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함께 달려요

도망가자 (Run With Me)

"찬.."
 
그는 옆에 서 있는 남자의 주의를 부드럽게 끌었지만, 남자는 그저 콧노래로만 대답했다.

"내가 어디를 가든, 너도 같이 가줄래?"

키가 큰 남자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더니, 그들 사이의 짧은 거리를 가로질러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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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열은 손을 들어 남자친구의 얼굴에서 머리카락 한 가닥을 쓸어 넘겼다.

"물론이지, 백현아. 네가 어디에 있든 내가 있고 싶은 곳이야."

찬열의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고, 따뜻한 기운이 가슴을 감싸더니 천천히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고, 가슴속에서는 나비들이 날아다니는 듯한 설렘이 느껴졌다. 그는 손을 뻗어 찬열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도망가자."

그는 찬열이 뭔가 말해주길 기다렸지만, 찬열은 오히려 더 가까이 다가와 그의 얼굴을 감싸 안고 이마, 코끝, 그리고 마지막으로 입술에 키스를 했다.

그는 이번에는 더 깊은 키스를 하기 위해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두 팔로 키 큰 남자의 목을 감싸 안고 눈을 감았다.

키스는 1분 정도 지속됐다. 찬열은 먼저 입술을 떼기 전에 마지막으로 가볍게 입맞춤을 하며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았다.

"그럼 짐 싸기 시작할까요?"

백현은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활짝 웃음이 번지며 "그래, 그래, 아마 그래야 할 거야."라고 말했다.