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긴 여우 요괴의 낭만적인 고백

09. 신이 왜 거기서 나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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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신이 왜 거기서 나와…? 🌸


말랑공 씀.









   “당신은…… 신……? 대체 왜 여기에……”




   “아, 요즘 적자라… 인간계에서 악세서리 장사나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야.”




   옆에서 가만히 둘의 얘기를 듣고 있던 연화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신이 지금 본인의 눈앞에 있다는 것도 못 믿겠는데, 모든 걸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신의 입에서 적자라는 말이 나오다니. 연화는 지금 이 모든 상황이 의문스럽기만 했다.




   “적자요…? 아니, 그쪽 신이라면서요. 그런데 무슨 적자예요… 정말 너무 괴리감이 느껴지는데요…?”




   “아, 이래서 요즘 애들은 안 된다니까~ 예전 신들은 그랬을지 몰라도 요즘 신들은 할 게 굉장히 많아요. 환생시킬 때 돈이 얼마나 많이 들어가는데……”




   “…그래서 그렇게 꼬질이가 되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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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이 사람이 정말… 말을 되게 상처받게 말하네!”




   옆에서 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던 태형이 잠시 고민하더니 속삭이듯 말했다.




   “…꼬질이 맞는 것 같은데.”




   “뭐라고?  이 아차산 여우 꼬질이가.”




   “귀도 밝아라. 엥, 잠시만요. 아차산에 여우가 있어요…?”




   “몰라. 왠지 김태형 널 보면 아차산 여우 꼬질이라는 말이 떠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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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쇼핑을 끝마친 태형과 연화. 이번에 꽤 큰맘 먹고 연화는 태형에게 많은 옷들을 사 주었다. 아, 물론 모두 공짜는 아니었다. 사 준 만큼 태형은 몸으로 갚… 아니지, 노동을 해야 한다. 태형 또한 그것을 전부 알고 있었고. 패션에 꽤나 예민했던 태형은 계속 같은 옷을 입는 것보다는 다양한 옷을 산 다음 노동을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솔직히 얼굴이 잘생겨서 뭘 입어도 괜찮은데 말이다.




   “세상에,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점심은 뭐 먹을까요, 태형 씨?”




   “연화 씨가 먹고 싶은 걸로요. 어차피 전 돈이 없어서 못 내니까요…”




   “흠, 그러면 우리 햄버거나 먹어요. 햄버거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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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좋아하죠. 근데 연화 씨랑 먹는 거라면 뭐든 다 좋아요.”




   “…빨리 갑시다. 저 배고파요.”




   차가운 어투로 태형의 말을 무시하듯 말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연화는 그저 태형의 말이 너무나도 설레서, 그러나 그 설렘을 태형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 괜히 무시하며 뒤를 돌았다. 잔뜩 상기된 제 얼굴을 숨기며 말이다. 뒤를 돌아 상기된 얼굴은 보이지 않았으나 위로 질끈 묶은 머리 탓에 잔뜩 시뻘개진 귀는 너무나도 잘 보였다. 머리를 풀고 있었으면 머리칼에 가려 보이지 않았을 텐데. 태형은 대놓고 보이는 그녀의 붉어진 귀를 보며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느꼈다. 연화 씨도 날 어느 정도는 의식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며 태형은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