, 꼭 다음생엔 서로 사랑하길 바라요. 

[ 풍덩-. ]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