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긴 여우 요괴의 낭만적인 고백

10. 너는 무슨 좋아한단 말을 햄버거 먹을 때 하니

Gravatar

10. 너는 무슨 좋아한단 말을 햄버거 먹을 때 하니


말랑공 씀.









   백화점 안에 있는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먹기로 한 태형과 연화는 거기로 갔다. 백화점 안 패스트푸드점은 밖에 있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당연했다. 같은 브랜드의 지점이었으니깐. 태형은 영계에서도 햄버거를 좋아해 많이 먹었었다. 그래서 그런지 주문을 하는데 연화보다 훨씬 능숙해 보였다. 연화는 배달을 많이 식혀 먹긴 했지만 햄버거나 치킨이나 피자같은 패스트푸드는 많이 식혀 먹지 않았었다. 연화는 도시락같은 종류를 좋아했다. 한국인은 역시 밥을 먹어야 한다며 말이다.




   “연화 씨는 뭐 먹을래요?”




   “음… 태형 씨랑 같은 걸로요.”




   태형은 본인이 고른 메뉴인 불고기 버거 두 세트를 주문했다. 물론 태형은 지금 돈이 없는 상태라 모든 결제는 연화의 카드로 했다. 그러나 연화는 딱히 상관없었다. 결제되는 금액이 늘어날수록 태형의 노동 시간 또한 늘어났으니깐. 태형의 노동 시간이 늘어날수록 연화의 정원은 더욱 아름다워지게 될 것이고, 원래는 연화가 정원을 가꿔야 할 시간에 다른 것을 할 수 있게 되었으니깐 말이다.




   태형은 주문과 결제를 모두 한 후 진동벨을 가져와 연화가 맡아 놓은 자리에 앉았다. 연화와 마주보며 앉게 된 태형은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방황했다. 앞을 보기에는 연화와의 시선이 너무나도 정통으로 맞닿고, 그렇다고 다른 곳을 보기에는 딱히 시선을 둘 곳도 없고. 태형은 그렇게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진동벨을 만지작거리며 시선을 아래로 떨궜다. 연화는 그런 태형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으나 어쩐지 귀엽게 느껴졌다. 이젠 연화도 태형이가 어떤 행동을 하든 전부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껴지나 보다.




   ‘우웅-’




   김태형 혼자 연화를 의식하며 한참 어색해하던 순간이었다. 진동벨이 울리며 태형은 그 어색했던 공기 속에서 탈출할 수 있게 되었다. 태형은 자기가 가져오겠다고 말한 뒤 진동벨을 가지고 일어났다. 태형에게 진동벨이란 마치 구세주같은 존재였다.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방황하고 어색해하고 있을 때 이렇게 진동이 울려 주다니. 그러나 태형은 햄버거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먹으면 안 되는 음식들 중 탑텐에 들어가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









Gravatar









   “맛있게 드세요, 태형 씨.”




   “연화 씨도 맛있게 먹어요.”




   맛있게 먹으라는 말을 끝으로 태형은 햄버거를 한 입 먹으려고 입을 벌리려다 잠시 멈칫했다. 여기서 입을 더 벌렸다가는 흉측한 모습이 나오고 말 것이고, 그렇다고 지금 이 상태로 먹으면 입에 다 묻을 것이고, 결국 더럽게 먹게 될 것이다. 그렇게 태형은 햄버거를 한 입도 먹지 못 한 채 그대로 정지가 되어서는 고뇌에 빠졌다. 어떻게 먹어야 깔끔하고 예쁘게 먹을 수 있을까… 그러나 햄버거를 깔끔하게 먹는 방법 따위는 있지 않았다. 칼로 썰어 먹는 게 아닌 이상 질질 흘리며 먹어야 한다. 태형은 햄버거를 먹기로 한 것을 후회하며 연화를 힐끔 바라보았다.




   연화는 아주 잘 먹고 있었다. 입에 소스까지 다 묻혀가며 말이다. 태형의 시선 따위는 전혀 신경쓰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태형에게 그런 연화의 모습은 그저 귀엽고 사랑스럽고 복스럽게 먹는 것처럼 보였다.




   “응? 왜 안 먹어요, 태형 씨?”




   “아, 그게…… 어, 저기 뭔가 이상한 게……!”




   태형은 연화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끌기 위해 창밖을 가리키며 이상한 게 있다고 소리쳤다. 그러자 연화는 태형의 말에 그가 가리키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태형은 그녀가 시선을 돌리자마자 한 입을 와앙, 하고 물었다. 그 순간이었다. 연화는 순식간에 태형이 쪽으로 시선을 다시 돌렸다. 한 5초 정도 연화는 말이 없더니 이내 상황이 전부 파악되고 나서 쿡쿡 웃어댔다.




   “설마 입 크게 벌리고 햄버거 먹는 게 부끄러웠어요? 그래서 제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린 거예요, 태형 씨?”




   태형은 부끄러워 그저 고개를 푹 숙인 채 끄덕였다.




   “아, 정말… 태형 씨 의외로 귀여운 면도 있네요. 그나저나 뭐가 부끄러웠어요? 어차피 저인데. 제가 뭐라고.”




   “…연화 씨라서 부끄러웠어요.”




   “저라서 부끄러웠다구요…?”




   “네.”




   “…왜요?”




   “……좋아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